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교 0

형 기억나요?

플레런 때 그랬잖아요.

"우리팀 서폿 상태보고 이상하면 버리자."

"상대팀 서폿 상태보고 이상하면 공격적으로 하자."

그거 파악하고 시작했었잖아요. 기억나요 형?

형은 그때 서폿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어요. 

"오늘 우리팀 서폿 상태 한번 볼까? 음... 상태가 별로네? 무리하면 버려야겠다."

이런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봐요.

어제 물쥐님이 똥오줌이라고 말했을 때, 억울하셨을지도 몰라요.

난 잘하는데 내가 왜 묶여? 바텀이라고 한 곳에 묶이네?

묶일만해요.

못한다는 게 아니에요.

서폿이 무리하면 형이 냉정하게 버렸어야 해요.

그래야 서폿도 정신이 번쩍 들어요. 

호응하니까 할만한 줄 알고 데이터가 잘못 쌓여요.

'원딜 눈으로 봤을 때도 서폿이 스킬 잘 맞춰서 할만 했으니 호응했겠지? 근데 원딜이 딜교도 못하고, 킬도 못 따네? 우리팀 원딜 뭐함?'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골딱이 서폿 입장에선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억울하시죠?

관전자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딱 봐도 서폿이 무리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티어가 골드라서 팀에서 제일 낮아요. 이 팀으로 자낳대 대회 나가야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일단 넘어가고 피드백 시간에 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넘겨요.

그런데, 그때 무리한 서폿에게 호응하는 플레 원딜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플레이 하는 선수가 아닌 이상 '거기서 거기'라 생각할만해요.

그래서 똥오줌이라고 같이 엮이는 거예요.

그리고 동숙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제 솔랭 때 보니까 본인이 주도적으로 이것저것 해보려고 하시던데요? 데이터 쌓는 중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형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동숙님 7살 아니에요. 일일히 손 씻는 법 알려줄 필요 없어요. 지시할 필요 없어요. 

형이 티어가 더 높으니까, 그냥 판단만 하세요.

서폿이 기웃기웃 거리다가 좋게 CC박으면 연계하고, 무리하면 그냥 버리세요. 

그래야 형도 좋고, 동숙님도 이런 상황이 좋은 거라고 배우고 성장하실 거예요. 무리한 각에도 호응해주면 동숙님 뭐가 좋은 각이고 뭐가 무리한 각인지 모르실 거예요.

형 플레런 할 때 카이사, 시비르 승률 좋았잖아요.

카이사 시비르 전부 우리팀 서폿, 상대바텀 파악해보고 안 되면 드러누우면서 최대한 형 성장하고 후반에 커서 시비르 궁 써주면서 버프 주거나, 카이사로 딜 넣었잖아요.

지금도 그렇게 해주세요.

형은 확정킬 아니면 어지간하면 딜교환만 하고 압박주면서 CS꾸준히 먹고 후반보는 스타일이었잖아요.

저 이런 형의 게임 스타일 보고 반했었어요. 무지성으로 들이박으면서 피지컬로 가챠 킬딸하는 실골딱이 친구들과 플레이가 너무 달라서요.

형의 원딜은 저에게 신세계였어요.

프로게이머 같은 정교한 분당 CS. (CS귀신)

확정킬각이 아니면 딜교로 압박 넣고, 0데스 하면서 상대 원딜에게 강제 반반도르 만들기.

골플은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CS 먹는 능력은 항상 형의 바텀이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게 만들었잖아요.

잘 먹은 CS로 템사고, 미드정글탑 움직임에 호응하면서 딜링 하면서 킬어시 챙긴 뒤에야 상대 원딜 찍어눌러버렸잖아요.

진짜 멋있었어요.

그런데 요 이틀간은 그런 플레이를 못 봤어요...

너무 속상해요... 형의 마음 만큼은 아니겠지만요...

지켜보는 입장이라 힘내란 응원 밖에는 못 드리겠어요.

형은 CS를 잘 먹어요.

무리하지 않았어요.

상대 바텀이 정말 못하는 거 아니면 딜교로 항상 우위를 점하셨어요.

 바텀 코치님도 딜교 잘하는 것도 충분한 이득이라고 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형은 미드로 스왑하고 난 다음, CS 모으고 러날부리 먹으며 템사고, 탑미드정글이 누구 물 때 같이 호응해서 킬어시 먹고, CS모아서 템사고, 오브젝트 싸움에 호응해서 킬어시 먹고, 템 사고, 호응하고, 캐리했어요.

형이 가장 잘 하는 거예요. 이걸로 플레 가셨잖아요?

라인전에서 공격적으로 하고 몇 킬씩 따는 건 따효니님 스타일이에요. 제가 본 형은 따효니님과 스타일이 달라요. 

형은 정교한 원딜이라 생각해요. 악착같은 원딜이예요. 

비유하자면, 스노우볼링형 원딜이예요. 

CS를 악착같이 먹으며 미묘한 우위를 점하고, 라인을 악착같이 먹고, 미드에서 더티파밍하면서 우위를 점점 늘리고, 그러다가 탑미드정글이 적을 노릴 때 호응해서 킬어시 챙기면서 점점 더 우위에 서는 원딜이셨어요.

제가 롤 보는 눈이 없어서 고티어분들의 시선에는 모르겠어요. 하지 만 제가 본 바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형은 이런 식으로 이겨온 원딜이었어요. 그렇게 플래티넘 가셨고요.

형이 너무 슬럼프에 빠지셔서 장점마저 망각하셨을까봐 노파심에 적었어요.

오늘 푹 쉬시고, 내일은 제가 반한 원딜이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화이팅 입니다 러너형!

형 진짜 멋진 원딜이예요! 자신감 잃지마세요! 

형 사랑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