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효니 0

방송 늦게나마 보면서 몇자 남길게.

재밌게 쓰는 필력은 없어서 미리 미안하다고 말해둔다 트수들아.

 결국 효니의 고민은 방송에 새로운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오고,

또 그 사람들을 효니 방송에 정착시키냐 이거잖아?

솔직히 말해서, 그건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을거라고 봐.

그 이유는 내 생각에 두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고 봐.

  첫 번째는 트위치가 성장할만큼 성장했다는 거야. 이미 트수들은 유입될 만큼 다른 곳에서 들어왔고 앞으로도 예전같이 큰 수준의 증가가 나올 가능성은 타 플랫폼이 흔들리지 않는 이상 없다고 봐도 좋을거야.

  말인즉, 이미 효니가 방송을 하는 시간에 트수들은 효니 방송 혹은 타 스트리머의 방송을 거의 고정적으로 보고 있을거란 말이지. 트수들 중에는 게임을 따라 움직이는 돌크리트 같은 사람들도 많지만, 따무새, 얍줌마처럼 스트리머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숫자도 적지 않아.

 이미 스트리머를 보러 오는 사람들은 그 스트리머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특정 겜무새들만이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찾아 떠돌 뿐이야.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오늘은 무슨 방송 합니다"라고 해도 잘 보지도 않고, 그냥 운 좋으면 보고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결국 오래 정착시키긴 쉽지 않단 얘기지. 그에 비해 효니가 기존에 가져오던 "하고 싶은 게임을 하면서" 나오는 재미는 예전보다 퇴색될 가능성이 높아보여.

  거기에다 효니는 기본적으로 순한 맛 스트리머야. 요즘 트수들 중엔 매운맛이 없으면 금방 나가버리는 사람들도 많아. 물론 효니가 욕도 안하고 하는 건 내겐 굉장히 반가운 일이고, 따무새들 중에도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엄청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그걸 좋아할 수는 없잖아? 낮시간에 보통 방송하는 진배형도 마찬가지지만 순한 맛 스트리머라는 특색은 고정 시청자는 많지만 유입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해.

  두 번째는 따효니라는 스트리머가 가지는 특성에서 비롯한다고 봐. 예전에 인벤기사가 네이버에 올라왔던 것처럼, 효니는 뭐라 하든 결국 하스스톤을 기반으로 하는 스트리머야. 뭐 다들 알다시피 돌겜할 때 시청자도 가장 많고. C9 프로게이머라는 신분이 있는 이상, 하스스톤과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야.

   접근성을 가장 높이는 방법은 앞서 첫 번째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말했지만 "특정 겜무새"를 끌어오는게 가장 효과적이자 사실 거의 유일한 방법이야. 여기에 더불어서 새로 발매된 게임을 시연한다거나 하는거지. 하지만 효니 방송에 따무새 외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건 누가 뭐래도 돌크리트잖아? 돌크리트를 버리고 딴겜무새를 데려온다는 거 부터가 우선 어불성설인거같아.

  거기에 효니 방송의 매력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에 있어. 그러니까 더 진실된 리액션이 나오고 그에 따라 시청자들도 더 즐거워할 수 있는 거지. 방송에 대한 접근성을 가장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종겜스트리머는 그런 점에서 효니가 지금까지 보여준 매력 포인트와 별로 맞는 길은 아니라고 본다.

  또 효니가 종겜스트리머를 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인 부분도 많지. 종겜으로 전향하려면 매일같이 부지런하게 신작 체크하고 세팅하고 해야하는데, 효니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C9 소속의 프로게이머고, 하스스톤으로 성과를 내야할 책임 또한 가지고 있어. 하스스톤 대회 등에 나갈 준비도 사실 만만찮을 텐데 그 와중에 종겜스트리머로서의 준비를 다 하길 바라는 것도 무리지.

  엄청 길게 주절거렸지만 짧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아.

1. 접근성을 높인다는 건 말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말이다.

 이유 1 : 트수들은 이미 왠만하면 반고정으로 보는 방송을 갖고 있다.

 이유 2 : 따효니라는 스트리머, 그리고 프로게이머에게 맞는 스타일이 아니다.

 내 생각에 지금 효니는 잘 가고 있다고 봐. 돌겜 자체가 트위치에서 예전만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그에 따라 시청자 수가 줄어들 수는 있어. 근데 그건 효니가 프로돌창이기 때문에 감안하고 가야하는 부분이 있는 거지. 효니가 C9과의 재계약이 끝나고 프로게이머 신분이 아니게 되면 그때 다시 고민해봐도 늦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쓰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미 넘치도록 장문이니 이만 줄일게. 효니야 화이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