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워서 듣다가 사연 비슷한 무언가를 남겨봅니다.
어느 한 친구가 생각나네요.
제 고등학교 친구들은 햇수로 벌써 10년이 넘게 주기적으로 모이고 연락도 합니다. 워낙에 죽이 맞고 서로 잘 놀아서 그런지 우리 8명 만큼은 무슨일이 있어도 계속 친구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인원 하나하나가 동일한 만큼 친하다곤 할 수 없었지만 매년 여행도 같이가고 기념일 마다 모여서 술 한잔 기울이는 그런 소중한 친구들 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 인원중에 한명은 더이상 연락하지 않네요. 저뿐만 아니라 아마 나머지 친구들도 그럴겁니다.
그 친구는 늘 열등감에 휩싸여 있었어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누구와 자신을 자꾸 비교하고 자기는 그에 못하다고 자신을 비난하고 좌절하곤 했죠.
그때는 저희가 곁에서 괜찮다고 복돋아주고 그 친구가 잘하는걸 말해주고 그런 것만으로도 다시 풀어지곤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만난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 열등감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서로 다른 대학 간판으로..군대를 다녀와선 서로의 집안 환경으로.. 그리고 대학을 졸업할 즈음엔 서로의 직장으로..
그러던 어느날 그 친구를 제외하고 7명이 모인 자리에서 한 친구의 입에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따로 같이 술을 마시면서 저희 욕을 했다는 겁니다.
자기는 이렇게 너희보다 못나서 힘든데 하나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자신을 따돌린다고 말이죠..그 말을 들어주던 친구만 제외하곤 다 쓰레기라고...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예기가 나오자 깜짝 놀라며 이곳 저곳에서 자신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는겁니다..
알고보니 그 친구가 따로 한명 한명 만나서 그런 뒷담화를 했던거죠.
저희는 충격에 빠졌고 몇 친구는 굉장히 화를 내면서 다시는 상종하지 않겠다고 으름장도 놓았습니다.
그후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모임에선 그 친구를 제외하게 되었고, 그런 일이 몇번 반복되자 그 친구도 뭔가 눈치를 챘는지 더이상 연락을 하진 않게 됐네요.
참 오랫동안 사귀어온 관계인데 한순간에 멀어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곰곰이 생각해보니 조금 너무한 처사였나 싶기도 합니다. 꼭 그렇게 끊어내야 했나 후회하는 마음도 없진 않습니다.
저는 인생에 있어 딱히 건진거라곤 이 친구들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이야기가 너무 단촐하고 볼품없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습니다만,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저희가 잘못 대처를 한걸까요.
마무리가 엉성한데 새벽님이 잘 포장해서 마무리 해주시길 바라며, 김광석 - 서른 즈음에 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