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로 사연러를 꿈꾸지만 사진만 찍어놓고
게을러서 사연을 쓰질 못하고 있는 가을냄새 입니다.
다들 주말 어찌 즐겁게 보내셨슴까?
여전히 아침과 밤엔 쌀쌀하긴 하지만 조금씩 날씨가 더워지네요.
이러다 갑자기 훅 더워질까봐 걱정이 되는데요,
우리 새벽님 시청자분들, 이런 날씨일수록 건강 잘 챙기시고용~ ^^
이제 월요일이니 그제였죠? 토요일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근데 생일이니 챙겨달란 말을 너무 싫어하는 데다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생일이 무감각해져요.
그래서 그런지 생일을 진심 잊고 있다가
어머니가 카드를 주셔서야 생각이 나더라고요~
제가 입이 쫌 짧아 케이크 같은걸 싫어하고 그러니
생일이면 따로 뭐 챙겨 주시는거 없이
사고싶은거 직접 사라고 카드를 주시거든요.
근데 사고싶은거 사라고 카드를 막상 받으면
사고 싶은게 없다는 게 함정~ ㅋㅋㅋ
그래도 카드를 긁긴 긁어야하므로 고민 끝에 시계와 반팔티를 샀네요.
일상용으로 쓰는 시계가 기어S2 하나라 번갈아가며 착용 할 생각으로요~
그러고나서 여친하고 저녁을 먹었는데요,
언젠가 채팅으로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여친이 큰 수술 후, 요양 겸 재활 중이거든요.
해서 지금 백조인 상태라, 둘이 만나면 돈 못 쓰게 하는데
굳이 저녁을 사겠다고해서 쫌 저렴한 걸로 먹었지요~
그리고 여친한테 생일 선물로 향수와 키보드, 마우스를 받았어요.
평소 농담식으로 말을 하긴 했지만
여친의 상황도 상황인지라 전혀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괜히 마음이 찡했네요~ ㅠ_ㅠ 왠지 제가 더 미안하기도 하공~
일요일엔 별 다른 스케쥴이 없어서
쭉 집안일하면서 오랜만에 독서를 했는데요~
평소에 바쁘단 핑계로 거의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버릇처럼 꼭 한달에 1~3권씩 책을 삽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 읽지 않은 책이 너무 쌓이게 되공
지인들한테 선물로 주면서 책을 정리하다보면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지 자괴감이 들어도
또 책을 사고 있더라고용~ ㅋㅋㅋ
하여간 그동안 사놓고 읽지 못했던 책들 중에
신석정 시인의 시집도 있었는데요~
예전에 신석정 문학관에 다녀왔단 제 사연 기억하시나요?
그때 문학관을 다녀오면서 샀던 시집인데,
그 시집을 읽다가 조금은 청승맞지만 느낌이 확 오는 시가 있더라고요.
시가 쫌 길긴 한데 시를 소개하면서 사연을 마무리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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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차의 역사
강물같은 밤을
잉태한 촛불 아래
분향이 끝난
다음,
영구차는 다락 같은 말에 이끌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흰 장미꽃으로 뒤덮인
관을 붙들고
놋날같은 눈물을 흘리며
목메어 우는 소녀를 보았다.
능금빛 노을이 삭은 하늘 아래
아아라한 산들도
입을 다물고 서 있는
황혼이었다.
영구차를 이끄는 백마의 갈기가
바람에 나부끼는 것이
역력한 어둠발 속에
그 아리잠직한 소녀의 백랍같은 손아귀에 잡힌
영구차의 흰 장미꽃은 뚜욱 뚝 떨어졌다.
아득한 어둠 속으로
저승보다 아득한 어둠 속으로
영구차를 이끄는 말발굽 소리와
그 영구차에 매달려 끝내 흐느끼는 소녀의 울음소리에
나는 그만 소스라쳐 깨었다.
촛불을 켜놓고,
나는 시방 그 어둠 속에 사라지던
영구차와 영구차에 매달려 흐느끼던
소녀를 생각한다.
<그것은 아버지의 영구차도 아니었다>
<그것은 어머니의 영구차도 아니었다>
<그것은 이웃들의 영구차도 아니었다>
이 지옥같은 어둠이 범람하는 <지구>라는 몹쓸 별에
내가 아직 숨을 타기도 전에
그러니까 아주 오랜 옛날
그 어느 별을 지나갔을 나의 외로운 영구차이었는지도 모른다.
촛불이 흔들리는 강물같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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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어떤가요? 저만 괜찮았나요? ^^
이렇게 또 주말을 보내면서
새벽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월요일을 맞이했다면
월요일이라 괜히 센치해지는 기분이 쫌 나았을텐데 아쉽네용~ ㅠ_ㅠ
한주 별 일 없이 잘 보내시길 바라고용,
저나 새벽님이나 우리 새벽님 시청자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그리고 행운만이 가득한 한주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사연 마무리하겠슴당~ ^^
신청곡은 제 인생 노래일 것 같아요,
를 - 어쩌면 틀어주세욧
그럼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