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홍 0

안녕하세요 초홍님 

저번주에 이어 또 사연 보내드립니다.  

다들 핑크핑크한 사연을 쓰신 것 같은데 저는 작년 화이트 데이에 있었던 우정 넘치는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저에겐 중학교 때부터 아재냄새가 나는 지금까지 알고지내는 동네친구 4명이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이 삼수를 하느라 다른 네명 보다 군대를 늦게 갔었는데요. 작년 3월 14일이 그 친구의 전역일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동네에서 술을마시다가 우리 중 마지막으로 전역하는 그 친구를 위해 4명이서 이벤트를 해주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 날 수많은 안건을 검토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네명이서 검은 양복을 입고 그 친구의 부대 앞에 가서 영화 속의 조폭들처럼 그 친구를 맞이해주자는 안건이 채택되었습니다.

이윽고 약속의 날이 밝았고, 무리 중 대학생이던 녀석은 자체휴강을 하고 회사를 다니던 친구는 월차를 써서 부대 앞으로 출발했습니다.

부대 앞에 도착하여, 위병소 반대편에 넷이서 일렬로 서서 아침이슬을 마시며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그 친구를 포함한 전역자 무리가 위병소 밖으로 걸어나왔고 저희는 큰소리로 타이밍 맞춰  '오셨습니까 형님!' 이라고 외쳤습니다.

그제서야 친구는 저희를 알아보고는 '미췬...또롸이 색휘들' 이라며 웃으면서 눈물을 흘리더군요.

그리고는 다섯명이서 사이좋게 롤을 하러갔습니다. 하하하

1년이 지난 지금, 그 날 그 친구의 눈물은 좋은 놀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아마 평-생 놀림감이 될듯싶네요.

신청곡은 그 친구가 좋아하는 노래인 '에일리 - 저녁하늘' 을 틀어주셨으면 합니다.

p.s : 저번주에 초홍님께서 제가 보내드린 사연읽어주시고는 저와 동갑내기라며 응원의 말씀을 해주시는거, 정말 감사했습니다. 큰 힘이 되어주셨어요! ㅎㅎ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