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이세계 마왕이 된 나는 XX 하고 싶어 1. 전이자

Broadcaster 글빚는만두
2021-09-02 00:04:24 193 0 0

1. 전이자

불이 꺼진 어두운 사무실에서 한쪽 벽만 모니터로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그 앞에는 시커먼 다크서클이 내려앉은 남성이 안경을 고쳐 쓰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거북목을 한 채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며 내일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고 머리 뒤쪽 벽에 걸려 있는 시계는 어느새 밤 11시 5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을 신경 쓰지 않는지 보고서를 수정, 작성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시간이 자정으로 변경되더니 그의 휴대폰으로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대부분 가입했던 사이트나 보험사에서 보낸 메시지였다.

그 어디에도 가족의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

휴대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는 한숨을 내쉬곤 보고서 작업을 마친 건지 그는 보고서를 저장하곤 컴퓨터를 꺼버렸다.

완전히 어두워진 사무실 안에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그의 허리에서 오도독하는 뼈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흑! 이러다 나이 서른다섯에 골병들겠네.”

잠시 허리를 톡톡 두들기던 그는 책상에 아무렇게 던져 놓은 신분증을 들고 목에 걸었다.

그 신분증에는 아직 새파랗던 시절의 깔끔한 인상의 증명사진과 사무관 ‘한진우’라는 이름이 박혀 있었다.

한진우는 이 어둠이 익숙한 듯 책상 사이를 돌아 나와 사무실을 나섰다. 그가 나온 사무실 현관의 오른쪽에는 ‘국토교통부’라고 적힌 현판이 박혀 있었다.

청사를 지키던 경비원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온 진우는 이미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져 조용한 세상속에서 서 있었다.

“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춥냐.”

잠시 자신의 양팔을 쓸어대던 진우는 버릇처럼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켰다.

그러자 화면에 정장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진우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생겨서 경찰관 복장의 남동생 옆에 서 있고 그 앞에는 중년의 부모님이 정장을 입고 앉아서 유쾌하게 웃고 있었다.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지금의 한진우와는 전혀 달라 보였다.

“흑..”

어두운 밤거리에서 진우의 입에서 억지로 참는 듯한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곧 휴대폰의 화면 위로 굵직한 눈물방울이 떨어지며 화면에 번졌다.

“한번만.. 한번만 보고 싶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그의 가녀린 목소리에서는 가족에 대한 애절함이 가득했다.

정확하게 1년 전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여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던 그날 갑작스러운 복통에 병원에 가지 않았더라면.. 혹은 복통을 무시하고 그날 자신이 자동차를 운전했다면.. 아니면 최소한 단 10분 만이라도 늦게 출발했더라면.. 아니 처음부터 여행 따위 가지 않았더라면!!

갑작스럽게 튀어 날아온 트럭 판스프링에 가족들이 몰살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병원 치료를 받고 막 출발하려던 그의 휴대전화로 들려온 참담한 소식에 정신없이 찾아간 병원에서 본건 판 스프링에 목이 뚫려 죽은 동생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온몸에 자동차 유리 조각들이 박힌 채 눈을 감고 있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지만, 뒤에서 달려오던 다른 화물차에 부딪혀 그대로 절명했다는 내용이었다.

몇 날을 정신을 놓은 채 장례식을 보내고 있었을까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땐 동생의 경찰관 동료들과 자신의 몇 없던 친구들이 자신을 대신해 장례절차를 돕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장례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그렇게 시끌벅적했던 집안은 휑하니 찬 바람만 불어왔다.

그리고 그 바람은 현재 자신의 마음속에 여전히 들어와서 집에 가는 것이 고통스럽게 하였다.

“신님! 정말 신이 있다면 단 한 번이라도 좋습니다. 제 가족을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청사 앞의 정원에서 목놓아 소리치는 그의 목소리는 어두운 밤공기 속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그때 사라진 건 목소리뿐만 아니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밝은 빛이 한진우의 몸에 떨어졌고 곧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의 모습도 사라져 남은 건 풀벌레 우는 소리뿐이었다.

눈이 멀어버릴 듯한 빛에 휩싸였던 한진우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부어 있는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여긴.. 어디지?”

그곳은 빛으로 이루어진 세계처럼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공간이었다.

바닥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수은을 들이부은 것처럼 은빛 액체가 바닥을 이루고 있었다.

“수은..은 아닌 거 같은데 물도 아닌 거 같고.”

바닥을 만져보던 진우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걷기 시작하였다.

하늘의 모습이 바닥에 비치며 마치 하나의 세계를 가느다란 수평선으로 나눠놓은 모습이었다.

