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평가전이 있던 날
친구네 집에서 함께 축구를 보다가 "아~ 일본이나 갈까~" 하고 밤 11시에 떠들다가 그 자리에서 결정한 일본여행!
동생이 숙소를 예약해 버린 순간 돌이킬 수 없게 된 여행은 ENTJ를 허겁지겁 계획짜게 만드는데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어? 근데 너(동생) 여권 유효기간 만료된거 아니야?"
그렇다... 내 동생은 22년 10월에 여권이 만료된 상황 ㅎㅎ
이미 숙소를 예약해버린 상황이라 (콘래드 오사카 1박당 125만원 상당)
인터넷 서핑을 통해 긴급여권을 발급 받아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여행을 최종확정했다
여행 결정 후 9시간 만에 도착한 인천공항
외교부 여권민원실이 오픈하는 오전 9시 이전에 번호표를 뽑고 약 1시간걸려 긴급여권을 발급받은 후에
여권 번호를 받아서 티켓팅을 하려고 보니 어라?
어제 본 비행기 티켓값에서 인당 20만원씩 추가가 되어있다 ㅎㅎㅎㅎ (스카이스캐너 기준)
왕복에서 좋은 조건을 찾을 수 없어서 편도로 따로따로 찾아서 기존 플랜보다 약 10만원씩 (총 30만원 over)
추가된 예산으로 티켓팅 확정 ㅠㅜ
그래도 출국장 공기는 좋더라... 면세점을 구경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게 아쉽긴 하다
3/25 12:10 출발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티웨이 TW283편으로
날아올라 저 하늘~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 도착!
오사카는 10년만인데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시간이 촉박해서 마셔보진 못한 스타벅스 콜라 프라푸치노 ㅜㅠ
톨사이즈 678엔이라는데 테이크아웃가격이란다
매장용 컵은 조금 할인해주는걸까? 싶었다
다음엔 꼭 마셔봐야지!
직원분들 진짜 다들 친절하고 예쁘고 귀엽고
매장 한켠에 있는 칠판에는 오사카 벚꽃 관광명소들을 이렇게 적어주고
3.22에 개화해서 3.29에 절정을 맞이할 예정이라며
멋진 관광 되세요~ 라며 그려둔게 사랑스럽다 ㅎㅎ
공항급행버스를 타고 오사카의 중심 우메다(梅田)로
흑흑 3년만이야 일본교통표지판 ㅠㅜ
도착한 숙소 콘래드 오사카에서 바라본 오사카 시내
주말 내내 비가 올 예정이라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 풍경도 감지덕지다
숙소를 나와 도착한 오사카 최대 번화가인 난바 도톤보리의 모습
어마어마한 인파로 어질어질했다
이렇게 붐비는 와중에서 나름의 흐름과 질서가 있어서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도톤보리의 명물인 독특하고 과장된 간판들이 귀엽다
캬~ 시원하다!
한국식 가게도 종종 보인다
지친 발걸음을 옮겨 오사카 돈코츠라멘 한 그릇 후루룩
어딜가도 사람이 많고 웨이팅이 길어서 적당히 빈 가게로 들어왔다
세트로 나온 숯불구이 돼지고기 덮밥이 또 기똥차더라
주방 한켠에 있는 화로에 고기를 직접 구워주시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오사카 필수 인증샷 코스 글리코상
사진 찍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비가 오기 시작해 흐릿해진 오사카의 밤
저 멀리 커다란 관람차가 눈에 띄인다
다음 날 일요일 우메다(梅田)의 아침
한큐우메다역(阪急梅田駅)에 쉐이크쉨이 눈에 띄인다
우메다 한큐백화점에서 간단하게 쇼핑을 마친 뒤 택시를 타고 온 오사카 성
이렇게 비가 와도 사람이 많다
비가 얼마나 왔는지 실감할 수 있는 사진
저 멀리 오사카 성 천수각이 눈에 들어온다
멋지긴 해 ㄹㅇ ㅋㅋ
300엔을 내면 입장이 가능한데
엘레베이터를 타고 천수각 꼭대기에 오른 뒤 주변 전망을 감상하고
내부 계단을 타고 빙글빙글 돌면서 여러 유물이나 문화재 등을 관람하면서 내려오는 구조다
비가 오는데도 줄이 너무 길어서 들어가진 않았다
성 주변에는 이렇게 해자가 넓게 있다
오사카 성 입구 맞은편에는 이 인물을 모신 사당이 있다
가서 작게 '이순신 승!' 을 외쳐줬다
그의 이름은 풍신수길,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점심은 우메다에서 맛있는 초밥 런치세트 950엔
난 갑각류 알러지가 있어서 단새우를 전갱이로 바꿨다
원래는 요렇게 새우가 있음
맛있는 점심을 먹고 급행열차를 타고 온 교토역
200~300엔 정도 하는 피규어 자판기가 있다
비 때문인지 어마어마한 택시 대기열 (주말 영향도 있겠지)
나이가 지긋해보이시는 택시기사 어르신이 기요미즈데라(清水寺청수사) 가자니까
“사람 엄청 많을텐데” 하고 걱정하시더라
도착 직전에 길을 보시고는 그래도 오늘은 한산한 편이라며...
