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어지고 있는 국지성 호우로 인해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
TV를 껐다, 의미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사실 보고있지도 않았으니.
방안을 휘젓던 뉴스소리가 사라지자 창밖의 빗소리가 서서히 방안에 스며들었다.
가슴 한켠이 텅빈 느낌, 몸속 어딘가가 무너진 느낌, 이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할지 몰랐다.
연애를 한 두번 하는것도 아니었고 안 좋은 이별은 이보다 많았으니.
그저 전처럼 친구들과 눈 딱 감고 술을 잔뜩 마시면 해결 될 일이려니 생각했다.
그렇게 가볍게 생각 할만큼의 사람이 아니었단걸 알면서도.
문득 창 밖에 내리는 비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도 비가 왔었다.
갑작스런 비에 도서관을 나갈 타이밍을 놓쳤을때 내 옆에 네가 있었다.
요즘 보기도 힘든 자판기 커피를 홀짝이며 비를 바라보던 너
그때 나는 처음으로 나 답지 않게 너에게 말을 걸었고 그건 지금까지도 후회없는 선택으로 남아 있었다.
나에게 시간이 좀더 필요했다.
너를 조금만 더 추억하고 보내줘야겠다.
달콤한 자판기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