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연두부_ 0

다들 잘 지내고계셨나요??

저는 저번 주부터 여러 일들로 바쁘게 지내다 이번 주엔 가족들이랑 해외여행을 다녀오다보니 둡게더에 오랜만에 들르게 됐는데 단순 후기글이 아니라 이런 글을 쓸 줄은 진짜 생각도 못했네요

저희 가족은 원래도 어딜 자주 돌아다니는 편은 아니라 그동안 해외는 물론이고 단순 여행도 많이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이야기를 나누다 이참에 해외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동생과 저는 애초에 여행이랑 담을 쌓고 살아와서 이렇다할 경험도 전무한데 그렇다고 부모님한테 맡기기도 그래서 처음이고 하니 패키지로 가기로 했고 베트남에 다녀왔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까지만 해도 패키지여행은 부모님같은 중년부부나 저희같이 가족단위로만 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끼리 놀러 온 사람들도 많았어요

게다가 저희 부모님이랑도 잘 어울릴 만큼 친화력도 좋은 사람들이었고 인솔자분과 현지가이드분도 친절하고 좋다보니 극I인 저마저도 기는 많이 빨렸지만 일정내내 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엔 마지막 일정으로 한강용교에서 열리는 불꽃쇼를 보려고 유람선 관광을 하고 끝나는대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기로 되있었습니다

처음보는 분위기와 광경에 유람선에 있는 동안 재밌었고 불꽃쇼가 끝나서 이제 내려야하는데 유람선이 좁은계단 하나만 있는 구조라 한명씩 줄서서 내려야해서 오래걸리긴 해도 엄청 붐빌정도로 사람이 많진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어머니랑 일부러 간격을 조금 벌린 상태로 뒤에서 기다리는데 7~80은 되보이는 놈이 갑자기 뒤에서 굳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더니 갑자기 제 어머니 뒤에 바짝 붙었습니다

안그래도 저녁 식사때 같이 먹던 여성 분이 전날에 엉만튀를 많이 당했다는 이야기를 했어서 설마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진짜 혹시나 싶어서 그놈 손만 쳐다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손을 뻗더니 웅켜질라고 하길래 바로 주먹으로 쳐서 밀어내니까 머쓱한척하면서 딴데 쳐다보더라구요

그동안 화날만 일이 생겨도 잘 참고 넘어가서 제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순간 뇌정지 오더니 무슨 트리거가 풀린 느낌이 들면서 계단 내려동안 밑에서 뭐라고 따질까 혹시 외국인이면 어떻게 하지 별생각 다했는데 다행히 바로 뒤에서 같은 일행처럼 보이는 여행사 직원이 한국어로 통제하는 소리가들려 바로 뒤돌아서 따졌더니 같은 일행인지 뭔지하는 사람들이 뭣도 모르면서 실드부터 칠라하니까 열이 확 올라오는데 처음 느껴본 분노였습니다

처음부터 언성이 높으니까 부모님과 저희쪽 가이드분도 바로 소리 듣고 저한테 왔는데 저희 일정이 타이트하게 잡혀있다보니 바로 버스 타고 공항으로 가야하는 상황이었고 서로기분좋자고 온 가족여행인데 부모님 보는 앞에서 제가 계속 화내고 소리치는것도 좀 그래서 최대한 이성의 끈을 잡고 그냥 버스에 타고 오늘 새벽 비행기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다행히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어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버스에 있는동안 여기서 빨리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런 놈한테 따지기는 커녕 욕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그냥 왔다는게 생각할수록 너무 화가 났지만 피곤한 상태로 새벽비행기에 불편한 자세로 쪽잠 자고오니 많이 예민해진거라 생각하면서 집 오는대로 씻고 잠들어서 방금 전에 일어났는데도 그동안 놀다 온 기억보단 자꾸 그놈 기억밖에 안나서 화만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