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계획이 모조리 망하고 있다가 부산에 갔다온 이야기
BUSANTRAVEL 2020입니다
BUSANTRAVEL 2020 1편-어쩌다보니 폭우를 피한 여행이 됐다
BUSANTRAVEL 2020 2편-매콤함의 대잔치! 오륙도 낙지볶음
BUSANTRAVEL 2020 3편-부산이 선택한 돼지국밥! 양산집
BUSANTRAVEL 2020 4편-부산의 명물과 함께하는 1일차의 저녁
BUSANTRAVEL 2020 5편-새 아침에는 새 국밥이 함께한다
BUSANTRAVEL 2020 6편-만원에 이정도 스케일의 목욕을?!?!인생 첫 허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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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심청에서 목욕도 마치고 이제 다음 행선지로 가기...전에! 카페를 가자고 합니다.
그렇게 멀지도 않습니다. 온천장역 근처에 있는 곳이었는데 저는 착오를 해서 카드를 찍고 말았습니다
뭐야 내 1250원 돌려줘요
이번에 들르는 카페는 모모스카페입니다.
뭐 어떤 바리스타 국제대회의 우승자가 운영하는 카페로서 옆에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어떤 분이 부산여행기에 "님 부산명물 모모스 가심?"이라고 하셨는데, 눈치도 빠르셔라
카페지만 정말 커피위주로만 있던 메뉴 구성입니다. 가격은 글쎄요, 명인프리미엄을 생각하면 딱히 쎄진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오늘의 핸드드립이 대표메뉴이고 커피가 아닌 메뉴는 3~4개 뿐이었습니다
디카페인은 핸드드립이 안되고 오로지 머신으로만 추출한다고 합니다. 서럽다 서러워
그렇게 한잔씩 주문하고 커피만 마시고 가기에는 좀 그러니 이런저런 디저트도 챙겨왔습니다
레돌이가 이집 티라미수가 맛있다길래 하나 집고 그 외에 맛있어 보이는걸 집었습니다
카페인이 안받는 사람의 유일한 희망 디카페인 커피입니다.
그냥 머신으로 추출해서 그런지 평범했습니다. 다만 원두는 좋은지 맛이 어느 한쪽으로 팍 튀진 않았습니다
이게 뭐였더라...아마 카카오닙스 피낭시에였을겁니다
피낭시에치곤 좀 뻑뻑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고 카카오 닙스의 쌉쌀한 맛이 괜찮습니다
여름에 제철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메론케이크입니다
인위적으로 단맛을 집어넣지 않아서 메론 고유의 향과 맛이 느껴졌습니다. 과장해서 여기에 프로슈토를 얹어먹어도 되겠어요
그리고 레돌이가 적극적으로 골랐던 티라미수. 괜히 이건 꼭 먹어야 한다고 한게 아니었습니다
아주 꽉꽉들어찬 크림치즈와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코코아파우더가 단맛의 균형을 잡아줬습니다
물론 양과 가격, 맛을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 최고 티라미수는 코스트코 티라미수입니다만, 이것도 최고입니다
적절하게 쉬었다가 진짜 다음행선지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 카페가 카페치곤 분위기가 전통적이어서 왜 그런가 했더니
레돌이 피셜로 이 집이 원래 한정식집이었는데 그게 장사가 잘 안돼서 인수 후 카페로 바꿔서 그렇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간 다음 행선지는 범어사입니다.
마음도 심란하던 차에 레돌이가 범어사에 가자고 해서 바로 찬성을 했었습니다
이 당시 범어사가 판데믹 여파로 운영을 중단했단 소식을 듣고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전화해보니 한다고 했습니다
근데 범어사역앞에 바로 범어사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서울대입구역도 바로 서울대가 안보였는데 여기마저...!
"아, 이건 택시를 안타고 가면 개고생각이다"싶은 직감이 들어서 바로 역 출구에서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그리고 그 직감은 너무나도 잘 적중했습니다. 범어사가 엄청나게 깊숙한 산에 있었더라고요
마치 어릴때 도선사나 해인사를 간 그 느낌이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무사히 범어사에 도착했습니다. 절을 찾아온건 정말 오랜만이 아닌가 싶습니다. 10년은 됐을 것 같아요
관광지로도 유명한 범어사라지만 역시 이시국은 이시국인가 본지 정말로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평일이라 그랬을수도 있지만 시설도 닫힌 곳이 몇몇 있었습니다
절 입구에 있었던 7층 석탑
일단 저는 무교 스탠스지만 불교를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절이 굉장히 익숙합니다
절에 왔으면 당연하게 대웅전을 가야합니다
허나 대웅전을 향한 실은 매우 험난하기만 합니다
대웅전을 향한 필수 관문 천왕문입니다. 4천왕상이 세워진 곳이기도 하며 모든 절에 있는 시설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4천왕을 향해 인사를 했습니다. 그냥 지나가면 예의가 아닙니다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을 자세히 보면 문이 일직선상으로 배치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의도였을까요? 악령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설계해서 그런걸까요?
저 문을 지나면 대웅전 직전에 누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마도 여기는 백일기도같은 장기간 기도를 하는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대웅전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한산하다면 한산하고, 사찰에 걸맞는 분위기였습니다
절에서 가장 중요한 대웅전. 먼저 이곳에서 절을 좀 했습니다. 발이 너무 아파서 합장으로 대체했지만요
해가 쨍쨍하지 않으면서도 엄청 흐리지도 않은 산 속의 절이었습니다
레돌이는 정말 절실한 무언가가 있었는지 대웅전말고도 모든 불상 앞에서 절을 했습니다
산이라서 그랬는지 까마귀도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영웅들이여, 내 저주를 피하고 싶다면 공물을 모아라
참 조용하게 심란했던 마음을 돌아보고 성찰하게 된 범어사였습니다
가끔은 이런 느낌이 여행 중에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2년전 일본여행에서도 스가신사를 갔겠습니까
갈땐 택시를 타고 왔지만 다시 시내로 돌아갈 땐 순환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갔습니다
요새 마음도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세상과 단절할까란 충동감도 스멀스멀 올라왔었는데, 이번 범어사에서 많은 걸 생각했습니다
인자한 부처님은 저에게 어떤 답을 제시하셨을까요?
계속......jadon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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