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도전한 첫 번째 일은 바로 <끝내주게 쉬기>였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쉬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불안감이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 달 정도는 불안감 없이 쉴 수 있었다.
월급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무실의 자리까지 모두 정리하고 나왔지만, 남은 연차가 많았기에 연차를 소진하며 쉴 수 있었다.
회사는 안 가지만 월급은 나오는 시간. 인생에서 제일 행복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대낮에 회사 기숙사에서 쉬니 그냥 휴가를 쓴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평소와 다른 게 딱 하나 있었다.
바로 업무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회사에 가지 않는 날에도 업무 연락이 오거나, 해결되지 않은 회사 일이 생각나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하지만 이제 내 일이 아니다.
업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엄청난 해방감을 주었다.
고삐가 풀린 듯 잠을 잤다.
하루에 10시간, 12시간은 기본이고, 15시간도 잤던 것 같다.
아무 약속도 잡지 않았다.
회사에서 많은 사람들에 치인 탓에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서 먹고 자고. 신생아 같은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정도 이런 생활을 하자, 마음이 깨끗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뭐라도 해볼까? 생각하던 차에, 지하철에서 한 광고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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