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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02년 11월 27일 금요일 -10000mAh=10ah-

Broadcaster 방창규
2020-11-28 06:19:56 337 3 2

2002년 11월 27일 금요일

 아침 8시부터 방송방 대여가 있어서 집에 가서 잠을 자지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 일기를 쓰고 시간을 보니 아침 6시였다. 어차피 집에 가봤자 한숨도 자지 못 했기에 방 청소나 한 번더 하기로 했다. 바닥을 쓸기 위해서 의자를 잠깐 밀었는데 이게 실수였다. 나의 손에 밀려난 의자가 컴퓨터 본체를 처버린 것이다. 그 순간 컴퓨터 모니터가 멈추고 마치 폭탄이라도 터질듯한 다다다다다다 소리가 스피커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순간 너무 깜짝 놀라서 몸이 굳어버렸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별일 아니겠지 하는 심정으로 컴퓨터를 강제 재부팅 시켰다.

'설마 안켜지겠어...?‘

 안켜졌다... 본체 전원은 들어오지만 모니터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래 선이 빠진거겠지’

 아니었다. 선을 전부 다 확인해봐도 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의자가 본체를 치면서 안에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정말 단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컴퓨터가 맛 가버리다니 정말 난 재수가 없는 새끼였다. 방송방 대여시간은 이제 1시간 30분도 남지 않았었다. 점점 초초해지기 시작했다. 본체를 뜯어서 쓸데없이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를 만져봤다. 하지만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정말 쓸데없는 짓이었다. 정 안되면 안내데스크에 있는 컴퓨터 본체를 바꿔야 할 지경이었다. 아침 6시 30분 도움을 받을 사람도 없었다. 그러다 문득

'아 맞다 방송을 켜면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을까!?‘

 나는 바로 모바일로 방송을 켜고 사람들이 들어올때까지 기달렸다. 그러던 순간 시청자 한명이 들어와 뭐가 문제인것이냐며 물어봤다. 나는 다시 컴퓨터 전원을 켜고 모니터가 안들어오는 것을 보여주려던 순간 모니터가 켜졌다.

'응? 뭐야이게?‘

 진짜 뭔가 싶었다. 방송을 켜자마자 누가 마법을 부린 것 마냥 모니터가 켜지는 것이었다. 그래도 컴퓨터를 고쳤으니 기분이 좋아서 환호성을 질렀다

'우우우웅옹와어아ㅗ아ㅗ오아!‘

 혹시 몰라서 재부팅을 해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시청자들은 아마 접촉 불량으로 인해서 그런 것 같다며 얘기를 했다.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 이왕에 시간 날 때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에게 컴퓨터 조립하는 법을 좀 배워야겠다. 3년 동안 방송을 하면서 컴퓨터를 조립 못 하고 컴퓨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좀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아무튼 이런 쌩쑈를 하다 보니 벌써 대여한 손님이 올 시간이었다. 남자 한분과 여자 한분이 각자 강아지를 한 마리씩 데리고 들어왔다. 소형견이였고 배변패트도 따로 챙겨왔으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이분들은 이사를 하는 날이라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해 인터넷 강의를 들으로 오신 것이었다. 나는 정말 집에가서 잠을 자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물건이 사라질수도 있고 어떤일이 생길지 모르니 12시까지 스튜디오에서 상주를 하고 있어야 했다. 방송방을 대여해줘서 편집을 할 수도 없고 의미 없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유튜브를 잠깐 봤는데 퀸스 캠빗 이라는 미국드라마를 리뷰해주는 영상을 봤는데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소녀가 체스스타가 되어가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였다. 그러나 이 주인공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약물 중독과 알콜중독이 심했었다. 자세한 건 내용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여기까지 말을 하겠다.

