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이코패스입니다. 후천적인 요인은 당연히 아니고, 선천적으로 뇌의 일부분에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다른 사람 감정을 느끼지 못했어요. 정확히는 공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햄스터가 믹서기에 갈렸던 영상이 있었는데
친구들은 그것을 보고 "햄스터가 안쓰럽다." 라고 말했지만 저는 그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햄스터가 왜 안쓰럽지? 왜? 죽은 게 뭐 어때서? 죽으면 안쓰러운 건가?
이런 류의 생각을 합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위 생각이 본능이었습니다.
사이코패스라고 사람을 죽이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사이코패스는 남의 감정에 공감을 하질 못해요.
그래서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알게 된 사람은 주변인의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남의 감정에 이해하는 방법을 배워야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인은 본능적으로 느끼는 안쓰러움을, 저같은 사람은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것은 반인륜적인 행위이고, 따라서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한 사람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또 그 과정에서 희생된 생명은 아무 이유없이 죽었기 때문에 위로와 안타까움, 안쓰러움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을 일종의 단계로 배웁니다.
저는 그것을 배우긴 했지만, 그것을 주변인이 아닌 책을 통해 배웠습니다.
아버지는 농사하느라 바쁘셨고, 어머니 역시 셋 모두를 신경 쓸 수는 없었으니까요.
휴대폰도 없었고, 컴퓨터도 할 수 없었을 때라서 할 것이라곤 책 읽기밖에 없어서 책 내용을 통해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제가 사이코패스인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대학교에서 심리 관련 학과에게 상담을 받았을 때 알았거든요.
그 후에 유명한 정신과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고서, 저 역시 그동안 방송에 나왔던 사이코패스 살인마들과 같은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이런 저런 검사를 했는데, 검은색 사진을 보여주면서 제 뇌를 보여주더라고요.
저는 감정을 이론으로, 단계적으로 이해합니다. 어쩌면 제가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의식하는 것일지도 모르죠.
그래서 사이코패스 관련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활동을 잠깐 했었는데, 거기서 사이코패스라는 이유만으로 살인마와 동급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군요.
저희같은 사람이 모두 살인마도 아니고, 사람을 죽이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에요.
비록 이론으로 배우긴 했지만, 저 역시 적어도 최소한 사람 죽이는 것이 내키지는 않는 사람입니다.
저는 무언가 부족한, 결함된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일 뿐이에요.
당연히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점이고요.
저도, 저희 모두도 여러분과 같은 사람입니다.
신청곡
: Quinn XCII - Demon (Youtube)
나무늘보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