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룰레히 0

클래식음악을 예전부터 좋아했던 사람으로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거같아요

클래식 음악은 기품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탄생하긴 했지만
청중을 가려서 받으려고 하는 행위는 항상 죄악으로 여겨왔습니다.

왜냐면 클래식 작곡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행위라서 그렇습니다.

'음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한다.'

꽉 막히고 고지식한것과 기품있는것에 차이는 뭘까요

몸가짐이랑 언행을 아무리 점잖게해도
사람의 계층이나 출신, 문화권을 차별해서 받으려고하면 그건 기품있는게 아니라 꽉 막힌걸겁니다.

음악을 하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 자체는 어쩔수 없이 귀족, 궁정 문화에서 탄생했지만
작곡가들은 항상 그 비용을 줄여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 평생을 다 바쳤어요

그래서 저는 클래식 음악 공부한다고 하면서
관객은 가려서 받으려고하고, 대중적인 플랫폼을 죄악시 여기는 사람을 보면서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같은 사람들 음악을 그렇게 열심히 연주했으면서 

그사람들이 왜 그런 음악을 했는지는 꿈에도 이해 못하는거 같다'고 생각하곤 했어요.

클래식 음악을 예전부터 시대순으로 하나씩 살펴보시면
악기는 점점 큰 음량을 낼 수 있게 발전했고
음악또한 그 큰 음량으로 개량된 악기의 음향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렇게 발전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더 큰 공연장에서 더 많은 관객에게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서였어요

이 피아니스트는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라는 피아니스트입니다.
피아니스트들이 뽑은 가장 존경하는 피아니스트 랭킹 설문에서 4위를 차지한
역사상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명입니다

얼마나 대단한가요? 라고 한다면

조성진, 임윤찬 같은 피아니스트가 콩쿨에 나갔을때 심사하는 거장피아니스트들..
그 거장 피아니스트들이 데뷔시절 콩쿨 나갔을때 그들을 심사했던 피아니스트입니다.

임윤찬, 조성진   <===심사위원=== 현시대 거장 피아니스들 <===심사위원===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이 사진 하나로 모든게 설명됨)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같은 작곡가들이 살아있을 당시 작곡가들에게 직접 최고로 인정받았던 피아니스트고

베토벤 첼로 소나타 음반 중에서 제일 유명한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에서 반주를 했기 때문에
첼로를 좋아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도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피아니스트입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올타임 넘버원급의 스펙과 권위를 가진 거장 연주자지만
음악 철학만큼은 극단적으로 진보적인 성격이라

음악이라면 체면을 안차리는것으로 유명했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더 보편적인 사람들을 위한 연주 활동에 매진했습니다.

매니저 한명을 대동하고 자동차를 끌고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작은 도시가 보이면
주변 아무데서나 피아노를 구해서 강당같은 곳에서 연주회를 하며 다녔다고합니다.

피아노가 정 없으면 조율이 다 풀리고 오래되서 거의 다 고장난 교회 피아노로도 연주회를 하곤 했고 

'음악을 듣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런 대가 없이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며 

100% 무료 공연 리사이틀을 열려고 했다가 공연 기획사 사람들한테 무산당했다고 하죠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서 작곡가들이나 거장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금방 아실거에요
더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음악의 기쁨을 누리게 하려는 정신은 정말 오랫동안 이어져온 유산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옛날 거장들이 현대에 태어났다면
유튜브와 스트리밍 방송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을겁니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을 정말 잘 안다면..
유튜브와 스트리밍 방송이 클래식 음악의 전통에 위배된다는 결론이 절대 나올수가 없는것이죠

(마지막은 리히터가 영화에서 리스트 연기 햇을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