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나몽 0

원래 아버지가 농장에 닭 키우셧었는데 2월 중순쯤 이제 추위가 가실 거 같다고 닭들이 낳은 알들을 부화 시켜 보시겠다고 하셔서 부화기를 알 16개 들어가는걸로 사오시고 호다닥 호다닥 알 굽기 세팅을 했엇네요. [넣은 알은 15개]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병아리는 저체온증에 걸리기 쉬워서 겨울에 낳으면 안그래도 온도 변화에 약한 애들인데 제가 사는 곳은 좀 많이 추운데라 죽을 확률이 커서 집에서 부화 시키기로 했어요)

요건 1일차때 알 집어넣고 바로 사진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알 집어넣기전에 원래는 베란다 라고 해야되나 서늘한 공간에 알들 놔두었다가 부화기 택배오기 이틀 전? 

거실에 놔뒀었는데 전 사실 저게 서늘한 공간에 있던게 부화가 될까 하고 ????? 상태로 갸우뚱 햇지만 

아버지는 낳은지 일주일 정도면 냉장고에 있던게 아니니까 충분히 부화할 수 있다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었네요.

그리고 주의해야 될게 저는 요 기계가 알아서 다해줘서 중간중간 습도 떨어지지않게 물만 넣어줬었는데

온도는 늘 37.8도 정도로 맞춰주고 습도는 50~75%사이 달걀의 경우 18일까지 전란(알 굴려주기) 을 시켜줘야 한다 하더라구요.

[19일 부터 즉 부화되기 3일전부터는 전란 금지]

그 후 요건 검란하고 찍었던 사진인데 검란이 뭐냐면 착상이 안된 알이나 무정란을 골라 내는 작업이에요. 

이런 게 계속 남아 있으면 부패해서 다른 알들의 부화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골라 내줘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알 넣고 일주일쯤 밤에 불다 꺼놓고 손전등 위에 계란을 바로 올려놓으면 착상이 됬는지 안됬는지 보여요. 

착상된 사진은 알들 스트레스 받을까봐 찍진 못했네요 ㅠ 

비춰봤을때 실핏줄 같은게 퍼져있으면 착상이 된거고 아니면 계란후라이 드셔야 됩니다.

저 가운데에 있는 조금 금간거 보이시나요 어제 아침에 찍은건데요 원래 닭알은 3주가 되면 딱 알 깬다 그러던데

저놈은 성격이 급했는지 삐약 삐약 거리면서 하루 먼저 알을 깨기 시작하네요. ㅎㅎ

그리고 제가 알 부화시키는건 첨이라 실수한게 있는데 3주 되기 3~4일 전부터는 습도를 75% 이상 유지해야 껍질이 좀 연해져서 병아리들이 알 깨기가 비교적 쉽다 그러네요.  (전 60~65% 사이로 물을 줘서;)

그리고 알 깰때는 제 생각인데 일단 애들이 스스로 알을 깨게 냅두는게 좋다고 생각을 해요

다른 분 글을 보니 알 조금 깨졌을때 줄탁동시를 해줬는데 아직 나올 상태가 아니어서 얼마 안가 무지개 다리 갔다는 이야기를 봐서 ㅠㅠ

다만 24시간이 지난뒤에도 못깨고 있으면 그때는 엄마닭 대신해서 줄탁동시를 해줘야 될거 같애요.

그리고 짜잔~  어젯밤에 알을 무사히 깨고 나올까 걱정하며 잠들었는데 다행히도 무사히 알을 깨고 나왔네요.

아마 뽀송뽀송한 병아리를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어머 저건 뭐야 하실 수 있는데 알에서 막 깨고 나온 애들은 털이 다 젖어 있어서 

12시간 정도 말라야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병아리가 될거 같애요 ㅋㅋㅋ

그리고 바로 옆에 알도 막 나올려고 하네요.

그리고 나서 또 한마리가 무사히 알을 깨고 나왔어요 둘 다 촉촉한 검은놈들인걸 보니 

우리집 닭들이 낳은 알이란걸 더 확신하게 되네요 ㅎ

둘 다 세상에 막 나와서 그런가 호달달 떨면서 따듯한 자리를 서로 투닥투닥 하면서 영역싸움을 벌써 하네요 

(머리에 털도 안마른 것들이!!!)

일단 지금까지는 이렇구요 나중에 털 다 말리면 애네는 병아리 집에 바로 넣어줘야 될 거 같애요. 

따듯한 자리 찾겠다고 다른 알들 발로 뻥뻥 차버려서 다른 애들이 스트레스 받을듯요 ㅠㅠㅠ

글을 마치며 생명의 탄생을 신비롭게 3주동안 지켜본 좋은 경험을 했네요.

일단 첫번째 알들이 성공했으니 다음에는 제가 키우고 싶은 오리알 그 담엔 제 동생이 키워보고 싶어하는 칠면조 알도 구해와서 부화 시킬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병아리집에 보내고 나면 연화님 머리에 있는 병아리 칭구도 보여줘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