 아무튼 시간이 조금 생긴김에 오래간만에 드라마를 보기로 했다. 배우의 연기도 뛰어나고 체스를 둘때마다 배우들의 심리상태를 연출로 너무 잘 보여줘서 마치 내가 체스를 두는 것처럼 가슴이 떨리기도 했다. 여러분들도 시간이 날 때 한번 보길 바란다 정말 재밌다. 그렇게 드라마에 푹 빠져서 보다보니 어느새 대여한 시간이 끝나고 손님들이 돌아갔다. 너무 피곤해서 나도 바로 집으로 돌아가 조금 잠을 자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고 자려고 하니 오후 1시었다. 오후 3시에 알람을 맞추고 잤는데 알람을 듣지도 못하고 계속 자버렸다. 차박부터 시작해서 기나긴 운전과 편집 쿠팡플렉스를 쉬지도 않고 연달아 하니 몸이 너무 피곤 했었나보다. 그러다 깜짝 놀라면서 잠에서 깼다. 놀래서 시계를 봤는데 오후 5시 30분이었다. 일어나자마자 씻지도 않고 옷만 걸친 채 스튜디오로 바로 갔다. 정말 피곤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늘은 원래 방송을 하는 날인데 차박을 떠나기 전 지복이는 차라리 오늘 하루종일 편집을 해서 영상 한편을 끝내놓으라고 얘기를 했었다. 메모리카드에 있는 영상들을 컴퓨터에 옮기고 너무 배고파서 배달의 민족을 켰다. 며칠 전부터 너무 치킨이 땡겼었는데 찾아보니 금요일에 후참잘 3천원 쿠폰 이벤트가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시킬 수 있었다. 앙 기모띠.!

 방송을 켜고 치킨을 먹고 있다가 문득 차박 파워뱅크 만들기에 꽃혀가지고 유튜브 영상들을 막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12V 7ah 납 배터리를 이용해서 파워뱅크를 만드는 영상이었다. 누구나 손쉽게 5만 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 보통 파워뱅크하면 기본 30만 원에서 200만원에 팔고 있는데 5만원으로 파워뱅크를 만든다는게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아마 배터리 용량이 상당히 적을 것이라고 판단이 들었다. 그런데 저 납 배터리가 보조배터리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의 양이 될지 갑자기 너무 궁금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전자과를 나온 트수가 알려주기 시작하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것을 이해하는데만 30분이 걸린 것 같았다. 끝내 끝까지 이해를 못 하는 나를 위해 트수가 디스코드로 들어와서 친천할게 설명을 해줬다. 대충 얘기하자면 12v 7ah 납 배터리의 배터리양은 볼트와 암페어를 곱한 양이었다. 그렇게 하면 84wh 가 된다. 그리고 시간당 12w의 전력소모를 하는 전자기기는 저 배터리로 7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보조배터리는 보통 5v 전압을 사용하니 20000mAh 배터리로 예를 들면 20000mAh는 20ah이니깐 여기에 전압 5v를 곱하면 총 100W 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고로 저 납 배터리는 보조배터리 2만보다 적은 양이라고 볼 수 있다. 저걸 만들어봤자 전혀 차박 전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루종일 편하게 전기를 쓰려면 최소 100암페어 정도의 배터리가 필요한 것이었다. 물론 12V로 전압이 높은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보통 나는 usb 용으로 사용하는 물건들이 많다보니 12v 이상의 전압은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아무튼 결론은 파워뱅크는 존나 비싸다는 거다.

 결국 시무룩해진 나는 그냥 편집을 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방송을 보던 지복이는 시청자들에게 브이로그 나레이션을 들려줬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들려주지 않은 상태였다. 지복이는 시청자들에게 들려줘서 괜찮은지부터 확인해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채팅을 쳤다. 사실 그것까지는 생각 못했었다.

 나는 바로 시청자들에게 나레이션을 들려줬다. 뭔가 상당히 창피해서 처음 들려주는 동안 화장실로 잠깐 피신을 했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아마 나레이션보다 영상미가 괜찮아서 그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복이는 나레이션에 들어간 병신같은 부분들은 시청자들과 함께 지울부분을 정해서 수정을 하라고 했다. 그렇게 시청자들과 함께 같이 나레이션을 들으면서 병신같은 드립들과 이상한 부분을 다 쳐냈다. 지복이가 직접 나레이션을 전면 수정해주기로 했는데 이 작업 때문에 조금 수월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나레이션 너무 어렵다... 힝

 본격적으로 이틀 전 갔다 온 차박 콘텐츠 영상을 편집했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인지 텐션이 너무 급속도록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방송을 켜고 편집을 하는 건데 시청자들이 조금 덜 지루하게라도 재미를 줘야 하는데 너무 방치를 해둔 것 같아서 시청자들에게 미안했다. 특히 원래는 오늘 콘테츠를 해야 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더 미안했던 것 같다. 미안 트수쿤...!

 후 이제 집에 가서 꿀잠을 잘 수 있다. 요즘 그래도 일기를 밀리지 않고 있다 보니 조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항상 일기를 밀리면 하루 종일 불안했는데 힘들더라도 꼭 이렇게 자기전 일기를 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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