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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광장 심장 뛰는 일

우리집먼지
2020-02-13 01:05:16 77 0 0

BGM 추천 : https://www.youtube.com/watch?v=sVZIMTloWA8 


2016년 여름



곧있으면 고등학교 생활을 끝낼 수 있는 고3 방학식이다.

이번년도만 지나가면 더이상 의미있는 일은 없겠지....



몇번을 들어오고 해도, 모든 것이 어색한 교실, 시간은 안가고 대충 유도리있게 꾀병을 부리고 보건실로 갔다.



보건실 문을 여는 순간, 어느 여학생이 있었고 상의를 벗고있었다.

놀란 나머지 황급히 문을 닫고 나왔고, 잠시후 머리에 리본을 단 여자아이가 나왔다.

짧은 순간이였지만 그녀의 가슴쪽에 붙어있던 기계를 보았고, 대충 미안하다 사과를 하였다.



"혹시.. 너 기계 봤어?"

"어? 어.."

"못본 걸로 해줘.."



그 후, 나는 보건실로 들어갔고 보건선생님한테 여차저차 사정을 들었다.

그녀는 심장편백증이란 희귀병이였고, 자기가 평생 심장이 뛰는 횟수를 카운터 해주는 기계라고 하였다.

다시말하면, 시한부 인생이였다.



그렇게 그녀에 대해 잊혀갈때 쯤, 다시 보건실에서 마주쳤다.

물론, 이번엔 민망하지 않게 타이밍 좋게 문을 열었다. 



그녀는 생각보다 나에게 밝게 인사해주었고, 살갑게 다가와준 그녀덕분에 그래도 나름 친해질 수 있었다.



"저기.. 너 밴드부 보컬이지?"

"응 맞아 나 알아보는 사람은 처음보네"

"혹시.. 나도 들어갈 수 있을까?"



말을 듣고 당연하지 라는 말이 나올뻔 했지만 심장이 빨리뛰면 점점 생명이 없어지는 그녀였기에 대답을 못했다.



"나.. 그 기계 뭔지 알아"



순간 정적만 흘렀다. 괜히 아는척 했나라는 생각도 했다.



"와서.. 매니저는 할 수 있는데..."



그렇게 그녀와 같이 밴드부 실로 갔고 다급하게 친구들을 불러모았다.

새로운 매니저를 소개시켜주고 나는 학교가 끝나고 그녀를 다시 만났다.



"심장편백증.. 맞지?"

"응..."



무거운 공기가 우리를 짓눌렀다.



"얼마나 남은거야..?"

"잘해야 2년.. 빠르면 1년 반.."



다시 정적만 흘렀고,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 남은 심박수.. 지금까지 못해본 일에 써보고 싶어."

"그럼 죽는거 아니야?"

"그래도.."



일단은 알겠다 했지만, 정말 의미없는 약속이였고 그렇게 같이 밴드부 생활을 하며 방학이 찾아왔다.



띵동-



방학 첫날부터 누가 찾아왔다.



비몽사몽한체로 그지몰꼴로 문을 연 순간, 리본을 단 여자가 있었고 나도모르게 다시 문을 닫아버렸다.



"나랑 놀러가준다며!"

"아니 그때 그 상황에서 싫다고 할 수는 없잖아!"

"놀러가준다해서 아침부터 왔는데 이러기야?"

"알았어 쫌만 기다려"



대충 몰꼴정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뭐하고 놀아줄꺼야? 라고 기대하는 저 눈빛



"심장뛰는 일 뭐해보고 싶은데?"

"유령의집! 공포영화! 자전거!"

"너 설마 이번방학 내내 나한테 와서 이럴꺼야?"

"응 그럴껀데?"



그렇게 그녀가 못해본 것들을 하나둘씩 하기 시작했다.

첫날은 공원가서 자전거타고...

다음날은 영화관가서 공포영화도 보고..

그 다음날은 놀이공원에 가고..



그렇게 한달이란 시간이 지나고 개학을 했고 그녀와 나는 부쩍 가까워졌고 어쩌면 서로를 좋아했던 것 같다.



2학기가 시작해도 우린 계속 만나며 심장빨리뛰는 일을 했고 겸겸, 가을축제 공연준비도 했다.



"저기 나 노래 불러봐도 되?"

"응? 안될껀 없는데 한번 불러봐"



그녀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순간 무대는 내가 아니라 그녀가 서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가 해"

"응? 뭘?"

"가을축제 너가 해, 심장뛰고 싶은 일 하고싶다며"



그렇게 그녀와 축제준비를 하고 축제당일날이 왔다



"준비다했어?"

"응.. 근데.."

"어 왜? 뭐 없어?"

"리본.."



.....



"기다려 찾아올께 무대준비하고 있어"



그렇게 그녀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학교를 다 뒤졌다. 겨우 그녀의 반 사물함에서 찾았고 그녀에게 갔다.

하지만 가니까 그녀는 펑펑 울고있었다.



"너... 왜 말 안했어"

"..... 너네 말했어?"



그녀에게 리본을 찾으러간다 말한 후, 밴드부 애들이 나를 찾았고 그녀는 내 리본을 찾아주러 갔다고 말했다.

그리고 밴드부 애들은 그녀에게 나도 심장편백증이란걸 알려주었고 내 심박수도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려주었다.



"너는 이거 받고 가서 노래 열심히해.. 그게 내 소원이니까"

"왜.. 말 안했어 나한텐 말해줄 수 있었잖아"

"굳이.. 말하기 싫어서.."



우리집은 그래도 부유한 부모라면 부모덕에 그녀와 달리 심장 내장형이였고 덕분에 그녀에게 티도 안나게 잘 다녔었다.

그녀를 만날때 나는 대략 1년정도 남았었다.




"미안.... 무대는 못보겠다.."



내 휴대폰에서 남은 심박수가 500도 안남았다는 경고가 울리면서 119가 온다는 알림도 같이 왔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까지 한거야 멍청아"

"그래도.. 너랑같이 심장뛰는 일도 하고 좋았어... 난 한번도 생각안해본 일이였는데... 고마웠어"

"사랑해.."



그녀가 먼저 나를 안아주면서 입을 맞췄고 그녀는 내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주려 무대를 하러 올라갔다.



.

.

.

.

.



2018.여름



내 인생에 정말 잊어서는 안된 사람을 만난지 2년..

그는 공연장 밖에서 내 노래를 듣다가 심정지로 사망했고, 지금 이글을 쓰는 나도 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가 내게준 용기로 나는 무대에 서서 노래를 했고, 그 뒤로도 밴드로 활동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줬다.

이제 나도 600번 남짓 남은 것 같다.



혼자 먼저가서 많이 외로웠지... 쫌 있다가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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