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변에 괜찮은 미용실이 있어서 집 가면 잘라야지 하면서 거의 2달 정도 안 잘랐던 나
어린이날+어버이날 콤보로 집에서 쉬던 중 머리가 너무 긴 거 때문에
아 이젠 잘라야겠다 마음은 먹었지만 괜찮은 미용실은 예약제였고 예약이 귀찮아서
그냥 앞에 상가 미용실을 가봄
커트 9000원
이 문구를 보고도 들어간 게 실수였음
들어가자마자
색은 달랐지만 정확하게 디자인의 중절모를 쓴 아재가 모자를 벗더니 앉으라고 함
그렇게 코리안 인디아나 존스에게 머리를 맡긴 나는 그냥 깔끔하게 머리를 쳐달라고 부탁함
그러자 그는 "요새 레트로가 유행이잖아, 그러니까 옛날에 유행하던 포마드(?)로 해줄게"
패알못인 나는 옛날에 유행하던 포마드가 뭘까 고민을 했어야 했음
그는 나의 머리카락을 갈기갈기 숭덩숭덩 잘라버렸고
너는 2:8 가르마가 어울릴 거 같다는 말과 함께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바리깡으로 라인을 촥촥촥 그어버렸다
그렇게 컷을 마치고 머리 감으면 된다 해서
이제 머리를 감으러 셀프 샴푸하러 감
(이름만 블루클럽이 아니지 그냥 블루클럽임 정말 ㅂㄷㅂㄷ)
샴푸를 하려고 물을 적시고 샴푸를 비비자마자 아까 라인을 친 곳에서
내 소중한 머리카락들이 투두두둑 떨어짐....
그래도 쫄지 않고 "다음부터 오지 말자"라는 마음다짐과 함께 샴푸를 하고 수건으로 머리를 닦는데
갑자기 코리안 인디아나 존스님께서 다시 날 잡고 의자에 앉힘.
??? 하면서 쳐다보니
"원래는 안 해주는 건데 학생은 스타일링 해줄게"
라며 왁스를 덕지덕지 붙이시더니
나를 어덜트 홍잠언으로 만들어버림
내 옷은 검정이었지만 잠언쓰 옷처럼 옷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고
아저씨는 흐뭇하게 바라보며
"다음번에 또 오면 이 머리에 맞는 펌 해줄게"
라고 하심...
'아 감사합니다 ㅎ'
라는 말과 함께 결제하고 바로 집으로 달려가서 머리를 감음..
그리고 집에 가자마자 들은 말은
김정은 컷이냐 였음
엉엉 엉겅퀴 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