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화가가 꿈이었는데요
집에 돈이 없어서 예술학교를 못 갔어요.
어쩔 수 없이 자연계 나와서 지금은 인공지능 로봇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사실 연구원으로 사는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일하다가 과로사도 2번이나 할 뻔하고
지금은 과로 때문에 어디가 망가졌는지 팔자에도 없는 심장병을 얻어서
몇 년째 심장약을 먹고 있어요.
와 근데 이게 또 무슨 재수인지
원래 이 약이 부작용이 좀 있는데
저는 이 부작용이 다 오더라구요.
근융해증, 두통, 소화불량, 등등
이중에서 제일 심각한게 근융해증인데 이게 골격근뿐만 아니라 내장근육까지 녹여서
아주 죽을 맛입니다.
이 나이에 지팡이까지 짚고 다니다니...
그래서 제가 이 일로는 삶을 유지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차피 언제 죽을지 모르는 거 하고싶은 거 하고 죽자 해서
다시 그림을 그리려는데...10년을 넘게 그림을 안 그렸는데...재료살 돈도 없고...
가진 건 컴퓨터 뿐이라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려고 장학금이랑 월급 모은 돈으로
어도비 마스터 컬랙션 CS6를 샀죠.
마스터 컬랙션을 사긴 샀는데...사실 포토샵이랑 플래시만 썼습니다.
나머지는 뭔지도 몰랐죠.
그러다가 연구실에서 삼성전자랑 같이 연구할 일이 있어서 발표자료를 만드는데
(학교에서 미술 좀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왠만하면 PPT를 제가 다 만드는지라...)
실험결과 영상을 편집하려다보니 그제서야 프리미어 프로가 보이더라구요.
진짜 밑바닥에서부터 아무것도 모르고 기본 사용법만 배워서 실험영상 자르고 붙이고 워터마크 넣고 하다가
제가 위에서 근융해증을 겪고 있다고 했잖아요...물론 그 때는 그런 부작용 때문인지도 몰랐고
몸이 너무 아파서 고향에 내려가서 입원을 했죠.
근데 입원하고 나니까...연구실 일은 쳐다보기도 싫고
그림 그리자니 병원 침대 책상은 너무 좁고해서
그냥 재미로 시작한게 트위치 영상 편집이었습니다.
그게 작년 7월 8월 쯤인가...그렇게 시작한 영상 편집이 어느새 자라서 광고 수익 받아 먹을 수준까지 되었네요.
사실 어떤 편집 프로그램이 좋고 나쁘고 그런 건 잘 모르겠습니다. 써본 게 프리미어 뿐이라...ㅋㅋㅋ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왜 관심도 없는 이공계...(심지어 고등학교 첫 모의고사에서 수리영역 40점도 겨우 넘겼는데)를 와서 몸도 마음도 썩히며 이 고생을 하나 싶었는데...이렇게 흘러가서 여기까지 온 것도 다 인생인 것 같습니다.
뿅
그림 영상 몇 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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