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길이지_님 네시 반쯤 잠든 것 같은데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니 다섯시 반이에요. 새벽미사를 다녀와서 아침부터 바깥을 나가신다고 하시면서 야채는 씻어뒀으니 카레를 끓여두라 하십니다. 막 화가 난건 아니에요, 어머니는 제가 방문을 닫고 소주 한 병을 쓱싹하며 늦은 잠에 빠진 건 꿈에도 몰랐을테니까요. 그냥 대따 졸릴뿐이지요. 응. 그럼그럼.
반은 졸면서 반은 어머니께서 걸어오는 대화에 웅얼거리면서 야채를 다지고 끓이고 카레가루를 풀며 오늘은 새벽부터 손목을 쓰는구나 하면서 요새 가게 청소거리가 많아짐에 손목이 시큰거림을 느꼈어요. 서랍 어딘가에 구겨둔 손목보호대가 필요할 것 같다 싶더라구요.
카레 좋아하시나요? 돈까스나 가라아게와 같이 먹는 일식 카레도 좋고 사먹을때엔 돼지고기나 닭고기, 양송이 듬뿍이 최고인건 알지만 어려서부터 집에서 먹는 카레에는 고기가 없는게 더 익숙해요. 감자,양파,당근, 가끔 있으면 완두콩 아주 조금만.
끓는 물 조금에 야채를 익히고 있는 냄비에 풀어둔 카레가루를 붓고 눌어붙지 않게 솔래솔래 저어줍니다. 익어가는 감자의 포삭함을 맛보며 그만 끓여도 되겠다- 싶을 적에 잠은 어느새 다 달아나고, 어제 불던 바람은 여전히 웅웅거리며 어슴푸레 동이 트는 창밖에 보이는 가로수의 몸을 흔들어대네요.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CM송이 벌써 10년이 넘어 20년을 향해가는데, 오늘은 조금 번거롭더라도 집에서 요리해드시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꿀휴일에 뭔소리냐구요? 사실 나만 일하기 싫어서 그래요 같이 힘들쟈 헤헿
주방정리를 끝내고 말똥말똥한 눈을 감아보려 다시 누워봅니다. 주말 마무리 알차게 보내길 바라고, 오전부터 일정이 있다 하신 우리 뉴니겅듀님 조심히 다녀오시구요. 따뜻하게 입고 다녀오세요! 뉴바트바, 방송에서 만나요-
lisa97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