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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구리리누나 단편팬소설 『이 노래를 그대에게』

쥰리유
2019-05-11 22:46:03 301 8 7

*주의 : 이 글은 픽션에 불과합니다. 99.9%의 상상 0.1%의 현실에 불과한 글이니 지나친 과몰입은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구리리 누나께 피해가 가거나 혹은 그 밖에 문제가 될 시 곧바로 삭제조치 하겠습니다. **

*** 잔잔한 노래와 함께 감상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추천곡 : 에일리[Heaven] or BEAST[비가 오는 날엔] ***



 누나는 오랫동안 노래를 불러왔다대략 10여년 전이었나올해 29살이니까구리리라는 예명을 지은 게, 2009년이었으니그쯤 지난 것 같았다누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정말 좋아했고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는 것에 항상 감사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누나는 정말 많이 노력했다아쉽게도 어마어마한 유명세를 가지진 못했다누나가 부르는 주된 노래는 일본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니까유명 소속사에 들어가 개인 앨범을 내지 못했지만누나는 자기 일에 항상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했다간혹 힘들어하는 시간도 분명 있었다그때마다 지켜보는 입장으로서 항상 너무 힘들고 미안한 마음이 들곤 했다그런데도 누나는 겨울을 이겨낸 꽃처럼다시 일어나 노래를 불렀다그 노력의 결과누나는 이제 우타이테라는 분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인이 되었다나는 작고 여린 모습으로 마이크 앞에서무대 앞에서 당당하게 노래하는 누나의 모습이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하지만 모든 일은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비켜요 응급 환잡니다비켜주세요!”

누나 정신 차려봐누나!”

 누나는 갑작스레 큰 사고를 당했다뉴스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사고 중 하나인 교통사고였다.

친구 만나고 올게.’

 활기차게 웃으며 문자를 보내던 누나는 그 길로 사고를 당했다그리 늦은 시간도 아닌 대낮의 도심이었건만놀랍게도 음주운전 사고였다맥주 딱 한 잔 만이라며 대낮부터 술을 마신 인간이 원흉이었다결국 반나절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난 누나의 모습은피투성이가 된 채응급실로 실려 가는 모습이었다그리고 누나의 얼굴을 다시 마주한 건 5시간이 지난 이후였다마스크를 벗고 수술복은 입은 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나는 뛰쳐나가듯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로 향했다.

선생님누나는요누나는 어떻게 됐나요?”

일단 큰 고비는 넘겼습니다.”

아아…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선생님!”

 드라마나 영화에서 마주하던 것처럼 절로 허리가 숙여졌다불행 중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오래 버티진 못할 겁니다.”

선생님그게 무슨.”

부러진 뼈로 인해 심장에 너무 큰 손상이 발생했습니다지금은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만빨리 심장을 이식받지 못한다면일주일을 넘기기 힘들 것입니다.”

 그 말과 끝으로 의식이 끊기고 말았다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누나의 옆자리였다활기차게 웃으며 장난치던 누나는 온갖 기계장치를 덕지덕지 붙인 채힘없이 누워있었다.

누나

 눈시울이 절로 시큰해졌다신도 무심했다아직 앞날 창창한 사람을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거둬가다니억울함에 자연히 이가 갈렸다소리 없는 울음을 토해내며누나의 옆에서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앞으로의 일이 너무나도 막막했다다른 부위도 아니고 심장이다간단히 이식받는 게 쉬울 리가 없을뿐더러수술비용에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할지도 몰랐다머릿속이 막막해졌다.

어떡하면 좋지?”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벌써 사흘이 지났건만누나는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이 상황을 타파할 뾰족한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아니정확히는 딱 하나 있긴 했다정확히는 최후의 수단이긴 했지만지금 이 상황에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과연 누나가 이 방법을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누나를 위해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이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나는 곧바로 담당 의사에게로 향했다.

미쳤습니까절대 안 됩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말이다하지만 의사랑 말씨름하기엔 누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방법뿐입니다누나를 살릴 방법은.”

하지만아무리 그래도……

 의사의 말꼬리가 흐려졌다역시 그 역시도 내심 짐작하고 있던 것일까나는 더욱 목소리에 힘을 더했다.

괜찮습니다누나가 다시 노래를 부를 수만 있다면전 그거면 충분합니다.”

 끝내 침묵을 지키는 의사를 뒤로하고 나는 다시금 누나에게로 시선을 향했다역시 혼날 것이 분명했다하지만시간이 지나면누나도 용서해주지 않을까누나가 다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더 소중했다병실 창 너머 깨어나지 못한 누나의 모습이 눈에 가득 찼다.

누나 행복해야해.’


       ***
 

구하안녕하세요, ‘구리리입니다.”

와아아구모!”

언니 사랑해요!”

 라이브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로부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단순한 무대 인사에 불과했지만무대 위에서 보이는 풍경은 언제나 감회가 새로웠다다시 한번 살아있음에 감사함이 들었다괜히 그 녀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모 몸은 괜찮아요?”

누나 무리하면 안 돼요!”  

 아직 한 달 전쯤의 사고 때문에 안부를 묻는 목소리가 유독 더 귀에 파고들었다하긴 며칠 전에 인터넷 방송 때도 그랬다무려 한 달 만에 방송이며 라이브여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물론 자신을 신경 써주는 그들의 마음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오히려 너무 고마웠다생각지도 못한 그들의 배려심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애써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들의 마음에 대답했다.

이모 아니거든그래도 걱정해줘서 고마워요이제 정말 괜찮아요.”

와아아!”

이모 아프지 마!”

구모구모구모!”

 연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역시 그 녀석도 있으면 좋으련만왼쪽 가슴이 뜨거워졌다더불어 눈시울도.

울지 마울지 마!”

언니 울지 말아요.”

 결국 눈물이 흐르고야 말았다시작도 전에 이러면 목 상하는데기껏 여기까지 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울고만 있을 순 없었다나는 황급히 눈물을 닦아냈다.

걱정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저 안 우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그보다 오늘 라이브 이제 시작해야겠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객석에서 쏟아지는 환호성이란마약과도 같은 쾌감이었다그 녀석도 이 모습을 같이 봤으면 좋았으련만이제 없는 그 녀석을 위해서라도 할 말이 있었다.

여러분 본격적인 라이브 시작 전에제가 개인적으로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는데 혹시 그 노래 먼저 부르고 해도 될까요?”

 지금껏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환호성이 공연장을 뒤덮었다팬들의 대답에 나는 재빨리 무대 옆에 진행팀에 신호를 보냈다진행팀에는 미리 말을 전했으니 아마 이대로 신호 한다면 음악이 흘러나올 터였다.

이 노래는 제가 라이브를 준비하면서 직접 만든 자작곡입니다이 자리에 절 있게 해준 그 사람을 생각하면 쓴 곡이에요그러니 부디 예쁘게 봐주세요.”

 곧바로 마이크를 잡자 쏟아지는 환호성을 뒤로하고 반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잔잔하면서도 애틋한 음악 소리너에게도 제대로 전해질까그 녀석의 환한 웃음을 떠올리며 나지막이 입술을 달싹였다.

<이 노래를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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