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얌이 0

안녕하세요 재활용자라입니다

한참 봤던 방송이 하나 사라진다니 참 기분이 이상합니다. 솔직히 편지 길게 쓰려면 얼마든지 길게 쓸 수 있긴 한데 길게 쓰면 괜히 또 읽느라 시간 잡아 먹을 거 같고 하니까 그렇게 길게는 안 쓰겠습니다. 이 방송에서 제 캐릭터가 그런 스타일도 아니고요.

처음 푸얌님을 봤던 게 2019년 4월이네요. 참 오래도 됐습니다. 만으로 3년이 넘었어요. 어쩌다 보게 되었는지 생각해봤는데 어차피 또 시청자 낮은 순으로 쭉 찾아보다 팔로우했겠죠? 참 별 거 없는 이유네요.

그런데 당시에는 게임하는 시간엔 안 보고 하다 보니 잘 안 찾아갔습니다. 그러다가 자주 들어가서 보게 된 건 제가 개국공신으로 있던 방송에서 같은 크루 만들고 나서 막 호스팅 꽂아주고 하다 보니 자주 봤던 건 기억 나네요. 터진 크루라서 길게 이야기는 안 하겠지만, 제가 당시에 이미 푸뱅에서는 악질이었던 게 기억납니다. 꽤 유서깊은 짓거리였네요!

그래서 그날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봤는데 이미 지워진 역사들만 기억에 남네요. 룰렛으로 애교권 뽑아서 애교 시켰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덕분에 애교 대사 폴더도 만들어서 가지고 있습나다. 클립을 저장 안 한 게 아쉽네요. 막방 기념으로 젊은 처자 적 푸얌이를 틀었어야했는데...

그렇게 방송을 계속 봤습니다. 방송 한참 쉴 적에 팔로우 취소할법도 한데 그걸 또 용케 잡고 있었습니다. 막 흡입력이 있는 방송은 분명 아닌데 자꾸 찾아와서 보게 되더라구요. 방송이 완전 집밥아이작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보통 오래 본 방송은 막 접는다고 그러면 마음이 복잡하고 그런데 푸얌님 방송은 그렇지가 않았어요. 무기한 휴방을 한번 봐서 그런 걸까요?

그래도 제가 늘상 말했듯이 현생이 잘돼서 방송을 접는 거라서 해피엔딩이네요. 앞뒤 다 짜르고 건강 때문에 막방 땡긴다고 했을 때는 죽는 건 당연히 드립이지만 어쨌든 건강 상 급한 일이 생겼나 싶어서 나름대로 걱정은 했어요. 맨날 아프다 하는 사람인데 당연하죠. 게다가 그 공지 이후로 월요일 화요일 다 쉬니까 진짜 뭔가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하지만 다행히 일 시작 전에 텀을 두고자 하는 거였네요. 거 괜히 공지 애매하게 하니까 이 사단이 났지 이 양반아

여튼 약간 스트리머 키우기 엔딩 보는 느낌이네요. 목소리에 나 어려요 하는 게 묻어있던 애기푸얌부터 시작해서 점점 세월에 목소리가 찌들어가는 걸 보니까...는 아니고. 빵떡이 콩떡이 데려오고 큰 거, 같이 살 짝 찾은 거, 직장 구한거 이런 거 보니까 이제 다 키웠다 싶은 아버지의 시선을 티끌정도는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난 고양이도 반쪽도 못구했는데 부럽네요.

상대가 푸얌이라 그런가 자꾸 쓰다가 헛소리 끼워팔기 하는 거 같아서 여기까지 씁니다. 다 쓰고 다시 쭉 훑어보니까 그냥 푸얌이의 역사 + 헛소리 모음집이네요. 그래도 아까워서 지우진 않으려구요. 

이제 현생을 살아가는 데 기본적인 건 건강 빼고 다 갖췄으니까 잘 풀어나갈 일만 남았네요. 건강해지는 건 불가능하다니까 놔두고 더 아파지지만 마시고, 앞으로 하는 일 다 잘 되시길 바랍니다. 가끔씩 소식 전해주세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낮마다 즐거웠습니다. 행복한 현생 사세요!

자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