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때가 되면 먹어야 삽니다.
먹어야 할 때 먹지 못하면
배고픔에 눈이 멀어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 행동들도 서슴지 않게 됩니다.
지금 제가 그렇습니다.
'길게 있을건 아니지만 많이 늦지 않게 올게요'라는 말은 저와의 약속인줄 알았었는데,
그리하여 기다리겠다는 저의 다짐은 오늘도 또 하루 미뤄 집니다.
이유도 모른체 기다리다 지쳐 허기에찬 마음을 오늘밤에도 움켜 쥐고 눕습니다.
그러나 돌아 누으면
기다림에 익숙해지는 만큼 울화가 치밀어 올라 옵니다.
그.래.서.
맑은 정화수 한그릇 떠 놓고 부두교 인형에 새벽애를 새겨 악담의 살을 날립니다.
21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마트 무료 시식대 점원분들 마다 큰소리로 '애엄마 이거 좀 맛 보고 가셔' 하게 해달라!
22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밥 씹다 기침나와 밥알이 콧구멍 깊숙히 걸리게 해달라!
23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설사보는데 비데 고장나고 휴지는 없는데 마침 택배 배달기사 아저씨 밸 누르게 해 달라!
24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입냄새 발냄새 심하게 해 달라!
25일까지 복귀 하지 않으면 위장 탈난 웤웤님 하고 같은 고속버스에 타게 해 달라!
26일까지 복귀 하지 않으면 새벽애 머리 빠지게 해달라!
27일까지 복귀 하지 않으면 앞으로 연애 한번 못 하다가 부모님 강압으로 중국 복건성에 국제결혼 가게 해달라!
28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아치메랑 사귀게 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