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똘이_ 0

지금 집에 오래된 노트북이 하나 있습니다. 

한성 보스몬스터 X54K lv83 모델이고 햇수로는 어림잡아 10년 가까이 된, 사실상 쓰는거 자체 노인 학대 느낌인 놈입니다.

다만 실 사용 기간은 3~4년 정도고 그 뒤 3년 정도는 동생이 임시로 쓰고 있다가 돌려 받은 뒤에 계속 방치를 당했던 놈입죠.

연식도 있고 고장 문제도 있고, 게다가 기본적으론 데탑이 있으니 솔직히 메인급의 지위로 쓸 일은 분명 없고.

그렇다고 서브 용도로 뭐라도 쓰자니 이거 부피랑 무게가 꽤 큽니다. 대학 시절에 저걸 어떻게 들고 다녔나 싶을 정도로요.

침대에 두고 쓰자니 꽤 옛날에 이놈 때문에 팔에 화상도 입어서 더 이상 침대에 놓고 쓰기는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튼, 어쩌든 이놈을 그냥 쓰려니 문제가 된 부분이 몇 있는데 그중 제일 큰 게 이놈이 고장이 난 부분이 둘 있다는 겁니다.

하나는 메인보드에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니면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건지 전원 어댑터를 뽑으면 쓸 수가 없어 사실상 노트북으로서의 기능은 못한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키보드에 문제가 있어 키를 꾹 누르지 않으면 입력이 안먹힌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덕분에 얘를 오랜만에 꺼내서 보고 있자니 조금은 딜레마가 생겼습니다, 내다 버리자니 이놈이랑 같이 온 세월도 있고 성능도 막상 써보니 아직 버리긴 그런데? 싶은 느낌. 게다가 부품은 사실 다 쓸 수 있는 느낌이더라구요. 하드도 잘 굴러 가는 것 같고.

정 안되면 고겜용 장난감으로 쓸까 하다가 잠시 접어둔게 키보드 문제 때문에 뭘 할 수가 없어서...

수리를 하게 된다면 알리에서 메인보드는 모르겠고 배터리랑 키보드는 구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여러모로 고민이 많습니다.

게다가 이런 고민을 하는 와중에 노트북 CPU 떼다가 타오바오산 미니PC 부품들이랑 합쳐서 미니PC를 만든다던가 하는 유튜브가 추천 영상에 뜨니 저걸 따라해볼까? 하는 충동도 들고.

사실 기술만 있으면 기존 부품들 분해해다가 캐비닛 만들어서 월광보합마냥 게임기도 만들 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건 손도 많이 가지만 기술이 없어서 보류를 하게 되고.

부품용으로 팔자는 선택지는 애초에 없었으니 고민만 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