언덕을 오르며 저 멀리 사찰이 보인다
비도 오고 오사카는 벚꽃이 슬슬 끝물이라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라 좋았다
토끼해를 맞이하여 소원을 적은 에마(絵馬)가 잔뜩
한글로 적힌 에마가 참 많다
성인 400엔 입장권을 구입해주자
그냥 둘러보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저것 다양한 할 거리가 많다
법력이 높은 고승이 썼다고 전해지는 철장(지팡이)과 게다(신발)을 손으로 만지며
소원을 빌거나 오마모리(お守り호신부적)등을 사고
향을 태우고 그 연기로 세수를 하며 액운을 쫓고
불상에 예를 올리고 저마다의 염원을 빈다
우리도 여기서 오미쿠지(운세점)을 뽑았었다
나와 친구는 대길(아주 좋은 운)이, 동생은 흉(좋지 않은 운)이 나와서 동생이 이 때 부터 신세한탄을 시작하는데...
운세를 읽어줬더니 '돈을 땅에 버리게 된다' 라는게 있더라 ㅋㅋ
(이 일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올지... 이 때는 알지 못했다)
이런 분들이 군데군데 계신다
나무기둥으로 지지해둔 테라스는 원래 그런건지
사람이 많이 몰려서 그런건지 아래로 살짝 기울어있다
기요미즈데라의 가장 유명한 촬영스팟
다른 각도에서 본 모습들
기울어진 테라스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간단한 우동이나 술을 먹고 마실 수 있는 가게들이 몇 군데 있다
내려와서 보면 이런 모습인데 우리도 여기서 잠시 쉬면서 한 그릇 했다
교토하면 우동이라기에 우동을 주문했는데
전부 우리키레(売り切れ매진)이라서 소바로 대신했다
같이 간 친구는 여기서 따뜻한 메밀면을 처음 먹어봤다고 한다
하긴 한국은 보통 메밀면은 차게 먹는 편이지
아까 본 테라스 아래에서 보면 이렇게 목조로 된 지지대가 얽혀있다
가까이서 보면 장엄할 정도의 분위기
돌아가는 길에 그 유명한 기요미즈데라 니넨자카의
다다미방이 있는 교토 스타벅스를 가볼까 했지만 시간관계상 패스
머글그으그을르에 올렸던 사진!
교토 최대 번화가인 시조카와라마치 쇼핑센터에서 맛본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장어덮밥)가게 스미야구라(炭櫓)
함께 주문한 술은 쌀로 빚은 사케 쥰마이 긴조인데
900엔이길래 인당 하나씩 주문하려고 하니까 병단위란다 (각1병 할뻔 ㅋㅋ)
여담이지만 뜨겁거나 미지근한 사케도 있었는데
장어는 열을 내고 뜨거운 기운이 있다고 들어서
일부러 아츠캉(アツカン데운 술)이 아닌 레이슈(冷酒찬술)로 주문했다
시간관계상 직접 가보진 못했던 교토타워
밤이 된 교토역에서 바라본 모습이 화려하다
일본을 대표하는 할인점 동키호테(ドンキホーテ)에서 산토리 가쿠빈을 발견!
한국에선 하이볼 붐으로 수요가 너무 많아서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일본 기준으로는 국산위스키라 그런지 이렇게 쌓아놓고 파는 모양이다
가격도 어마어마하게 저렴하다 (700ml 1병당 면세가 16,000원)
한국에서는 한 병에 4~5만원에 본거 같은데...
4리터짜리도 있다 ㅋㅋ
한국에서 파는 담금주용 참이슬 대꼬리 같은 느낌일까? 싶었음
비가 그쳐가고, 오사카의 밤은 깊어만 간다
이른 아침 호텔 조식을 먹고 정든 나카노지마 콘래드 오사카와도 작별
오사카 지하철 요츠바시센, 히고바시역을 떠나며 찰캌!
이 후 메챠쿠챠 귀국했습니다, 가 아니라
전날 뽑았던 안좋은 운세가 이 때 부터 터지기 시작한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친구에게 부탁받아 구입한 꼼데 T셔츠 두 벌을
안챙기고 호텔에 두고온게 생각난 동생...
이게 이렇게 맞는다고?? (돈을 땅에 버리게 된다...)
그리고 급하게 발권하러 온 항공사 부스에선 늦어서 위탁수하물 편성이 안된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저 귀국하는게 중요했던 우리는 별 생각없이 수속을 하게 되는데...
아뿔싸! 가방에 모셔둔 6병의 산토리 가쿠빈 위스키는 기내반입금지품목이다
공항검색대에서 모조리 빼앗기고 말았다 NotLikeThis
끝이 좋지 않아서 허무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ㅠㅜ 고 머릿속으로 자기합리화중
억울해서라도 인스타에 사진 더 열심히 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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