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0

케인TV도 자주 보고 있지만 이번에는 사건 자체도 생각할 거리가 많은데

어디 가서 이런 긴글 쓰기도 뭐하고 해서 돈통들도 케저씨도 시간 날 때 보라고 재미없는 얘기 해본다맨이야

케저씨는 비록 11수를 하긴 했어도 머리가 나쁜건 아니니 이해할거라 믿어

먼저 아무도 관심없는 내 얘기를 좀 해보자면,

경영학 전공이고 공인회계사 자격을 딸까 하다 너무 안 맞아서 컴퓨터를 복전해서 재밌게 공부했는데

대학원에 간 게 실수였나봐 거기서 2년 더 까먹고 졸업은 못했고 지금은 본국에서 프로그래머(코딩노예) 를! 하고 있다맨이야

그래도 그 시간이 아주 헛된 건 아니라서 암호기술하고 마케팅 관련해서는 어느정도 감은 잡고 있어

대학원노예 시절에도 코인이니 블록체인이니 별의별 게 다 튀어나와서 연구자들을 혼란스럽게 했어

알다시피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을 제안한 사람이 "블록체인으로 이런 것도 만들 수 있다"고 내놓은 데모 같은 거야

기술적으로 연구도 검증도 안 된 상태로 돈얘기부터 나오니까 IBM 같은 대기업부터 어디 잡놈까지 다 블록체인에 뛰어들었지

데이터베이스든 IoT든 컴퓨터로 하는 거에 블록체인 붙이면 더 쌩쌩해질 것 같다는 미신까지 생겨버렸어

평소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는 옆 연구실 교수가 "그놈의 4차산업혁명 같은 사탕발림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정색할 정도였어

과학기술 분야는 (사실 모든 학술분야가 그렇지만) 생각보다 상당히 꼰대야

새로운 뭔가를 내놓으면 "근거 있어?" "그래서 뭐가 좋은데?" "실험과정이랑 결과 줘봐" 하면서 아주 딱딱하게 굴어

나야 노오력이 부족해서 졸업논문을 못 썼지만 연구자들은 모두 이 벽에 부딪혀서 고생하는 거야

왜 이리 검증이 빡세냐면 연구에 오류나 조작이 들어가면 그걸 기반으로 하는 후속연구들도 다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야

이론이 나왔다고 해도 바로 상업화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검증하고 실용성을 입증받아야 사회로 나와

알파고의 핵심 기술인 뉴럴 네트워크와 딥러닝도 이론 자체는 1960년대에 나왔으니까

블록체인 기술도 기존 체제를 부정하는 특이한 거라 어딘가에 쓸모야 있겠지만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서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해

좀 더 기술적으로 얘기하자면, 지금 HTTPS를 가능케 하는 공개키 인증서 기술로도 NFT 비슷한 걸 만들 수 있어

시간면이나 비용면이나 압도적으로 저렴한데다, 인증기관만 제대로 정하면 어디 굴러온 잡놈이 만든 NFT보다도 믿을 만하지

블록체인이 등장하기 한참 전에 디지털 콘텐츠에 인증서를 붙이는 회사가 잠깐 있었던 걸로 기억해

그 회사 소식이 없는 거 보면 망했을 거야

이번 사건에서 팔려고 했던 것들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우리가 케인TV를 보는 건 할아방탱이 놀리고 조이고 즐기면서 가는 거잖아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케인인님의 황금전설카드를 사려고 거금을 쓰겠어? 그 돈이면 차라리 치킨 먹고 구형벤치를 사지

케인인님 말고도 스트리머라면 거의 그럴 거야

방송 보는 것도 왕도네 쏘는 것도 같이 즐기고 참여하는 재미지, 나만의 작은 뭉탱이를 소유하려는 게 아니잖아

무엇보다 도네는 수수료 떼고 나면 케저씨 밥값으로 다이렉트로 꽂히기도 하고 말야

NFT쟁이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과연 정상적으로 평가된 것인지 의구심이 들어

요즘은 한국도 만만치 않지만 본국은 예전부터 전매상, 즉 되팔이로 몸살이야

휴지든 과자든 장난감이든 싹 매수해서 재고를 고갈시킨 다음에 정가의 몇 배를 얹어서 되팔아

누구에게는 생필품이고 간식이고 취미인데 백수한량들의 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버렸어

NFT 붙여서 파는 것도 까놓고 말하면 그냥 하찮은 데이터 쪼가리야

거기에 "세상에 유일하다"니 "비싼 코인 들여 인증했다"니 해서 거품이 낀 거야

되팔이와 마찬가지로 희소성을 주작한 거지

그게 대단한들 딥웹웹님 영상보다 귀할까

NFT판의 부작용은 주식시장을 생각하면 편해

만에 하나 케인 관련 데이터에 NFT가 붙었고 그걸 누가 투기 목적으로 노린다고 쳐봐

그들은 어떻게든 저점에서 매수하고 고점에서 팔아야 하니까

케저씨 방송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불필요한 논란거리, 부풀린 뉴스를 생산할 거야

주식시장이야 이런 주가조작 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방어장치라도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치외법권이기 때문에 더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겠지

상장기업은 재무제표로 말하니까 주가조작을 노린 헛소문도 주주총회와 회계자료 앞에서는 힘을 다하는데

인기로 먹고 사는 스트리머는 그런 개수작 하나로도 순식간에 나락으로 갈 수 있어

헛소문은 한두 마디로도 생기지만 오해를 풀려면 그보다 몇 배는 길게 얘기해야 하잖아

가늘고 길게 가는 케인TV가 불나방이 되는 꼴을 바라는 시청자는 없을 거야

다행히 많은 케청자들이 같이 분노하고 걱정하는 거 같아서 마음이 놓이지만

더 알아야 NFT쟁이들을 진지하게 깔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재미없는 글 써봤다맨이야

학자나 기술자 없이 사업가만 있는 프로젝트는 사기야

우리 모두 학교에서 화폐가치 가르칠 때 졸지 말고 들어서 김선달 같은 ASK들에게 속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