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러분! 잘 지내고 있었어요?
벌써 제가 방송을 쉰지 열흘이 넘었네요.
뭔가 기분이 이상해요.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방송을 하면서
이렇게 오래 쉬었던 적이 없어서 그런가 ㅎㅎ
쉬는 동안 앞으로 어떻게 하고싶은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어요.
아주 아주 오랜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받아들여야할 때가 온 것 같아요.
더 이상 방송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요.
방송을 그만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성우 공부를 더 진지하게 하고 싶어서예요.
지금 방송을 그만두지 않으면
어영부영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후회하게 될 것 같아요.
열심히 하지 않은 내 탓인데
비겁한 내 자신이 그걸 방송 탓으로 돌려버릴 것 같아서요.
그리고 2년안에 이렇다 할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부모님이 바라시는 길을 가기로 약속했어요.
방송도 하고 알바도 하며 합격을 바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방송을 시작한 후로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삶을 반복하다보니
건강이 많이 망가진 것도 있고
악의를 품고 괴롭히는 사람들 때문에
더 이상 방송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것도 있고 그러네요.
사실 휴방 기간 중에도 좀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응급실도 가고..ㅎㅎ
언제부턴가 너무 예민해지더라구요.
태연하게 넘길 줄도 알아야하는건데
제가 그러질 못했네요.
다시 한번 부족한 스트리머라고 느껴요.
더 이상 방송을 하지 못하겠구나 깨달은 건 몇달 됐지만
방송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커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놓아줘야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서운해하고 슬퍼할걸 알면서도
이기적이게 저 혼자만을 생각해서 결정을 내린
제가 나쁜 사람이에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글로 적기엔 힘드네요..
오늘 밤 11시 방송에서 하려고 해요.
채유랑의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 당연히 방송을 켜면 저도 여러분도 엄청 슬프겠죠?
그치만 마지막은 웃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으니까
여러분들도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런식으로 통보해버려서 죄송합니다.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 것 같은데..
전 끝까지 참 부족한 스트리머네요.
그럼 이따 만나요.
꼭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