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르 0

한줄로 요약하자면, 반성합니다.

요약문이 왜 반성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보겠습니다.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직접 전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오늘 방송은

이전에는 없다시피 했던, 트수와의 2인 합동 방송이었습니다.

트수는 이 글을 보는 우리들처럼 많은 게임을 했고, 많은 방송을 보아왔지만

그 자신이 음성 출연도 아니고 방송에 직접 나와서 일거수일투족을 보이는건 그에게는 또다른 모험이었을 것입니다.

하느르님도 평소 잘 알던 스트리머가 아닌, 비록 자신의 방송을 보아왔다지만 처음보는 사람과 대화를 열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처음보는 낯선 사람과 유창하게 대화하기는 인싸들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방송인 유재석마저도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할땐 아주 조심스러워지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트수들은 평소같은 재미가 안나온다고 하느르 얼굴이 굳었다고 다 드러난다고 폭격을 퍼붓고

데이트방송이란게 어쩌다 물건너까지 퍼졌는지 양덕들도 와서 영어로 마구마구 말을 해댔습니다.

트수들은 양덕들의 날카로운 말에 좋다고 찬성했구요. 

정작 익숙하지 않은 바깥에 둘이 남겨진 하느르와 트수가 날카로운 말들에 베여가는건 생각지도 않고 말입니다.

부끄럽게도 저도 공격적인 발언을 했었습니다.

때문에 10분 밴을 받았지요.

저는 제가 두분에게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되짚어보고 잠시 머리를 식혔습니다.

새롭고 쉽지않은 도전을 응원하기는 커녕 화면 너머로 야유한게 부끄러웠습니다.

매니저들이 일을 하기 시작하자 그제야 방송은 조금 진정되고, 양덕빌런들도 줄어든 모습을 보였습니다.

노래방에서 온갖 노래를 같이 부르며 시간이 지나갔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야기할땐 처음보다 무척 자연스러워진 둘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트수는 밀림갑이란 별명도 얻었고, 못한다고 하면서 다 잘하는 모습도 보였고요.

허나 트수가 마지막즈음 남기는 말이 너무나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이제야 친해졌는데...'

헤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를 몰아세웠었던 사람에 속했던 저는 제가 잘못했다고 얘기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방송이 끝났고, 두 분은 두 분의 새로운 도전을 훌륭히 해내었습니다.

혹여나 아직도 방송이 재미없었다고 까내리는 분이 있으시다면, 다시 한번만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글을 요약하며 끝맺겠습니다. 다들 좋은 설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