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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일기장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Broadcaster 귀요미시아쨩
2020-10-26 10:02:16 125 0 4

'그것'은 어느새인가 다가왔다.

그야말로 누구도 알아채지도 못 한 채로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바로 코 앞 까지 와있던 것이였다.

내가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 중 한 때, 어느 가을날이였다.




어느덧 세상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찾아온지 한창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단풍은 자신의 화려함을 뽐내며 물들어 가고 있었고

사람들은 뜨거운 여름을 보냈던 날들을 추억하며 하나 둘 새로운 옷으로 치장해 가고있었다.


"오늘이야 말로 끝장을 내버리겠어."


올해로 24세, 사회초년생인 나는 끝도 없이 밀려오는 좀비 떼 마냥 쌓여가는 일거리를 앞에 두고 작게 중얼거렸다. 

세상은 넓고 화려하고 신비롭게 흘러간다지만 나의 일상은 그저 업무를 처리하는 잿빛 나날들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일도 나름의 보람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만의 작은 달성감 같은 것으로 

일이 하나 마무리 되면 고생고생해서 자식하나 다 키워서 보내는 기분이 들며 뿌듯해졌다.

물론 다시금 밀려오는 업무에 그런 기분은 그다지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이 금액은... 운영비로 가는거고 이거는... 업무추진비인가...? 으아아아- 진짜 헷갈린다!!"


오늘의 업무는 달이면 달마다 찾아오는 회계처리에 대한 업무였다.

인수인계 기간이 약 2달정도 되었지만 사회초년생인 나에게 이런 업무는 처음이였고

전임자 선배님이랑 같이 할때는 분명 잘 했는데 막상 혼자서 하려니 '이게 맞나?' 하며 불안감만 잔뜩 커져서

회계처리 업무를 하는 날이면 나의 신경은 하루종일 곤두섰다.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원래이 업무는 나의 업무가 아니였다고 들었지만 그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랴

지금의 나에게 머나먼 옛날 이야기는 그저 못 먹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고

아무리 좋은 내용의 이야기도 지금의 나를 도와주지는 못 할 망정 오히려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있을 뿐이였다.


"우씽... 왜 회계 언어들은 하나같이 어려운 용어밖에 없는거야... 그냥 쉽게 쉽게 써놓으면 좀 덧나냐구우..."


내가 업무에 대한 불만을 넘어 시스템 자체에 대하여 불만이 쌓여 갈때 쯤,

나의 상사인 초젠틀 차장님이 나를 불렀다. 


"시아씨, 오늘 점심 약속 있어?"

"네?! 아! 아.. 아니요!! 없어요!!"

"그래? 그럼 점심 같이 먹으러 가자. 벌써 점심시간인데 밥은 먹으면서 해야지"

"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 그렇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하하..하..."


오늘도 정신없이 일에 집중하다보니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점심 시간이 되어버렸다.

언제나 아침 일찍 일어나서 피곤한 탓에 아침을 졸음과의 전쟁을 치르며 업무까지 보려니 지옥도가 펼져지는 매일이였다.

그러다보면 항상 차장님께서 점심시간이라고 알려주시고는 했는데 

하루는 차장님께서 외부에서 식사를 하고 오시고 지나가는 인삿말로 '시아씨, 오늘 점심은 뭐 먹었어?' 라는 말에

나는 나의 배가 울어대는 것을 깨달았고 시계를 보니 구내 식당은 문닫을 시간이라는 사실에 살짝 우울해졌다.

그렇게 편의점에서 점심을 몇 번인가 때우자 어느새인가 차장님이 먼저 식사 이야기를 꺼내주시기 시작하셨다.

나는 그런 차장님께 정말 감사함을 느꼈고 그래서 더 일을 열심히 하게되는 악순환...

아니 선순환이 어느새 이게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도 모를만큼 열심히 하는거야?"

"헤헤... 그게... 오늘은 회계를 처리하는데 아직 익숙하지가 않다보니 이렇게 되네요."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좀 쉬엄쉬엄해, 그러다가 몸 망가진다."

"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에 나오고나서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지니는 위력을 실감을 했던 나로서는

비록 빈말일지 몰라도 가슴 어딘가가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일까 나는 차장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고 왠지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이게 그저 호의라고만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밖에 없었다.


"시아씨 그러고 보니 그거 알아?"

"네? 어떤거요?"

"사람을 화나게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던데"

"아, 그거 알고 있죠. 말을 끝까지 안하는 거죠?"

"사실은 두번째가 있는데..."

"네? 그게 뭔데요??"

"그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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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새 다가온 그것을 받아 들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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