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한 4~5년 전이었을 겁니다.
혹시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아십니까? 겁.나.재.밌.습.니.다.
아무튼, 저보다 5살 정도 어린 사촌동생이 그 스카이림이라는 용 나오는 RPG 겜이 자기 인생겜이라면서 즐겁게 플레이하던 때였죠.
일단 제 사촌동생에 대해 소개하자면, 중3이 되어서도 b와 d를 헷갈릴 정도로 영어를 지지리도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당시 저는 관음증 비스무리한 게 있었던 관계로 사촌동생이랑 당시 스카이프로 화면공유를 하면서 사촌동생이 스카이림 하는 걸 보며 웃고 떠들던 때였습니다.
그 땐 바닐라로 플레이하던 때라 여캐가 감자 수준으로 못생겼는데, 결혼 시스템이 있어서 오크남캐로 플레이하던 사촌동생이
이렇게 생긴 여자 NPC랑 결혼하려고 계획했습니다.
근데 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이 게임은 어떤 목걸이를 착용하고 나한테 관심있냐는 대화 문구로 약혼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방식인데
저는 사촌동생을 엿먹이려고 그 목걸이를 착용하고 주례를 봐줄 사람을 먼저 찾으라고 했죠.
그 주례를 봐줄 사람이
이 건장하고 우락부락한 캐릭터였습니다
당시에 한글패치를 깔지 못했던 관계로 영어로 플레이하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저한테 물어보며 플레이하던 사촌동생은
자기가 저 남캐한테 청혼하는 건 줄도 모른 채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주례따윈 원래 있던 신부님으로 보고 오크남캐와 인간전사남캐와 결혼식을 올리게 된 걸 보고는 그제서야 자기가 속았다는 걸 깨달은 사촌동생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제가 비웃으면서 "야ㅋㅋㅋㅋㅋㅋ 이제 결혼했으니 누가 공이고 누가 수냐ㅋㅋㅋㅋㅋ"라고 물었는데
"내가 수" 라는 엄청난 답변을 듣고 급당황정색을 했습니다..........
초록색 근육오크남캐가 수라니 정말 갭 모에하지 않나요 엌ㅋㅋㅋㅋㅋㅋㅋㅋ
두번 째 썰입니다.
첫번째 썰의 폭풍이 지나가고 몇 개월 후, 이제 한글패치도 깔고 모드떡칠도 하면서 플레이하던 사촌동생이
제가 스카이림하는 걸 보고는 자기도 누드모드를 깔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애가 당시 미성년자라 성인 모드는 깔지 못했던 거죠.
그걸 들은 전 '아 평생 내 영향으로 애니나 쳐 보는 씹덕후인 내 사촌동생이 드디어 性에 눈을 뜰 정도로 다 컸구나...'라고 생각하며 선심을 써주려던 찰나!!!!!
재밌는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남자 누드 모드를 보내주는 거였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꽃웃음이 활짝 핀 모드로 말이죠
그래서 전 앞서 말했다시피 사촌동생이 영어를 모른다는 걸 이용, 남자 누드 모드를 다운받고 파일을 전송해줬습니다.
모드 압축 파일 이름에 떡하니 'male'이니 'nude'니 써져 있음에도 알아보지 못한 사촌동생은 고맙다면서 절 신 비스무리하게 찬양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마이크 통해서 들려올 수도 있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가식적으로 "내 사촌이 이렇게 컸는데 당연히 이 정돈 해줘야지" 라며 사탕말린 말을 해댔습니다ㅋㅋㅋ
모드를 적용하고 스카이프 통해서 사촌동생이 플레이하는 걸 구경할 차례였습니다.
한창 적을 죽이고 시체를 루팅하는데 여자는 다 벗기면서 의아해 했습니다. 왜 자꾸 속옷을 입고 있냐면서.
제가 초특급 똥을 보내준 것도 모르고 모드 적용이 잘못됐나 계속 확인해도 정상이니 어쩔 수 없다면서 계속 플레이했습니다.
그런데 얘는 여자 적은 다 벗겨먹으면서 남자 적은 하나도 안 벗기고 필요한 물품만 루팅하던 겁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사촌동생에게 "어차피 무게 무제한 치트도 쳤으면서 왜 갑옷 루팅 안하냐, 그냥 남자 것도 담아." 라며 바람을 세차게 넣어줬습니다.
