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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연 파란 장미.

아리아홉꼬리
2017-11-21 17:13:38 31 0 0

견하~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

오랜 공백 끝에 사연을 적게 되었네요.

사연을 적다보니 메모장에 먼저 안적어도 임시저장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사연은 적히는 기간이 지스타 기간이라 조금 우려가 되지만 몇 글자 적어보겠습니다.

평소에도 진지하게 살지만, 좀더 진중하게 써내려갔으니 즐겨주셔요.

(내용을 옮겨다가 읽으시니 bgm은 따로 준비해야하는 수고로움이 있기에 잔잔한 브금만 넣어주셔도 좋습니다 :)


[bgm_ Shigatsu wa Kimi no Uso OST: 28 - Kisetsu ga Kawaru] 

https://youtu.be/EdCLpSbdgfo?list=PLPjgBWiybDLBQCnRAKEj35sDXjOgPUcUj

저는 한 소녀를 좋아합니다. 아니,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사랑하는 거일지도 몰라요.

수년전, 그 아이를 알게 되었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멈칫하고 멈추어서는 다시 들어보려고 귀를 기울였죠.

매일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꼴로는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너무나 좋아서 이야기를 더 해보려고 안간힘을 써보기도 했죠.

그러다 만난 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작은 머리핀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정말 순수했던 것 같아요. 하지 않을 머리핀이라니...ㅎ

그런데도 밝은 미소와 눈웃음으로 고맙다는 말을 해주는데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매일 만나지만 또 다른 느낌을 받게 되고, 좋아하는 감정보다 더 큰 감정으로 자라나서, ‘좋아한다,’ ‘사랑한다.’라는 개념이 혼란스러워 지더라고요.

그런 혼란스러움이 계속되고 고민이 거듭될수록 회의감(?) 같은 것이 둘러싸였습니다.

친구의 마음은 있지도 않은데 나만 이러고 있는 건 아닌지..

짝 사랑, 많이 해본 건 아닌데, 그 경험으로는 너무나도 힘들고..

어쩌면 있지도 않은 감정을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몰랐죠.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좋아한다 사랑한다를 떠나서 그런 감정을 많이 정리하고 있더군요.

감정 정리가 다 되어가고, 공부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돈을 벌고 있었던 게 아니기에, 그 친구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만 느껴지고,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였기 때문인지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참 그렇다고 느낀 게, 다른 사람에게 '성실하고 사람이 좋다' 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비합리적 신념’에 사로잡히니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적다는 생각에 비참해지더군요.

친구랑 정말 잘되어 결혼을 하게 된다고 가정을 해보아도, 책임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고 한들, 한계점이 직시가 되더라고요. 

왠지 그 친구가 저보다 능력이 있어 보이고, 나보다 차라리 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더 좋겠다는..

그런 바보 같은 생각.. 을 오랫동안 하면서, 그냥 친구로 혹은 그냥 아는 사람으로 굳어가고 있었습니다.


[bgm_ Shigatsu wa Kimi no Uso OST: 26 - Again] 

https://youtu.be/3sVTq0tFTiE?list=PLPjgBWiybDLBQCnRAKEj35sDXjOgPUcUj

그러다가 제가 아는 친구가 타지에서 공연한다고 하기에 응원 겸 얼굴도 보고자 아침 일찍이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공연이 다 끝나고 공연하던 친구와 그 무리들과 섞여서 이야기를 듣던 중 제가 앞에서 말한 그 친구가 쪼그마한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던 것입니다.

어!? 라고 나지막하게 뱉고서 다시 생각해보니 이 친구와 그 친구가 절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였나 봅니다.

놀라기도 했고, 생각지도 못하게 타지에서 만나게 되니, 여러 감정이 뒤섞였습니다.

분명 감정 정리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인지 가슴이 답답하고 주먹만한 쇠구슬이 후벼 파는 듯한 감정이 계속해서 맴돌았습니다.

떠날 때까지 이야기는커녕 인사도 제대로 못 나누고 돌아와 버렸습니다.

돌아와서 보니 그런 한심한 모습이 꼴도 보기 싫었습니다.

