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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릴레이소설] 1회차 : 고등어와 로봇

어디에든있는트수
2019-04-21 05:04:20 189 2 2

1.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눈 앞에는 하얀 책상 위에 검은 램프가 있을뿐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몇 시 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검은 램프가 있는 책상으로 가봤다.

책상 위에는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고,

종이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었다.

‘고등어를 조심해라.’


‘고등어를 조심해라’ 라니 무슨 암호같은 것일까… 일단 해답이 금방 나올것 같지는 않으니

종이에 적혀있는 문구 해석은 나중으로 미뤄두자. 지금은 주변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것이 먼저인거 같다.


2. 내 발 걸음거리로 10발짝이 채 안되는 정사각의 방이다. 

문은 보이지 않는다. 

여긴 도대체 어디이며, 나는 여기 어떻게 들어왔는지 너무 궁금하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주위가 환히 잘 보이는 이 방에는 

높이를 가늠할 수도 없을 정도로 천장이 위에 있다. 

천장 위에 창이 나있는건가..?

빛은 어디서 들어오는 걸까?


하얀 빛은 분명 하늘이 아니라 인위적인 불빛.

왠지 친구들의 장난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행복회로를 돌려보고 싶은데,

이런 구조의 방을 만들어주면서 까지

장난을 쳐줄 친구는 나에게 없다.

영화에서 몇 번 본 스토리에서… 알았다!

올드보이구나. 이제 군만두만 기다리면 될까?

아니면 섀도우 복싱이라도?


...쓸데없는 망상은 그만두자 지금은 여기서 빠져나가는걸 우선으로 생각해야하니까... 

그런 생각으로 나는 벽을 더듬어나가며 다시 방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방 한바퀴를 거의 다 돌았을까 나는 버튼처럼 튀어나와 있는 벽을 발견하였고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나는 그것을 눌렀다. 그러자 은은한 빛이 비췄던 방이 갑자기 화악하고 밝아졌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판타지에서나 나올 법한 숲속에 놓여 있었다…


3. 꿈인가?

갑자기 변한 주위 환경에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고, 온 몸에 서늘하게 한기가 들었다.

“후...후우”

??!??!????????!?!!!!

사람?????

“정신이 드세요? 괜찮으세요?” 나는 물었다.

이 사람, 아무리봐도 며칠은 굶은 듯 안색이 좋지 않았다. 며칠을 굶었던지, 아니면 어딘가 아픈게 분명하다. 그래도 이 공간에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 나는 안심했다.


아픈 사람을 내버려 두고 이 곳을 탐험하는 것도 재밌을지 모르겠지만,

인륜에 벗어나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단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다른 사람들을 찾아볼게요!”

쓰러져 있는 사람을 편한 자세로 눕힌 뒤 다른 사람을 찾기 위해 뛰려 했는데

‘쿵’

강한 충격이 들었다.

화면만 바뀐 것이었지 여전히 방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나는 숲으로 이동된 것이 아니라 단지 방의 풍경이 숲처럼 바뀌었을 뿐인건가? 만약 그렇다면 갑자기 나타난 이 사람과 이 한기는 무엇인가… 미스테리가 풀려가기는 커녕 점점 쌓여만 가고 있다… 일단 이 사람이 깨어날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거 같지만 여기가 아까 그 방에서 모습만 변한 것이 맞다면 음식도 물도 없는 이곳에서 오래 버틸 수 있을리도 없다. 그런 생각을 한 나는 일단 그 사람을  깨워보기로 결정했다.


4. “저기요..?”

“으..으ㅡㅡㅡㅡ”

“저기요, 제 말이 들리시나요?”

눈을 감은채 누워있던 사람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눈을 떴다.

“실험체 TCV-342, 확인 완료. 실험을 시작합니다.”

“으악!”

갑자기 뜬 눈은 사람의 눈이 아닌 로봇의 눈이었다. 아니 화면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면 눈이라도 사람처럼 그려주지…

그나저나 실험체라니.

이게 무슨말이지?


“실험체 TCV-342, 보호대상 설정 완료.”

아, 이게 그 뭐냐, 기억상실에서 처음 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전개의 이야기 같은건가?

아무튼, 이 좁은 방에서 무슨 보호대상이라는건지.

“어… 처음뵙겠습니다.”

일단 예의있게 가보자.


“경고, 위험 감지. 실험체 TCV-342 우선보호대상 보호막 발동”

ㅁ...뭐? 위험 감지? 보호막 대체 무슨소리지?

쾅! 그렇게 생각한 순간 엄청난 폭음과 함께 지금까지 내가 있었던 방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떠보니 내 눈 앞에는 방금까지 누워있던 로봇이 내 앞에서 보호막 같이 보이는 막을 펼치며 서있었다.


5. “뒤로 물러나세요.”

“네???”

“파편 조심하시구요. 다치신데는 없으시죠?”

“네??????”

“폭발 후 불어오는 후폭풍때문에 많은 실험체들이 목숨을 잃어서 제가 개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뵙겠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당신을 안내하게 될 @#%$#^(@#%)$#@”

“네??????????? 저기요 이름은 말을 해주시..”

로봇이 갑자기 내 목 뒤를 후려치며 나는 정신을 잃었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눈 앞에는 하얀 책상 위에 검은 램프가 있을뿐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몇 시 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2회차란 말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빠른 진전을 위해

아까 누른 버튼을 눌렀다.

뚜…

뚜…

뚜…

철컥.

