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시 귀신을 매우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 친구랑 길을 걸을때면, 공사장이나 빈 집이나 빈 건물 같은것만 보이면
나 : 저기엔 귀신 있냐? 저기는?
이렇게 수시로 질문을 던졌고 귀신보는 친구는
귀신보는 친구 : 없어. 없네. 없다.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해줬다.
하루는 구월주공 아파트가 재개발 되기 전이었는데, 그곳은 엄청 크고 오래된 아파트단지 였다.
그 단지를 지나가는데 한 4층호수 하나가 유리도 다깨져있는게 굉장히 을씨년스러워 보였따.
나 : 야. 저긴 있냐?
귀신보는 친구 : .......
나 : 있어? 있지? 있구나?
귀신보는 친구 : 하..... 그런것 같다.
드디어 귀신을 발견해서 기분이 좋았다.
귀신을 보러가자고 녀석의 팔을 잡아당겼는데, 친구녀석은 끌려가는 내내 부질없는 짓이라고 말렸다.
다행히 그집의 문은 열려있었고, 냉큼 들어가버렸다.
바깥의 모습으로 알수 있듯 집안은 거의 쓰레기장을 연상시켰다.
그렇지만 햇빛도 잘 들어오고, 을씨년스럽기만 하지 별다른 것은 없었다.
나 : 야. 귀신 있는거 맞아?
귀신보는 친구 : 어. 어린 여자애 한명.
나 : 안보이는데?
귀신보는 친구 : 보이겠냐? 미친놈
실망한 나는 굳이 더 있을 필요를 못느끼고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친구가 나를 막았다.
귀신보는 친구 : 조금 더 있다 나가자. 기다려.
나 : 왜? 귀신도 안보인데. 이런곳에 뭐하러 더 있어.
귀신보는 친구 : 잔말말고 기다려.
그렇게 그 흉흉한 집에서 40여분동안 의미없는 대화와 핸드폰질이나 하며 시간을 때웠다.
귀신보는 친구 : 이제 나가자.
나 : 뭐야 이새끼....
그렇게 아파트를 나오고 친구가 이유를 말했다.
귀신보는 친구 : 그 집 창밖에서 그 꼬마애 엄마랑 아빠가 너 엄청 노려보고 있더라. 자기 딸한테 해코지 하려는줄 알고.
나 : 뭐? 야 그걸 왜 이제 말해?
귀신보는 친구 : 그때 그냥 나갔으면 그 부모들이 오해하고 너한테 붙었을거니까. 그리고 이 말하면 니가 잘됐다고 밖으로 나갔을거 아니냐? 귀신 만만하게 보지마. 잘못 붙으면 피곤해져.
그날은 참으로 아쉬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