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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고민/일상 종점

onendpoint8156a
2018-01-26 02:08:16 1000 2 0

나는 미친 사람이다.


나는 정말로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나의 감정그래프는 항상 위 아래로 심하게 요동친다.


나라는 존재는 살아오면서 모두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모두의 행복을 얻는 과정이 상상할 수 없을만큼 험난하다 하더라도,

얻기만 한다면 필요한 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는 모두를 위해 살아왔다.

어떤 누군가가 행복해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건 나도 뒤따라 웃어주었고,

어떤 누군가가 들고 지쳤다면 위로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내가 이렇게 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테니까.


어떤 누군가가 내 앞에서 내게 심한 욕을 해도, 내가 힘들게 성취한게 부질 없다 해도 난 웃어 넘겼다.

왜냐 묻는다면, 그야, 나 하나만 웃어 넘긴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그렇게 십 여 년을 지냈다.

나는 나 나름대로 결과는 성공적이였다고 생각해왔다.

모두들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모두가 행복해 하고 있고, 내가 바랐던 모습이였다.


허나, 치밀하다면 그렇다고 할 만한 내 계획엔 미처 생각치 못 한 큰 허점이 있었다.

모두의 행복은 얻었지만, 내가 상상하던 모습을 직접 보고는 있지만, 정작 내가 행복하진 않았다.

가면 갈수록 나는 그저 화풀이 하는 기계로, 누군가의 내 앞담을 듣는 기계로 변질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기계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수 백 번 들었던 욕과, 우울함과, 소심해진 성격과, 간신히 잡고 있는 생명의 줄 뿐이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공부도, 연애도, 게임도, 삶도. 그냥 모든 곳에서 지쳤다.

그래서 나는 그들보다 더한 슬픔과 힘듦, 우울함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 한 명이라도 이런 내 속사정을 알아 주길 바랐는데, 그런 건 내게 사치였나보다.

사실 나도 말할 수 없을 만큼 힘든데, 다 털어놓고 싶은데, 확 죽어버릴까 생각도 이젠 지쳤다.


신이 있다면 묻고 싶다.

모두의 행복을 바란게 그리도 잘못이였는지.

나 자신을 버리고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란게 당신에겐 못 볼 꼴이였는지.


모두들 다 내 아픔을 이해한다면서, 자기도 그랬다면서.

한 때 자기도 그랬다고 다 넘어갈거라면서, 그저 지나가는 파도라면서.

왜 내 삶에서만 그 '파도'가 크게 치는 걸까?

아니 그 전에, 내 삶에서 파도가 치는 걸 알면서 왜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은 걸까?

내가 그럴만한 가치는 없었던건가?


사는 게 사는 거 같지가 않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구해달라고 외치면, 곧장 영웅이 나타나던데,

나는 수 백번을 구해달라고 외치고 외쳐도 끝내 나타나주질 않는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여서 그런건가?

하긴, 내 삶의 주인공은 '모두'였으니까.


도대체 왜 나를 구해줄 생각은 못했던거야, 왜.

너네만 웃음 짓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끝이였던거야?

차마 말로는 안 했지만, 네 앞에 있는 나, 1초만이라도 생각해주지 그랬어.

괜찮냐고 한 번만 물어봐주지, 별 다른 일 없냐고 한 번만 물어봐주지.

그래줬다면 내가 적어도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 건데..


진정 웃어본 게 언제였을까,

더 이상 아프긴 싫다.

그러니까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이 세상에서 떠나고 싶다.

그러면 마음 고생 안해도 되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근데 이런 생각을 떠올리면 또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준 내 가족들과 친척들,

나를 진심으로 잘 대해준 모든 사람들 생각에

나는 반대로 '살고 싶다'고 외치곤 한다.


그렇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고 싶어서, 누군가 한 명이라도 내 손을 잡아주길 바라서 아직까지도 깊은 바다를 헤엄치는


나는 미친 사람이다.



+)

Logic - 1-800-273-8255 (feat. Alessia Cara, Khalid) (Next town down cover) / https://youtube.com/watch?v=iL1pxM21YEw


주제랑 맞지 않아 죄송합니다.

소설 같이 보인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전달력이 그리 좋진 않네요.

눈이 찌뿌려지신다면 죄송합니다. 누군가한테 꼭 말하지 않으면 더 이상 참지 못할 것 같았었습니다.

차마 제 정신으로, 제 모습으로 말할 자신이 없어 익명으로 씁니다.


아무래도 제가 다 나아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상 마지막 사연, 마지막 노래 신청, 마지막 방송 시청일 것 같네요.

제가 쓴 모든 사연이 종종 너무도 부정적이라 보기 매우 꺼려하셨을수도 있겠지만,

그것들이 사연으로, 감정 호소로, 감성팔이로, 또 다른 어떤 것으로 보였던 간에

모든게 진심이였고 진실이였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정신줄 잡고 사연 쓰는 걸 보면 그래도 회복 가능성이 있는 거겠죠. 그럴 거라 믿어요.

어쨌든, 이번 사연도 그렇고, 그 동안 실례했습니다. 여기서 봤던 분들 모두 감사드렸습니다.

행복하시길.

#20180128 End.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누구한테 답을 구해야 할지 '저'란 놈은 무지하기에, 이 곳에서라도 도움을 구해봅니다.

이 말도 당당히 할 자신이 없어서 눈에 띄지 않게 이렇게 써 놓네요.

여태까지 민폐 끼쳐 죄송드립니다.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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