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오후 12시 10분경 미 8군 캠프 헨리 기지 담벼락에
조그맣고 여린 까만새가 담벼락에 푸드덕거리고 있었다.
어제도 똑같은 담벼락에서 차들과 사람들을 피해 풀숲에서 쫓겨다니던 그 녀석은
어제에 이어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터였다.
주변엔 길고양이도 있었고 초등학교 부근이라 짖궃은 어린아이들의 눈에도 띌 수 있을 듯 했다.
조심스레 다가가 새끼 까치를 들자 이 녀석의 반항이 거세다.
비명을 질러대면서 내 목장갑을 쪼아대던 녀석의 눈에는 공포가 자리잡은 듯 했다.
근무지 근처의 횟집에서 내다버린 스티로폼 상자로 까치의 눈을 가리고
휴게실에 상자에 넣어놓고 서류철에 임시로 덮어놓았다.
오후 3시에 퇴근할 때 뚜껑이 있는 주워온 폐지 상자에 까치를 담았으나
까치의 먹이를 무엇을 먹일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생각이 번뜩 스쳐 지나갔고
근처 파충류 샵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30분 거리내에 파충류 샵이 있고 찾아가서 밀웜과 칼슘제를 샀다.
집에 데리고 와 상자 안을 살펴보니 흔들리는 상자 안에서 불편했을텐데 까치는 대견히도 잘 견디며 있었다.
집에 오자마자 짐을 풀고 물그릅에 주사기를 담고 피스톤을 당겨 물을 넣고 까치의 입에 넣어주고
밀원에 칼슘제를 묻혀 나무젓가락으로 먹여주니 잘 먹고 기운을 차렸다.
이름은 뭘로 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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