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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단편/재회

벨루안
2019-10-20 22:27:10 281 2 6

버려진 폐건물.

뚫려진 천장으로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고, 주변에는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 부서진 잔해들만이 널려 있다.

그런 스산한 분위기 속에 두 실루엣이 보인다.

비를 맞으며 서있는 모습은 일군을 지휘할 듯 한 기세였지만, 주변의 어린 기운은 분노하고 있었고 또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푸른 백발의 여인이였다.

쓰러진 남자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있었으며 각혈을 포함한 기침을 끊임없이 해댔고, 팔다리가 하나씩 사라진, 사지 멀쩡한 모습은 아니였다.

푸른 백발의 여인이 말을 꺼냈다.

“너... 왜... 꼭 그 선택 이였어야 했어?”

“쿨럭... 크흐흐흐흐... 보스도 잘 알잖아? 내 상황이... 쿨럭! 어땠었는지 말야... 큭...”

“아무리 그래도...”

“보스... 쿨럭... 이제와서 얘기하기엔... 늦은거 알잖아...?”

남자가 보스라 불렀던 푸른 백발의 여인은 말이 없어졌다. 내리는 빗방울소리와 남자가 내뱉는 피 끓는 기침소리만 한동안 들려왔다. 이윽고 남자가 다시 물어봤다.

“다친 사람은 있어?”

“없어... 기적적이게도 말이지...”

“훗... 그거 참 다행이네... 쿨럭!”

“그나저나... 저 문양은 뭐야.”

여인은 폐허 한 가운데에 커다랗게 남겨진 이형의 문양을 가리켰다. 주변은 처참했지만, 그 문양만은 누군가가 섬세하게 조각 한 듯이 남아있었다. 남자는 힘겹게 고개를 돌려 문양을 바라보았고,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거... 내 고향에 있던... 쿨럭! 크윽... 내 가문의 문양이야... 근데 저게 왜 여기에...”

“니가 만들었으니까... 기억 안 나겠지만.”

“쿨럭... 그래... 그런건가...”

둘은 또다시 말이 없어졌다. 내리는 비의 기세가 점점 강해질 무렵, 남자가 다시 말을 꺼냈다.

“보스... 이만... 끝내야지... 해야할 일이... 남았잖아?”

철컥.

여인은 품속에서 커다란 총을 꺼내 쓰러져 있는 남자에게 겨누었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보며 힘겹게 웃으며 말을 꺼냈다.

“어이 보스... 내가 늘 좋아하는거 알지...?”

탕!

한 발의 총성이 폐허를 울렸고 여인은 빗속에서 조용히 말했다.

“당연하지 임마...”

비는 더욱 거세졌고, 흐르는 빗물은 여인의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


‘인간이 올바른 믿음을 가지면 신이 되고, 신이 그릇된 믿음을 가지면 괴물이 된다.’

XXXX년, 인간은 한발자국 더 진화했다.

올바른 믿음을 가진 인간은 기적을 일으키는 신이 되었다. 신인류가 탄생한 것이다.

처음에는 기적을 일으키는 신인류와 그렇게 되지 못한 구 인류는 대립했었다,

말다툼, 폭력, 전쟁.

그러나 오랜 폭력에 지친 두 진영은 차츰 서로를 인정하게 되었고,

화합과 평화의 길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절차였다.


어느 날 이였을까?

어느 나라, 어느 도시, 어느 마을.

괴물이 나타났다.

괴물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도시를 처참하게 파괴했으며, 나라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괴물을 퇴치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경악하고 두려움에 떨었다.

괴물의 정체는 신인류.

그리고 괴물은 여기저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맨 처음에는 괴물이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대해 몰랐다. 세계각지에서 내놓으라하는 과학자들이 모여 이에 연구하였다. 그리고 뜻밖의 결과를 내놓았다.

“신이 된 인류가 자신이 처음 가졌던 믿음을 그릇되게 해석하면 신은 괴물이 된다.”

통칭 『신격괴이화현상』 이 처음 공개될 때의 말이였다.

괴물은 계속 나타났고 이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하나의 대책을 내 놓았다.

‘하나의 세계적 대책기관을 마련하자.’

이에 탄생한 기관이 바로 대 괴물 전문 대책 기관 [G.I.D](God Is Dead) 이다.


-----------------------------------------------------------------------------


오늘도 진한 코코아향기와 함께 G.I.D의 특수작전1과의 아침이 시작된다.

“흠~ 오늘도 향기가 좋네~”

“지랄말고 그냥 지나가세요? 뒤지기 싫으면?”

“어이구~ 오늘도 그 입은 건강하네요. 큭큭큭.”

지나가는 대원들이 웃으면서 말을 꺼냈고 이에 코코아의 주인인 팀장, 빌런캣이 거친 욕설로 받아쳤다.

