아빠한테 인사를 하고 싶어요.
괜찮겠니?
네.
갔다 와라. 기다릴게.
소년은 다시 숲으로 걸어가 아버지 옆에 무릎을 꿇었다.
남자가 약속한 대로 아버지는 담요에 싸여 있었다. 소년은 담요를 벗기지 않고 그냥 옆에 앉았다.
울고 있었다. 그칠 수가 없었다. 소년은 오랫동안 울었다.
아빠하고 매일 이야기를 할게요.
소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잊지 않을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소년은 일어서서 몸을 돌려 다시 길로 나섰다.
여자는 소년을 보자 두 팔로 끌어안았다.
아, 정말 반갑구나.
여자는 가끔 신에 관해 말하곤 했다.
소년은 신과 말을 하려 했으나, 가장 좋은 건 아버지와 말을 하는 것이었다.
소년은 실제로 아버지와 말을 했으며 잊지도 않았다.
여자는 그것으로 됐다고 했다.
신의 숨이 그의 숨이고 그 숨은 세세토록 사람에서 사람에게로 건네진다고.
한때 산의 냇물에 송어가 있었다.
송어가 호박빛 물속에서 서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지느러미의 하얀 가장자리가 흐르는 물에 부드럽게 잔물결을 일으켰다.
손에 잡으면 이끼 냄새가 났다.
근육질에 윤기가 흘렀고 비트는 힘이 엄청났다.
등에는 벌레 먹은 자국 같은 문양이 있었다.
생성되어가는 세계의 지도였다.
지도와 미로. 되돌릴 수 없는 것. 다시는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을 그린 지도.
송어가 사는 깊은 골짜기에는 모든 것이 인간보다 오래되었으며, 그들은 콧노래로 신비를 흥얼거렸다.
코맥 매카시 「더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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