사건 이후 사촌동생 왈 "그 당시엔 아, 형이 내가 게임 플레이를 좀 더 원활하게 도와주는구나."라며 고맙게 생각했다고 합니다ㅋㅋㅋㅋ
그리고 사촌동생이 앞으로 엎드린 시체를 모두 가져간 그 순간!!!!
예상했던대로 도적의 시커먼 엉덩이가 화면 앞에 떡하니 보여진 겁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부터 제가 슬슬 웃기 시작했습니다ㅋㅋㅋㅋ 사촌동생도 깜짝 놀라면서 설마 싶어서 시체를 앞쪽으로 들어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임 화면에서 달빛으로 비치던 그 주우-포가 드러난 순간 온가족이 다 들릴 정도로 폭소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촌동생은 스카이프 너머로 단발 비명 지르고 스카이림을 꺼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냐는 사촌동생의 추궁에 저는 숨 못쉴 정도로 웃으면서 실은 남자 누드 모드 보내줬다고 알려주니까 스카이프를 끊어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후 거진 3개월 정도 사촌동생한테 전화해도 안 받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폭풍이 지나간 후...
이번엔 사촌동생 쪽에서 먼저 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저한테 말하는 거 보니 그 사건은 다 잊어버리... 진 않고 정확히는 화는 풀렸는데 그 일이 자꾸 생각이 난답니다ㅋㅋㅋ
근데 사촌동생이 말하기를 자기 친구가 스카이림을 샀답니다. 너무 재밌어서 자기보다 공부 잘하는데도 시험 조졌을 정도로 열심히 플레이했다네요.
그래서라고 물은 제 질문에 사촌동생은 은밀히 공작을 펼치자 캤습니다. 뭔가 싶어서 물었더니
제가 사촌동생한테 했던 짓을 친구한테 그대로 하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걔 영어 잘하냐고 물었더니 일단 자기보단 잘한답니다. 뭐... 중3까지 알파벳 헷갈린 애보단 잘하는 애는 수두룩하겠지만요..
이번엔 나름(?) 치밀하게 계획했습니다. 뭐 남자 누드모드는 저도 절찬리에 사용했으니 백업해둔 파일 불러와서 압축파일 이름을 그럴 듯하게 바꿨습니다.
유명 여자 바디모드인 CBBE라던지 Female이라던지 단어를 적당히 집어넣고 사촌한테 전송했습니다.
바로 수령한 사촌동생은 친구에게 전송하고 "넌 역시 내 진정한 친구야!" 라는 말과 함꼐 저한테도 고맙단 말을 전해달랬습니다ㅋㅋㅋㅋㅋ
그러고 한 이틀 뒤 정도 됐을겁니다.
사촌한테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계획 성공했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는 거실에 컴퓨터가 있다는데 부모님이 잔인한 거 플레이해도 딱히 터치는 안하는 타입이라는데
열심히 플레이하다 역시나 화면 가득히 남자의 주-우포를 보자마자 집안이 울릴 정도로 비명을 질렀다 캅니다ㅋㅋㅋㅋㅋㅋㅋ
당시에 친구의 할머니, 누나분, 아버지, 어머니 다 있었는데 비명소리 듣자마자 달려왔는데 컴퓨터에 있는 그 장면 보고 뒤지게 얻어맞았다고 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분한텐 게1이새x라고 경멸당하고 할머니는 차마 못 보셨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촌동생은 친구를 하나 잃었습니다.
이 글을 지금 3사단 훈련소에서 열심히 뺑이 치고 있는 제 사촌동생에게 바칩니다.
세줄 요약
첫번 째 썰
1. 사촌동생은 영어를 드럽게 못함
2. 그걸 이용해서 사촌동생이 게임 안에서 결혼하려던 NPC 대신 남자 NPC랑 결혼하게 함
3. 누가 공이고 누가 수냐는 질문에 자기가 수라고 답함
두번 째 썰
1. 사촌동생은 영어를 드럽게 못함
2. 그걸 이용해서 사촌동생이 보내달라는 여자 누드모드는 안 보내고 남자 누드모드 보내다가 달빛 아래에서 꽃웃음이 활짝 핀 걸 봄
3. 그걸 또 사촌동생이 친구한테 그대로 하다가 친구 하나 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