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바람에 휘날리며 바닥에 쌓여가는 시기였다.
그를 만난건 분홍빛이 겉도는 하얀 눈송이 같은 벚꽃잎이 바닥에 쌓인 버스정류장에서였다.
나는 잠실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 멀리 빨간 1660번 버스가 오고 있었고 잠시 벤치에 앉아 기다리던 나는 버스를 타기위해 일어나던 때였다.
주머니에 걸쳐있던 지갑이 떨어졌고 내가 그 지갑을 주으려던 찰나 하얗고 고운 손이 내 지갑을 들어 올렸다.
그게 우리의 첫만남이었다.
"지갑이 잘 어올리시네요. 누구한테 선물받으신건가요?"
"네..감사합니다."
버스를 놓쳐선 안됐기에 짧은 인사와 고마움을 전한뒤 잠실을 향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안에서 단지 스치는 인연인것 같은 그가 계속 신경쓰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벚꽃잎 떨어지는 그의 생각은 사라졌다.
서점에서 팬을 고르고 평소 관심있던 책을 골라 읽다가 문득 그가 생각났다.
'그때 그는 어디로 가려했을까?'
그러한 생각도 잠시 점심시간이라 내 배꼽시계가 울렸다.
서점 윗층 갈비탕집에서 뜨끈한 갈비탕을 든든하게 먹고 다시 내려와 생과일 주스를 사먹었다.
잠시 핸드폰 알람을 보며 걷다가 바닥에 떨어진 갈색으로 때탄 벚꽃잎을 보았다.
갈색이 섞인 벚꽃잎은 누군가의 발걸음처럼 보였고 무언가에 홀린듯이 그 벚꽃잎을 따라갔다. 나는.
벚꽃잎이 왜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단지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뒤를 밟았다.
그리고 그 끝엔 높은곳에 책을 꺼내려고 하얀 손을 뻗는 남자가 있었다.
하얗고 고운손, 익숙한 신발, 익숙한 머리스타일.
나는 그에게 다가가 아까 못다한 감사를 표했다.
"저기.. 아까는 감사했어요..!"
"예?"
"아앗 죄송해요. 햇갈렸네요..ㅠ"
다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난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잠을 청했다.
개꿀잠.
모두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