“보스! 이것 좀 봐야 할꺼 같은데...?”

“뭔데? 심각한거 아니면 죽... 야. 이거 뭐야? 어디야?”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요원 하나가 심각하게 빌런캣을 불렀고, 빌런캣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갔다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화면에 보이는 것은 끔찍했다.

초토화된 마을, 끔찍한 상태로 난자되어있는 피투성이 시체들, 그리고...

“보스... 이거... 3년전에...”

“...맞아. 근데 이게 왜 여기 새겨져 있는거야...”

화면 한 구석 벽에 피로 그려진 이형의 문양.

3년 전 사건에서 본 어떤 가문의 문양.

바로 빌런캣 자신의 손으로 죽인 부하가 알려준 가문의 문양이였다.

“그 자식은 죽었는데... 야 여기 어디야?”


-----------------------------------------------------------------------------


시끄러운 프로펠러소리가 가까워진다.

폐허가 된 마을 외곽에 G.I.D가 박힌 헬기 한 대가 내려왔다.

“보스! 혼자서 괜찮겠어? 지원 안필요해?”

“됐어! 여긴 나 혼자 조사할께!”

“그럼 뭐 필요하면! 무전기로 불러!”

헬기에서 내린 빌런캣은 무전기를 툭툭 치며 자신감있는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윽고 헬기는 시야에서 점점 멀어졌고, 빌런캣은 머리를 정돈하고 마을을 향해 걸어갔다.

“으... 썩을... 올라오네... 우욱...”

마을은 이미 기관에 의해 격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리는 안 해놓은 듯 곳곳에 부패해가는 시체들이 즐비해있었다. 시체에는 파리와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고 일반인 이였다면 벌써 개워내고도 남을 비주얼 이였다.

“이런거나 좀 치워주지... 그러니까 아마 여기쯤인거 같은데... 찾았다.”

빌런캣은 벽 앞에 섰다. 벽에는 피로 그려진 이형의 문양이 이미 굳은 듯 갈색을 띄고 있었다. 인상을 쓰며 벽 앞에서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저 멀리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린 순간, 부서진 잔해 뒤로 검은 그림자가 지나갔다.

“잠깐! 누구야! 거기 멈춰!”

빌런캣은 검은 그림자가 사라진 잔해로 달려갔다. 검은 그림자는 마치 술래잡기를 하듯 또 다른 잔해 뒤로 달려갔고 빌런캣은 검은 그림자를 계속 쫒아갔다.

검은 그림자는 황폐화된 마을에서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커다란 건물로 들어갔고, 빌런캣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들고 조심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 들어가자마자 지금까지 도망쳤던 검은 그림자, 누더기를 뒤집어 쓴 인물이 뒤를 돌아 서 있었고, 빌런캣은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거기! 손들고 뒤로 돌아!”

빌런캣의 말에 그 인물은 뒤로 돌아 누더기를 벗었다. 


그리고 빌런캣은 경악했다.


“안녕? 보스? 오랜만이야?”

“너... 그 때 죽었던게...?”

“아! 그간 잘 지냈어? 난 참 바빴어. 보스의 손에 죽어있었으니까 말야! 그거 알아? 죽는 것도 꽤나 바쁘고 재밌더군! 뭐... 하지만 괜찮아! 이렇게 직접 만났으니까 말야! 내가 죽어있는 동안 생각했었는데 말야? 우리 사이엔 꽤나 의견차가 있었다고 생각해. 분명히 말야!”

“닥쳐...”

그 남자는 마치 과장된 듯한 몸짓과 말투로 얘기를 했고 빌런캣은 인상을 쓰며 말을 잘랐다.

남자는 순간 끈이 끊어진 인형처럼 침묵했고, 빌런캣은 총을 장전하며 말했다.

“G.I.D의 특수작전1과 팀장 빌런캣. 지금 이 시간부로 네뷸라 스트로베리를 S급 괴물의 재림으로 인정, 제거작전을 시작한다.”

“...... 큭.... 크흐흐흐흐.... 크하하하하하하하하!!!!!”

네불라 스트로베리라 불린 남자는 빌런캣의 말을 듣고 미친 듯이 웃었다. 그러는 사이 그의 등 뒤에서 인간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괴상한 촉수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그래... 대장... 그래야 대장답지. 맞아... 내가 생각하는 대장 그대로야... 그날 우리사이의 의견차는 풀고 가자고... 좋아... 아주 좋아... 아주 좋다고! 크하하하하하!!!”

그렇게 남자는 미친 듯이 웃으며 빌런캣에게 돌격했고, 빌런캣은 차분하게, 냉혹한 눈으로 달려오는 남자를 겨누었다.

그리고 둘은 맞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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