“네 맥도날드 주문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와, 맥너겟이라도 시켜야 하나?


“...장난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실험체 TCV-342.”

방금 전까지 맥도날드 직원처럼 행동하던 음성은 방금 전 초기화 되기 전까지 나와 대화하던 로봇의 음성과 똑같았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죠? 여기는 어디입니까? 그리고 당신은 대체 누구죠?”

“저는 당신을 ‘고등어’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드로이드입니다.”

“고등어? 종이 위에 놓여있던 ‘고등어를 조심하라’의 그 고등어를 말하는거야?”

“자세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실겁니다.”


6. 문이 없던 방의 한 쪽 벽면이 열리면서, 아까 보호막을 씌워주었던 사람? 로봇? 이 방으로 들어왔다. 자신이 안드로이드라고 소개했으니 로봇이겠구나… 

“저는 여기 왜 온거죠? 분명 전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서 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일단 자세한 사항은 설명드릴 시간이 없어 죄송합니다. 아무런 고지 없이 TCV-342를 데려온 것에 대해서는 연구진 모두가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희를 도와주시는 일이 전 인류의 미래를 구하는 것이라고만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니 도대체 무슨일이길래 인류를 구하느니 마느니 해요. 저는 그냥 학교다니는 대학생이라구요.”

로봇은 아무말 없이 열린 벽 안으로 나를 안내했다. 

벽 너머 보인 풍경은 내가 늘 봐오던 등하교길. 

“어? 여기 우리동네네요?”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지금 다른 우주의 같은 공간에 있습니다.”

“...?! 무슨말씀이세요? 이게 지금 제가사는 북변동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이곳은 북변동이 맞습니다. 다만 실험체가 살고있는 북변동은 아닙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말을 계속 들어보기로 하고 침묵을 유지했다.

“지금 이 우주에서 북변동은 일본의 통치령입니다.”

당황스러운 말이었지만, 지금 이 상태까지 겪은 상황에서 의문을 갖기도 지쳤다.

“그래서 저를 왜 여기에 데려온 것이죠?”

그냥 이제 알고싶은 것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고 싶어졌다.

“당신이 이 우주에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휴먼.”

안드로이드의 말이 끝나자 보이지 않던 문이 다시 한번 열렸다.

안드로이드가 열어주지 않았다면 그냥 또 벽에 부딪칠 뻔 했다. 

유리 한번 겁나 깨끗하게 닦는다.

그리고 나를 맞이한 풍경은, 너무나도 놀라웠다.

하얀 벽이 나를 옥죄는 듯 당당하게 세워져 있고,

중앙에는 이 곳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높을 고, 등급 등, 말씀 어를 써서 고등어라는 독립 단체죠. 당신은 선택받은 존재입니다.”


7. “고...등어? 이게 바로 그 쪽지에 적혀있었던 고등어의 정체인가?”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고등어라는것은 독립 단체의 이름입니다.”

“ㅈ...잠깐만 뭔가 말이 이상하잖아? 너 나한테 맨 처음 자기 소개할때 날 고등어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 않았어?”

갑자기 말투가 반말이 되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그만큼 지금의 나는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그때 로봇이 나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 그것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될때 말씀드리겠습니다. 따라오시죠.”

“...”


“그 고등어는 가짜일세! 어서 그 로봇에게서 물러나!”

거대한 굉음과 함께 안드로이드는 반토막으로 갈라졌다.

“어디 다친데는 없나?”

반토막이 난 안드로이드에 벙 찐 나의 눈에 보인건

6척 장신에 붉은 얼굴, 아름다운 수염을 가진 아저씨가 서 있었다.

“내 소개가 늦었군. 나는 HKD. 본명을 가리고자 했지만, 지금은 급하니 그냥 홍길동이라 부르게.

진정한 독립 운동 단체 활빈당의 리더지.”

당황스러운 나에게 홍길동은 검을 건냈다.

검 날에는 날카로운 체인소우가 붙어있었다.

“받게, 이게 진정한 고등어일세. 이 검은 자네만 파괴할 수 있어! 어서 이 문을 뚫고 달려가 이 검을 파괴할 수 있는 용암에 던져버리게!”


내 손에 쥐어진 고등어는 실제 고등어를 닮아있었다. 푸른 빛을 띄며 날을 세운 톱날이 마치 고등어 등 지느러미를 보는 듯 했다. 자신을 홍길동이라 칭하는 자는 그렇게 나에게 고등어를 넘겨주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そこの君、止まれ。(거기 당신 멈춰)”

응?? 일본사람? 어디서 들리는거지?

주위를 둘러보니 국사책에서나 봤던 일제 점령기때의 일본 군인이 총구를 겨누고 서있었다. 

“君、どこの所属だ?(당신, 어디소속이야?)”

일본 군인의 어깨에 매달린 작은 스피커에서 작은 소리로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들렸다.

“저….저는…”

난 어디 소속인가?

활빈당? 고등어? 

고등어를 조심하라고 했는데…

정답은 뭘까?

나는 살수 있을까?

살고싶다.


-The End-


본 소설의 저작권은 트위치 아이디 srdffg, samsons_choice, 그리고 winkarrot에게 있습니다.


남김말.


강하게 자라거라. - 무책임한 어른 (남, 30세) winkarrot

강하게 자라기는 개뿔… - 그 다음 차례 (남, 21세) srfdffg 

강하게 한번만 더했다간 내가 강하게 키워준다. - 첫 타자 (남, 32세) samsons_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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