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 복무를 할때 후임이 중국에서 살 때 가위에 잘 눌리는 친구가 해준 이야기라고 합니다.
편의상 1인칭 시점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에는 벨을 누르면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라는 식으로 안내를 해주는 현관 벨소리를 쓰는 집이 많이있다.
우리 집도 그런 집이었는데, 나의 공포스러웠던 가위는 그때 시작되었다.
나는 여느때와 같이 친구들과 놀고 들어와 씻으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무시하고 우리집 뽀삐와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놀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놀았을까. 뒹굴거리면서 놀던 나는 강아지를 안고 잠이 들어버렸는데 하필이면 그 곳이 현관문 앞이었다.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한참 꿀잠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현관의 벨소리가 울려퍼졌다.
'아 졸려 죽겠는데 누구야.'
나는 벨소리를 듣고 더 자고싶은 마음에 문을 열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무시하고 다시 잠드려는 찰나였다.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기묘하게 벨소리의 간격이 빨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나는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엄마한테 도망갈까? 아니면 누구냐고 물어보면서 문을 열어줄까? 하고 고민하던 중 마음을 결정하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이 가위에 눌린듯 움직이지 않았다.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띵동. 손님이 왔습니다."
내가 가위에 눌린것을 인식하자 벨소리의 간격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고, 목소리는 이상하리만큼 굵어지기 시작했다.
"띵동. 손님이 왔. 띵동. 손님이 왔. 띵동. 손님이. 띵동. 손님이. 띵동. 손님. 띵동. 손님. 띵동. 손. 띵동. 손"
벨소리의 간격이 점점 짧아지며 밝은 여자의 목소리였던 벨소리는 점점 굵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벨소리는 점점 더 빨리 울리기 시작했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띵"
미친듯이 눌리던 벨소리가 어느순간 멎었고.
"딸칵. 끼이이이이이이익"
물이 열리는 소리가 날 때 쯤. 모든 소리가 끊기며 나는 눈을 뜨게 되었고, 눈 앞에는 엄마가 자신을 깨우고 있었다.
"엄마 방금 벨소리 들었어?. 얼마나 무서웠는데"
나는 넋이 나가 울먹이며 엄마한테 물어보니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무슨소리야? 요리하고 있는데 뽀삐가 미친듯이 짖길래 와보니까 너는 자고있고. 뽀삐는 현관문 보면서 미친듯이 짖고있길래 깨운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