한걸음 걸을 때마다 바닥이 일렁거리며 작은 파문을 만들어 내며 형이학적인 모양이 만들어졌다.

한참을. 체감상 10분을 걸었을까 싶을 때 갑자기 세상은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아무것도 없던 바닥에서 우윳빛의 기둥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더니 그 사이로 흩어진 퍼즐 조각들이 날아와 자신의 자리를 찾듯이 자리를 잡더니 어느새 대리석 바닥 위의 커다란 성당이 완성되어 있었다.

성당의 한가운데 서 있던 한진우는 놀란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자신의 상황을 살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건물이..”

그때 하늘에서 환한 빛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런 현상에 진우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윽. 눈부셔.’

손을 들어 눈을 괴롭히는 빛을 가린 채 천장을 바라보던 진우는 그 빛 사이로 검은 무언가가 내려오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뭐야 저건?’

그의 궁금증 더해갈 때쯤에 그 그림자는 하얀 수녀복을 입은 금발의 미녀가 되어 내려왔다.

그녀는 기도하듯 양손을 곱게 마주 잡더니 진우를 향해 몸을 숙였다.

“어서 오십시오 용사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자신을 향해 공손히 인사하는 수녀의 모습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아.. 네네.. 그런데 용사라니 무슨 말씀인가요? 그보다 누구신가요?”

진우의 당연한 질문에 수녀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로 하얗고 큰 날개가 펼쳐지더니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날개가 사방으로 터져 날아다녔다.

마치 표백제를 이용해서 색을 뺀듯한 인위적인 색감이었지만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았다.

날개를 펼친 그녀는 진우를 바라보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이 계에서 찾아온 용사님을 인도하는 자 사마엘 이라고 합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임에도 진우는 생각보다 침착하게 해당 상황에 대해 빠르게 익숙해지고 있었다.

‘전에 읽었던 이 세계로 가는 만화책 덕분인가?’

잠시 딴생각을 하는 사이 그의 앞에 다가온 사마엘은진우의 양손을 잡더니 금방이라도 눈물이라도 흘릴 듯이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용사님! 용사님만이 이 세계를 지킬 수 있습니다. 저희를 도와주시겠습니까?”

“저기.. 용사라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누군지 알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러자 사마엘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지더니 천천히 한진우의 얼굴을 살펴보더니 곧 질문을 하나 던졌다.

“그러고 보니 얼굴이.. 혹시 용사님의 성함이 한강우 님이 맞으신가요?”

그녀의 질문에 진우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대답을 해주었다.

“전 한진우라고 합니다. 한강우라면 혹 90년생인 제 동생을 말하는 건가요?”

그의 질문이 대답이 된 건지 그토록 그렁그렁 눈물을 흘릴 거 같던 사마엘의 얼굴이 한순간에 가면이 깨진 것처럼 일그러졌다.

곧 양손에 쥐고 있던 진우의 손을 내팽개치곤 빠르게 뒤로 날아가며 그와 거리를 벌리며 소리쳤다.

“당신! 한강우가 아니라 형인 한진우라고! 도대체 어떻게 아직 살아서 여길 찾아온 거야!”

갑자기 화를 내는 수녀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던 진우는 그 순간부터 수녀의 말에서 무언가 이상함이 느껴졌다.

마치 자신이 원래는 죽었어야 했다는 듯이 말하는 게 가족들의 죽음에 무언가 다른 게 있다는 것 같았다.

“이봐요! 사마엘이라고 했나요! 잠시 물어볼게..”

그때 사마엘은 그의 말에 경고라도 하듯 발로 바닥을 내려찍었다. 그러자 커다란 쇠 구슬이 떨어지는 소리가 성당 가득히 울려 퍼졌다.

‘윽! 귀가!’

마치 긴 터널을 자동차를 타고 달릴 때 같은 먹먹한 느낌이 고막을 괴롭혔다.

그 사이에 바닥에서 장편소설 같은 두께의 하얀 책이 솟아오르더니 사마엘의 손에 잡혔다.

그녀는 잡은 책을 펼치지 책장이 작은 바람을 일으키며 빠르게 넘어가다 어느 순간에 딱 멈추었다.

“한강우.. 90년생.. 한국.. 경찰.. 얼굴이.. 하아.. 시발.. 진행 반 이 새끼들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야.”

얼굴까지 모두 확인한 사마엘은 자신의 한쪽 입술을 이빨로 꽉 깨물며 억지로 화를 참으며 지금의 상황에 처리 방법을 고민하였다.

