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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익명b876b
2019-02-17 03:48:56 257 0 0

가끔 새벽이 되면 느끼는 자잘한 고민들이 사연입니다.

저는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재수의 재수니까 3수겠죠.

사실 3수를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재수도 힘든데, 3수는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처음으로 대두된 대학에 관련된 이야기.

하고싶었던 일은 글을 적거나, 게임을 만든다는 허무맹랑하고 실패율이 높은 리스키한 일들 뿐이였고

결국 부모님은 저에게 대학교를 가보는걸 추천했습니다.

솔직히 고등학교를 졸업 한 후 기술을 배우며 가벼운 취미로 마음 속에 남겨두길 바랬지만 

부모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나봅니다.


익명이니 가족사정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한부모가정에서 유치원때부터 자랐습니다.

아버지가 바람을 펴고, 사업을 말아먹으며 어머니와 이혼을 하셔서

법적으로는 아버지가 없지만, 아버지는 본인이 잘못한 것을 모른건지 어릴 때부터

저와 저의 가족에게 계속 얼굴을 비추며 자신이 하고싶었던 일을 이것저것 시키곤 했습니다.

저에게는 '남자로 태어났다면, 서울대는 가야한다'는 자신만의 신념을 강제로 때려박으려고 노력하시곤 했었죠.

물론 어릴때부터 밤늦게까지 컴퓨터에만 붙어있던 저는 그런 사상주입에 별로 개의치 않았지만,

그게 이제 와서 큰 일이 된겁니다.


어머니는 네가 하고 싶은 일로 입에 풀칠이라도 하며, 밥 굶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이셔서 무엇을 하던 괜찮다고

저를 토닥여주셨지만, 아버지는 달랐습니다.

본인이 건국대에 나왔지만, 남자는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인 것을 느꼈다 등의 이야기를 꺼내오며

인서울대학교를 가지 않는다면 넌 내 자식이 아니다 라고 하시는겁니다.

물론 차라리 그렇게라도 연을 끊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저와만 만나오는게 아닌 저의 누나, 동생, 본인이 잘못한것도 모르고 뻔뻔하게 어머니에게까지도 연락을 꾸준히 하여

섣부르게 끊어내기도 어정쩡한 사이였고, 여기서 '아버지 아들 안하겠습니다' 하고 쳐냈다가는

짜증나는 상황이 됨을 알고 있어서, 저는 결국 대학에 반강제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고등학교 3학년때에는, 수도권에 있는 '신한대학교'라는 곳에 확실히 붙을 수 있는 수시성적이였습니다.

그래서 아버님에게 말씀드렸죠. 이런 대학에 갈 수 있다.

하지만 대답은 NO. 욕을 대차게 얻어먹고, 결국 정시에 도전했습니다만 결과는 당연히 낙방.

짜증나는 상황에 닥친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재수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이번엔 될것이다라며 나름대로의 관리와, 공부에만 쏟아붙는 시간이 늘어나며

결과적으로는 수능 전날까지도 어찌저찌 공부를 해내며 수능 당일.

컨디션 난조로 인해 수능을 망해버리고, 수도권은 커녕 경기권도 갈 수 없는 성적이 나와버렸습니다.


그런 상황에 닥쳐서는 전문대라도 보내겠다고 하는 어머니와, 

참 고지식한 성격을 못버리고 1년 더 시키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아버지 사이에서

저는 결국 3수를 택했습니다.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싫은 그 사람의 땡깡에서, 어머니가 더 피해를 입겠다 싶어

제가 먼저 백기를 들고 만겁니다. 


그런 심란함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답을 해주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저, 이런 사람이 가끔 이런 고충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알아주셨으면 해서 적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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