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9시에 시험이 있던 상황이라 어제는 밤을 샜답니다! 어제 오전 10시에 일어나서 오늘 오전 11시에 잠깐 잠을 잤죠.
근데 이게 중요한건 아니구, 진짜 로또를 사야하나 싶은 액땜을 하나 했어요.
새벽에 공부하다보니 너무 졸리고 힘들어서 새벽 6시쯤에 담배를 피러 1층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어요. 진짜 1초만 더 빨리 휘청였다면 아무 문제없이 층계참에서 휘청이고 말았겠지만, 1초의 차이로 저는 계단에서 휘청였답니다.
행운의 여신은 제 편이 아닌건지 아니면 잠을 못자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휘청임과 동시에 난간을 놓쳐버렸지 뭐에요.
몸이 붕 떠서 2초 정도 날아가는데 그 순간에도 '핸드폰만은 안된다 핸드폰만은!' 이라는 생각으로 핸드폰을 들고 있던 오른손을 번쩍 들어서 핸드폰은 계단과 시밤쾅은 피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러질 못했죠. 핸드폰을 구해냈다는 찰나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제 전신에 크나큰 통증이 느껴졌어요. 데굴데굴 굴러서 1층까지 간 건 아니지만, 계단 턱에 제 발목, 종아리, 허벅지, 옆구리, 등, 팔목을 찧었답니다.
제가 일반인이었다면 그냥 거기서 끝이었을거에요. 하지만 저는 지금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이라는 병을 앓고 있어요. 이 병이 제일 짜증나는건 혈관 자체가 일반인에 비해 훨씬 약해진다는 거에요. 양반다리를 하고 1시간만 앉아있어도 복숭아뼈에 멍이 드는 상황이니깐요.
시험 3시간전에 일어난 일에 저는 몸 걱정보다는 시험을 봐야하는데... 라는 걱정이 앞서더라구요. 그럴만도 한게 원래 대면이었던 시험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어 컨닝을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를 받은 상태였거든요.
'지금 응급실을 가면 교수님과 1대1 중간고사다' 라는 끔찍한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어떻게든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님께서 저는 잘못하면 내출혈이 지혈되지 않아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정말 울며 겨자먹기의 심정으로 교수님께 혹시나 모를 일에 대한 양해메일을 보내드린 후 제 몸 상태를 지켜봤죠.
천만다행이도 주요 정맥은 빗겨났는지 복강내출혈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동맥이 터졌다면 아마 이 글은 쓰지도 못하고 있었을거구요. 그냥 모세혈관들만 터졌는지 멍만 좀 들고 끝났어요.
문제가 하나 있다면 이렇게 험한 일을 겪고 시험을 봤는데 그 시험에 교수님이 중요하다고 하신 파트는 절반뿐이었다는 거에요. 나머지 절반은 대충 읽어보라고 하신 내용속에서 나왔죠.
그래서 저는 계단에서 넘어지고도 버티면서 컨닝을 했지만 아마 반타작을 한 멍청이가 되었답니다...
별 내용 아닌데 글이 길어졌네요. 결론은 로또1등되면 도진이한테 1000만원 도네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