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 늦게 와서 생방 끝나갈 쯤에 맥주 마시면서 킹시보기 봐야겠다고 말했던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추천했던 사람이기도 하구요 ㅋㅋ
고궁투어를 테마로 잡으셨다고 해서 어떻게 다니셨는지 궁금해서 킹시보기를 난생 처음으로 돌려봤습니다 ㅎㅎ
뭔가 정리해서 글을 쓰고 싶은데, 방송 들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그냥 저도 하나씩 쓸게요
우선 첫날 보신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십일면천수관음(얼굴이 11개, 팔이 많이 달린 불상)은 정통 불교에서는 제작되지 않은 불상입니다. 밀교의 영향을 받은 불상이에요. 한국을 대표하는 불상은 석굴암에 있는 불상이라고들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천수관음처럼 밀교적인 불상보다는 '정통' 불상들이 많이 주목된 거 같아요ㅜㅜ. 밀교적인 불상은 일본에서는 오히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인상깊게(?) 보신 천수관음에는 이름처럼 손이 천 개씩 달리진 않았지만, 그 대신 천수관음상을 진짜 1000개 조성해서 모셔둔 산쥬산겐도(교토, 삼십삼간당)도 그렇고, 일본 사원 곳곳에 있는 '부동명왕' 같은 명왕이나 우락부락하게 생긴 사천왕들도 다 밀교의 영향을 받은 불상들이에요! 아무튼.. 한국에서는 석굴암이나 반가사유상 같은 것이 중점적으로 다뤄지는데, 천수관음처럼 우리 입장에서는 색다른 불상들을 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니 참 좋네요 ㅋㅋ.. 저도 시간 나면 가봐야겠어요~
그리고 머리 위에 화려한 관을 쓰고 있는 불상은 부처가 아니라 보살상이에요. 관세음보살이나 문수보살 등등.. 절 같은 곳 가면 가운데에 있는 큰 불상 양 옆에 화려한 관이나 장식물을 지니고 있는 보살들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걸 옆에서 시중을 든다는 의미의 협시보살이라고 부른답니다~ 불상은 종류도 다양하고, 들고 있는 물건(지물)이나 자세, 수인(손모양) 같은 요소들로 상징하는 것들이 많아서 알면 알수록 재밌는 거 같아요!
그리고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을 가셨군요!! 사진 봤는데 미세먼지도 심하지 않았던 거 같아서 다행이네요 ㅋㅋ 그리고 화요일은 경복궁 휴궁일이에요 ㅜㅜ 저도 예전에 경복궁 보러 갔다가 화요일이어서 대신 덕수궁에 갔던 적이 있어요 ㅜㅜ 여행가시기 전에 말씀드릴 걸 그랬네요... 화요일에 가실 줄은.. 참고로 월요일은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이 쉬고, 화요일에는 경복궁, 창경궁이 쉬어요! 그리고 외국인이랑 사진 찍었다는 얘기 하시면서 보여주신 사진은 창덕궁 낙선재인 거 같아요. 현판에 그렇게 적혀있네요. 아마 사진 순서가 잘못 되었거나 다른 곳이 아닐지..?
고궁 건물 위에 있는 작은 조각상들은 '잡상'이라고 불러요. 잡상들은 서유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형상화해서 만든 것들이라고 하는데, 건물의 규모에 따라서 지붕에 올라가는 잡상의 갯수도 달라진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경복궁 경회루에 있는 잡상이 13개로 가장 많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문 사이로 찍은 사진이 있어서 생각났는데, 옛날 건물들은 집 주인이 집 안에서 바깥쪽을 바라볼 때, 문이나 창문으로 보이는 경치를 마치 액자에 담는 것처럼 의도했다고 해요. 그래서 정자나 별장 같은 옛날 건물들 가면, 문틀이나 기둥 사이로 보이는 경치가 가장 멋지다고 하네요~ 한국의 전통적인 정원 조성을 '차경'이라고 하는데, 이게 자연으로부터 경치를 빌린다는 뜻이에요. 중국이나 일본의 정원과 다르게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지 않고, 자연 속에 건물을 놓아두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창덕궁 비원은 일제강점기에 붙은 명칭이고, 원래는 궁궐 뒤편에 있는 정원이라는 뜻에서 '후원'이라고 불려왔어요. 요즘은 원래 명칭을 따르자는 의도에서 후원이라고 부른답니다! 창덕궁 후원도 정말 좋은데, 예매를 해야했군요 ㅜㅜ 가을에만 경쟁이 심할 줄 알았는데, 겨울에도 그럴 줄이야.. 저는 여름에 갔었는데 딱히 예매 안 하고도 갈 수 있었거든요 ㅜㅜ 한국의 정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서, 다음에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 번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창경궁의 정원도 비슷한 느낌인데, 다녀오셨다니 다행이네요 ㅋㅋ 올해부터 창경궁 야간개장도 하는데, 밤에 가도 정말 좋았어요!
덕수궁 앞에서 보셨던 수문장 교대식은 원래 경복궁 광화문에서도 하는 행사에요. 화요일에 휴궁일이었지만... 매일 하는 행사고, 하루에 몇 번씩 해서 생각보다 보기 쉬운 행사랍니다.
고궁 천장 무늬에 주목하시다니... 볼 줄 아는 분이군요 ㅜㅜㅜ 저도 천장 무늬를 항상 보는데, 인상 깊게 봤던 두 가지를 말하자면, 하나는 5대궁 정전(임금이 정무를 보던 사무용(?) 건물) 천장에는 용이 있어요. 용 발톱 개수에 따라서 황제의 나라인지, 제후의 나라인지를 구분한다고 합니다 ㅋㅋ 그리고 경회루 천장 무늬가 인상 깊었어요. 경회루 2층은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가장 안쪽과 중간, 그리고 바깥쪽의 천장 무늬가 다 달라요! 경회루도 1층의 기둥 모양부터 참 얘깃거리가 많은 건물이지만.. 너무 길어진 글이 더 길어질 거 같으니 생략 ㅠㅠ
아, 궁궐 내부 사진으로 찍으신 사진에 일월오봉도(해랑 달이 있는 그림)가 있던데, 그 그림이 왕과 왕비를 상징하는 요소에요. 왕실행사를 그린 의궤를 보면, 왕이나 왕비 같은 핵심 인물들의 모습은 그려져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뭔가 사람이 있어야 할 거 같은데 비어있고, 그 뒤에 일월오봉도가 있으면 거기에 왕이 자리한다는 걸 알 수 있답니다~
생방을 봤다면 채팅으로 부지런히 TMI를 쏟아냈을텐데... 그러지 못하고 여기에 풀어놓았습니다 ㅋㅋ..
여독 잘 푸시고 내일 생방 때 볼 수 있길!
염소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