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THINK ABOUT` CHU · 아소토유니온
#0.
겨울을 좋아하는가?
나는 겨울이 주는 감성이 좋다.
그리고, 겨울에는 늘,
크리스마스를 연인과 함께 보낼 상상을 하곤 한다.
올해는? 글쎄...
꽤 자포자기한 것 같다.
#1.
나는 컴퓨터활용능력2급 필기를 붙었다.
컴퓨터에 익숙한 나한테도 꽤 간당간당했다.
코기는 월요일에 시험을 보러간다고 했다.
음... 시험 결과가 화요일에 나온다 했는데 말이 없는걸보아...
떨어졌구나. 생각했다.
수요일.
코기는 행사 때문이지 힘든 얼굴로
뒤늦게 돌아와 내 옆에 앉았고
그렇게, 수업이 진행되었다.
#2.
띠링.
인스타 DM이 와서 코기에게 시험 얘기를 꺼냈다.
코기는 보기좋게 시험에서 떨어진 모양이었다.
컴활2급 필기는
1과목 컴퓨터 지식
2과목 엑셀 지식
총 평균 60을 넘어야했는데,
나도 70/70점으로 통과했기에, 코기도 어려웠겠거니 짐작했다.
-
" 어때요 긍정적인 후배 참 좋쥬? "
"응 좋아해." 라고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
#3.
그렇게 복실이 어그로를 끌며 카톡으로 넘어왔다.
멍트키는 효율이 매우 좋았다.
사실 '코기'의 유래는 '복실이'에서 따온 것이다.
복실이는 우리집 강아지 이름인데,
작은할머니댁에서 데려온 시골잡종 강아지지만,
너무너무 귀엽고 털 긴 웰시코기같이 생겼다.
코기는 활발한 성격과 귀여운 행동, 외모, 머리색 때문에
확실히 복실이와 비슷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 것일지도.
#4.
눈치 챈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와 코기는 이제 더 이상 퍼즐 이야기로만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게 되었다.
시험기간이라 퍼즐 할 여유도 없기도 하고...
어쩌면, 퍼즐은 하나의 도구였을지도.
#5.
코기는 갑자기 나에게 콜라를 준다고 했다.
무슨 뜻이지? 괜한 망상을 해본다.
[콜라의 의미를 아는 배붕이들은 댓글 바란다.]
카톡을 보면 알겠지만,
나이가 먹고 여사친과 대화도 많이 하게되면서,
(이거는 내 동기 '단짝녀'의 역할이 컸다... 인스타도 얘가 가르쳐줌)
태연한척 하는게 늘은 것 같다.
.
.
코기는 쉬는시간에 나에게 웃으면서 콜라를 주고 갔다.
무려 제로 콜라라면서 맛있게 먹으라고 했다.
(코카 콜라는 제로가 더 맛없지 않나? 펩시제로 주지..)
#6.
... 눈이 온다.
코기는 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코기는 호들갑을 떨었다.
제설 안해봤나?
(나도 군대에서 안해보긴 했다...)
그렇게, 눈 오는 저녁.
강의실의 시간은 흘러간다.
#7.
티비?
티비 이렇게 쓰는거 맞지?
코기는 나한테서 칭찬을 은근 요구한다.
T라고 했는데 말투만 보면 F다.
퍼즐 잘한다고 칭찬해달라고 하고,
자기 귀엽다고 칭찬해달라고 하고,
심부름 한 자기를 멋지다고 칭찬해달라고 한다.
네 뜻대로 해줄리가.
괜히 튕겨본다.
#8.
오늘 졸업생 행사 시간에
졸업생들이 교수님들에게 쓴 편지를 전달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저번주 코기는 나에게 편지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제발 써달라고 했지만,
글에는 재주가 없다며 거절했었는데... 꽤 마음에 남은 것 같았다.
기특한 코기.
똑똑한 청년.
이제와서 보니,
코기는 나에게 좀 서운했던 것같다.
#9.
이런 저런 대화가 끝나고,
마지막 수업이 끝이 났다.
집 가는 길 코기와 인사했지만,
이제 볼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 마음에
생각이 복잡해졌다.
종강까지 D-7.
작가의 글:
음, 사실 제 마음도 잘 모르겠구요.
코기 마음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좀 다양한 해석이 필요한거 같아 사견보단 사진을 많이 올렸습니다.
그동안 '얘는 원래 활발한 애야'라는 생각이 있는데,
만약 나한테만 그런 거라면? 이라는 생각도 들고
요즘 신경쓸것도 많고 결정해야 될것도 많아서 어케 해야될지도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제가 좀 답답하게 하는거같네요.
다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혹시 인기글 가면 잠시 비밀글로 돌리겠습니다.
p.s
오늘 저녁, 에타에 글이 올라왔다.
누군가 댓글에 과 물어보니 선배가 우리 과 라던데...
... 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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