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들이 좋아하는 요리는 하나같이 맛이 이상해요
왜냐하면 미식가는 맛을 잃어버린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너무 많은 종류의 음식을 먹어서 웬만한 요리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항상 새로운 맛을 찾다보니 우리가 좋아하는 단맛 짠맛 바삭한 식감이나 부드러운 식감 보다는 시고 쓰고 텁텁한 되게 이상한 맛을 좋아하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최근 미식가와 비슷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고기에 지방이 붙어있으면 다 떼고 먹어요
햄버거 패티처럼 안에 숨겨져있거나 마블링이 깔끔하게 돼있으면 그래도 지방 맛이 덜나서 그냥 먹기도 해요(그러다 지방 뭉쳐져있는 게 느껴지면 또 안먹어요)
전 지방이 씹는 느낌도 싫고 먹으려고 하면 역한 느낌이 나서 먹으려 노력해도 못먹어요
최근에 배부른 상태에서 고기를 먹으려고 하니까 지방에서 느꼈던 걸 똑같이 느꼈어요
고기를 보니까 역겨운 느낌이 들어서 먹고싶은 마음이 뚝 떨어졌어요
그러다 옆에 있는 채소를 먹어봤는데 맛있는 거예요
고기는 절대 못먹겠지만 채소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깨달았어요
우리가 고기를 먹는 원동력은 오직 식욕 뿐이라는 사실을요
생물들은 본능이 이끄는대로 육식을 하는 거였어요
불교에서 왜 육식을 금하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더라구요
전 예전부터 본능을 배제하려 조금씩 노력하고 있었어요
이번에 깨달은 것에 빗대어서 고기 먹는 양을 조금씩 줄이기로 결심했어요
어쩌면 나중에 채식주의자가 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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