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받으시는지는 모르겠는데, 몇 개 올려요.
(1)
감정이라는 게 참 두려워.
그저, 나는 너를, 바라보기만 했을 뿐인데.
어쩌자고 내 사랑이 이토록 무겁게 자라났을까...?
그만하라고 가지를 잘라내고, 익어가는 꽃봉오리를 털어내도, 그때 뿐이었다.
항상, 나보다 네가 더 빨랐다.
내가 돌아서기 전에, 내게 미소 짓는 당신이, 항상, 나보다 더 빨랐다.
(2)
있잖아.
난 네게서 도망치려고 온 힘을 다해 발버둥쳤어.
네가 자꾸만 내 세상을 집어삼키는 게 두려워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매순간... 달음박질을 쳤어.
...그런데 너는 바다였고... 나는 물고기였네.
내가 아무리 수면 위로 솟구친들, 다시... 네게로 떨어질 수 밖에.
(3)
나는 파도였다.
너를 온통 나로 덮어버리고 싶어 와르르 다가갔다가도,
네가 버거워할까봐 두려워 다시 돌아가버리고 마는,
나는... 겁이 많은 파도였다.
매순간이 밀물과 썰물의 연속이었다.
너에게서 내가 사라지는게 싫어 밀려갔다가도, 네게 머물러선 안되기에 다시 쓸려내려갔다.
너는... 자꾸만 젖어들었고, 나는... 자꾸만 흘러내렸다.
너에게 남은 흔적이 끊임없이 나를 불렀지만, 네 손을 잡았다가도 미끄러워 놓치기 일수였다.
나는 파도이기에, 결코 네게 스며들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