그때 진우가 사마엘의 상념을 깨우기 위해 다시 한번 소리쳤다.

“이봐요! 제가 물어볼 게 있다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누군가의 실수를 똥을 싸버리고 그 똥을 자신이 치워야 한다는 사실에 복잡한 머릿속과 불쾌한 감정이 한진우의 목소리에 폭발해버렸다.

“닥쳐라! 그대는 그 입을 다물라!”

분노의 가득한 그녀의 외침에 순식간에 사마엘이 입고 있던 수녀복이 빛과 함께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온몸이 달라붙는 하얀색 슈트와 같은 옷으로 변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자신의 손에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한 자루의 창을 소환하더니 그 끝을 진우에게 겨누었다.

“그대는 이곳에서 어떠한 질문도 대화도 할 자격이 없다!”

이전의 부탁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오만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 깔보는 그녀의 모습에서 오히려 가식적인 아까의 모습보다 나아 보였다.

“빌어먹을! 하필이면 내가 담당일 때 이런 일이 벌어진 거냐고! 이번에 제대로 써먹을 도구 하나 만들기 위해 얼마나 작업을 했는데!”

창끝이 자신을 향해서 겨눠진 순간 그의 몸은 마치 천근의 무게추가 짓누르는 느낌을 받기 시작하였다.

“크억!! 무! 무슨 짓을!”

분명 이건 사마엘이 자신을 향해 창을 겨누자 생긴 현상이었기에 진우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양손으로 받치며 사마엘을 노려보았다.

“다! 당신! 도대체 내 가족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점점 더 무거워지는 무게 속에서 억지로 몸을 일으키니 한진우의 몸에서 핏줄이 튀어나오고 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런 통증은 안중에도 없는지 그는 한 걸음 앞으로 걸어 나갔다.

“닥쳐! 닥쳐! 닥쳐!! 그냥 죽어!!”

히스테릭해지는 그녀의 목소리와 짓눌리는 압박 속에서 한진우의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당장! 내 질문에 대답해!!”

고통 속에서 악물고 있던 그의 어금니가 깨지고 잇몸이 찢어지며 소리치는 입에서 피가 튀었다.

그 순간 그의 전신에서 검은 오오라가 폭발하듯 튀어나오더니 여전히 히스테릭하게 진우를 바라보던 사마엘에게 날아들어 그녀의 몸을 파고들었다.

“끼야아악!!”

짧고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짓눌리던 무게감이 사라진 진우는 비명이 들린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스파크를 온몸에 휘감은 채 고통스러워하는 사마엘의 모습이 보였다.

곧 그 검은 스파크는 사라지고 실에 매달린 인형처럼 힘없이 서 있던 사마엘의 고개가 아래로 숙여졌다.

그 모습을 보며 진우는 삐걱거리는 다리는 부여잡은 채 사마엘의 앞으로 다가갔다.

“크으윽! 당장 말해! 내 가족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그의 외침이 묘한 울림이 되어 성당 가득히 퍼졌고 그 외침을 들은 사마엘의 숙여진 고개가 올라왔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아까와는 달리 죽은 듯 텅 비어 보였다.

“네. 한진우 님, 당신의 가족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컴퓨터에 등록된 전자 목소리처럼 변한 그녀의 목소리는 그의 말에 복종하며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후원댓글 0
댓글 0개  
이전 댓글 더 보기
이 글에 댓글을 달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해 보세요.
▲윗글 바탕화면 쁘니들_장노지
▼아랫글 여친 인증글 치킨무에오
수다단편이세계 마왕이 된 나는 XX 하고 싶어
0
단편
바탕화면
쁘니들_장노지
11-27
»
이세계 마왕이 된 나는 XX 하고 싶어
1. 전이자
Broadcaster 글빚는만두
09-02
0
단편
여친 인증글
치킨무에오
08-23
0
단편
굶주린 그녀
Broadcaster 글빚는만두
07-08
0
05-28
1
모터쇼 언냐들 [1]
곰신아
01-09
0
12/15 방송 휴방
Broadcaster 글빚는만두
12-15
1
12-06
1
12/4 휴방공지
Broadcaster 글빚는만두
12-03
0
11/30일 휴방 공지
Broadcaster 글빚는만두
11-29
0
11-20
1
11-06
1
말풍선 있는버전 [1]
프라지아_
10-31
1
트게더 모바일 [1]
프라지아_
10-31
1
트게더 데스크톱 [1]
프라지아_
10-31
1
패널 [5]
프라지아_
10-31
1
쿠우키 [1]
프라지아_
10-28
0
지각 공지
Broadcaster 글빚는만두
09-27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