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크로넨버그
함부르크
███████
██████
독일
27 01 1951
퍼버시아 블랑
누벨아키텐 보르도
█████
██████
프랑스
블랑에게,
안녕, 블랑. 요즘은 어떻게 지내? 언제부터 우리가 서로 편지를 가끔씩만 보내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 이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잖아. 그래도 우리 안 좋은 감정이 있었어도 그대로 친구 맞지? 적어도 돌아가면 반겨 줬으면 좋겠어. 라구도 많이 보고 싶다.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넌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사람은 보통 다른 친구를 볼 때 자기가 그 친구에게 느끼는 것처럼 그 친구도 자기를 똑같이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대. 최근에서야 에딩거 때문에 느낀 건데 에딩거는 나한테 많이 호감의 표시를 보였거든. 부담스러울 정도로 막 친한 친구끼리 행동하는 짓을 자주 하곤 해. 난 에딩거와 조금은 친한 정도고 실질적으로는 형식적인 비즈니스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막상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함께 지내온 시간이 있어서 에딩거가 날 정말 친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어. 나도 에딩거가 너랑 목소리도 비슷하고 고양이 수인이기도 하니까 처음에 친근하게 느껴지긴 했었지. 그런데 이렇게까지나 날 친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그래서 말이야, 너도 항상 생각하고 있어. 네가 별로 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널 엄청 좋아하고 있을 수도 있고, 너에게 관심이 별로 없어 보이는 사람이 너에 대해 엄청 관찰하거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수도 있어. 너는 라구와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별로 관심을 주지 않으려 하는 것 같던데 그래도 너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거야. 어쩌면 바에 찾아오는 손님들 중에서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 단순히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만 생각하면 안 돼. 그 사람이 날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어쩌면 네 생각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거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네 부탁으로 날 도와주셨던 네 친구분, 가면을 쓰신 분도 말이야. 바스테트 님이라고 하셨나?
[Rosé Kronenbourg]
로제 크로넨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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