예전처럼 일상에서 만나도 뭔가 서먹해지고,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나갑니다.

다음 해로 넘어가고, 별다른 일 없이 그렇게 흘러가다가 ‘이건 아니야!’ 라는 생각과 함께 내 마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몇 달간 조교로 일을 하면서 차곡차곡 저금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의미 있는 숫자와 그 내용으로 고백 아닌 고백으로 마음을 전했습니다. 왠지 맞을 것 같고 의미 있는 브금과 함께...

답장은 뭐.. 고백으로 듣지 않았을 거라,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계속해서 하는데, 뭔가 뿌듯하면서도 그때 왜 내 감정을 더 자세히 말하지 못했는지..

어쩌면 유지하고 있던 그 관계가 끊어질까봐 감동만 주고 튄 것 같습니다.

그러고 그날 그 친구가 원래 지내던 집을 그대로 두고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이사를 가더라도 예전처럼 만나는 건 변함없을 것이라며 저를 안심시킵니다.

그렇게 또 일상의 시간이 지나갔죠.


[bgm_ Shigatsu wa Kimi no Uso - Friend A (四月は君の嘘 - Beautiful Emotional Uplifting)]

https://youtu.be/00Bki1-MnEY

지금 돌아보면 감정의 변화가 생기면 그 친구와의 에피소드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자그마한 에피소드가 있었던 이유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그 친구와 더 자주 만나고 싶고, 무슨 이야기가 되었든 나누고 싶었습니다.

하루라도 더 만나고 싶은 감정이 자라나게 되고, ‘이어질 수 없으면 어때!’ 라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러다 부산에서 매년 하는 지스타라는 게임 박람회에 놀러갈 거라고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올 때 춥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따뜻한 담요와 '파란 장미 두송이 ' 와 이것저것을 준비해서 갔습니다.

파랑색 장미로 물들어가는 방향제, 은은한 향수.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준비했는데, 한아름 되었네요.

어휴, 그런데 관람하러 온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우연으로 만난 것처럼 인사하고 준비한 것들을 전해주려고 했는데, 그러기는커녕 행사가 다 끝나도록 만나지도 못할 것 같아 불안했습니다.

안에 없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나갔다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

그러다 지쳐서는 자리에 서서 주변을 멀뚱멀뚱 찾다가, 문뜩 스쳐지나가는 사람 중 이제는 익숙해진 그 정도의 키그녀의 눈동자를 알아차리고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뒤를 따라가 봅니다.

붐비는 여파 속에서 그녀에게 준비한 선물을 대뜸 주면서, 마스크를 써서 절 못 알아 볼까봐 ‘나 아리아홉꼬리야’ 라고....ㅎㅎ

어찌나 반가워하는지 서로의 손을 맞대고 가볍게 박수치듯 반겼습니다.

그녀는 제가 일상에서 힘들어할 때마다 힘이 되어주고, 좋은 이야기들로 격려와 위로를 해주는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악수를 하며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어쩌면 오래동안 곁에 두고 서로의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한송이 꽃 처럼 피웠나봅니다.

그녀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각자의 집에 가야할 시간이 다 되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뭉멍과 함께 헤어졌습니다.


이상 저의 이야기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너무 많이 생각해서, 여러번 수정하다가 어긋난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 해주시길 바라고..

사연 신청곡은, '사월의 거짓말'에서 나오는 사운드트랙 30번. Uso to Honto. (거짓말에서 사실로 혹은 사실을 위한 거짓말.)

입니다...ㅎ 

아 맞다.. 오늘 17자희의 마지막 달의 1일 이네요.

최근에 10만과 6만을 포함하는 좋은 일들도 많고, 앞으로도 행복할 일이 많을테니 기대가 되네요.

그리고 반지 마음에 드셔서 기쁘네요. 링은 올실버이고, 파란 장미 가 수정을 가공한거라고 하네요. 

사..사랑해..요... 마음만 받아준다면 결혼... 하고 싶... 

같이 늙고, 같이 웃고, 같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곳은 견자희의 사연라디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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