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에 차올라 눈물로 만든 날이 내 팔을 난도질 할 때 누군가 내 어둠을 빛으로 치환해주길 바랐어
눈 밑에 거꾸로 쌓아진 다크서클처럼 드리워진 그늘을 메스로 도려줬으면 하니까 아무라도 괜찮으니
어깨에 가득 찬 너의 자만감은 빛으로 포장되어 나에게 선물 상자로 다가와 열어보니 결국 네 설화로 심취되어서
종교처럼 널 찬양하길 바라니 너의 어깨가 점점 올라가면 내 마음 속 다크서클은 점점 더 짙어지더라고
그래 가진 것 하나 없는 자끼리도 서열은 나뉘어서 서로를 힐난하고 비난하기 바쁜 것이 우리니까
진짜 빛을 가진 사람은 이미 666표를 받고 지옥으로 떨어지니 살아있는 모든 악은 지상낙원 속에서 살더라
착한 것은 컨셉이 되어 물건화된 인간을 포장하기에 여념이 없어서 분간도 못할 정도로 혼란스럽고
살아있는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이 인간이라면 대체 난 무엇 때문에 어떻게 살아가기를 강요 받는 것인지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면 사는 것이라도 나의 마음대로
단 하나라도 자유를 선사 받지 못한 채 구름 한 점 바라볼 텐데
인간 가치 실현은 나로 인한 것인지 누군가에 인한 것인지
나 자체로 가치가 있다면 대체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왜 바라는 건지
그 자체로 가치있다는 말은 다 거짓부렁이라
내게 모순된 일을 나열하지 말고 가치를 논해보라는 말입니다
열심히 팔을 그어서 도망 아닌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려고 했지만 열쇠는 쥐어지지 않아서
대체 무엇이 부족한 것인지
제가 가진 믿음이 부족한 것입니까
믿음 없는 자도 사랑하라는 것이 당신의 가르침이 아니었습니까
하물며 믿는 자마저도 그 자체로는 허물 뿐인 창조물입니까
당신에게도 살아있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은 없는 겁니까
제발 존재하신다면, 친히 강림하셔서 대답해주길 바라는 것이 많은 것을 바라는 겁니까
믿음의 대가란 참으로 가볍군요 당신이 바란 믿음은 기도 뿐입니까
못을 박고 월계수 왕관을 쓴 피의 믿음을 바란 겁니까
소리쳐도 하늘께서 끈을 놓아주지 않아서 억지로라도 굴러가는 거지 뭐
개천에서 용이 되려면 이무기로 태어날 천운을 타고나야하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달았다면 한낱 피라미라도 너무 늦은 것인지 너무 빠른 것인지
내 눈에 징을 박아 핏물로 빨갛게 보이는 세상에서는 피라미마저 용이라고 애써 감싸주는 척 하더라
20살 주제에 용을 바라냐고 꾸중하는 놈들은 바닷속 심해까지 파묻혀야지
고래 숨 한 번으로 사라지는 볼품없는 삶을 겪어야 당신 마음에도 줄이 그어지겠지
누군가 내게 떠들더라 죽을 만큼 괴로우면 어떻게 할 거냐고
가면 뒤에 웃는 얼굴을 숨긴 채 나 자신을 바라보며 나는 이 새끼보다는 나을 거라고 자위하는 너에게
몰라 임마 이렇게 타자라도 두드려서 머저리처럼 승화해야지 가진 게 없는 탄생 비화조차 뱀이 아닌 나에게 다리가 있기를 바라니
두 다리 멀쩡한 사람으로 태어나 단 한 번이라도 똑바로 걷기를 바랐건만 결국 내게 있는 것은 팔도 다리도 아닌 이빨 뿐이더라
어쭙잖은 빛으로 다가오면 물어버리라는 천직인가보다
성공한 자의 말은 듣지 말라는 누군가의 조언처럼 이젠 나도 세 원숭이처럼 귀를 막을 테니
실컷 밝은 어둠을 전파하는 당신 입만 아플 것이니
신청곡
: 이병재 (VINXEN) - 탓
나무늘보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