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이 푸르기만 한 하늘의 아래
끈적하고 비릿한 공기가 나를 감싼다.
콧등을 스치는 비린내와
먹먹한 귓가를 맴도는 쇳소리와 비명소리.
입에서는 단내가 가득 차오른다.
어째서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일까
나는 그저 농사를 하며 울고 웃는
그런 사소한 일상을 바라왔는데
어째서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일까
악의와 살의가 뒤섞여 만들어진 지옥 위로
새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노을처럼 익어가는 보리의 냄새와
아련하게 들려오는 가족의 웃음소리.
몸 위로 점점 수마가 드리운다.
푸른 하늘이 내려다보며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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