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이별했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많은 것을 함께 보았고,
웃고 울고 화내고 위로하고,
수많은 감정을 공유했다.
기억은 참 이기적이어서 그 많은 순간을 모두 세기지 않는다.
수많은 나날들이, 시간들이 모두 기억나면 참 좋을텐데.
서글프게도 무엇이 기억나느냐 누군가 묻는다면
말문이 막혀버린다.
이별은 소리없이 천천히 다가왔고 항상 이별을 말했지만
막상 진정으로 이별이 다가왔을땐 뭔가모르게 서글펐다.
자주 말해왔던 이별인데
언제나 준비하던 이별인데
그 슬픈마음은 어찌할 수 없었다.
눈처럼 하얀 그가 갔다.
빨간 다이아가 참으로 잘 어울리던 그가 떠났다.
어디로 간다, 언제돌아온다 가타부타 말도없이
그렇게 떠났다.
하지만
새야한 눈이 사라진 들판엔
꽃분홍의 어여쁜 꽃이 살짝쿵 고갤 디밀었다.
빙그레 웃는 모습이 참으로 예쁘다.
그래, 너는 떠난게 아니라
아름다운 것을 남기고 갔구나.
이별은 슬프지만,
네가 남기고 간 그것을 사랑해야지.
솜사탕처럼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
너처럼 해맑게 잘 웃는 그를,
이제는 받아들이고 사랑해야지.
안녕, 더빛남.
안녕, 김도진.
ps. 이별엔 역시 맥주. 마이쩡 (๑ᵔ⤙ᵔ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