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리_ 0

안녕하세요, 구리리님. 작문을 본업으로 삼고 있는 트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공개 펜 레터’를 쓰는 겁니다. 글을 쓰고, 문장을 만드는 것이 일상인지라 다른 분들에 비해 좀 더 능숙해야하고 자신감도 있어야하는 입장에서 이런 글귀로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건 설레는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팬 레터라는 개념을 좋아하지만 개인 사서함을 두들길 만큼 무거운 일도 아니고, 개인 사서함으로 가는 팬 레터를 쓰라고 하면 혼자 과몰입할 것 같아서, 차라리 공개처형 당하더라도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는 좋은 글’을 쓰는 걸 좋아합니다.

결론적으로 이건 이렇게 서두를 띄는 팬 레터입니다. 이런 글을 좋아하실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펜을 들었다가 갑자기 심상이 떠올라서 이렇게 적어보려 합니다. 뭐, 이런 글을 좋아하지 않으시다면 읽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결국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건, 저의 긍정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지도 모른다는 가정 역시 함께하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유튜브 중독자입니다. 정신이 피폐해지면 어떻게든 자가치유가 가능한 영상을 찾아다니는데, 간만에 유튜브 추천칸이 일을 해서 구리리님 유튜브를 알게 되었네요. 사실 조금 벙찐 느낌이었습니다. 나름 제 MP3 폴더의 한 부분을 함께했던 사람의 유튜브를 구경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경험이었으니 말이죠.

그렇게 여러 영상을 접하고 구리리님이 트위치에서 생방을 하고 계신 것까진 알았지만, 자꾸만 오며가며 스마트폰을 들고 있을 때만 방송을 하셔서 오늘처럼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방송을 볼 기회가 없었지만, 결국 오늘 그걸 해내고 말았습니다.

웃음도 많으시고, 유쾌하시고, 감정을 쉽게 표현하시는 모습을 보고 참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제가 치는 채팅에도 자주 반응하시는 모습을 보고, 나의 한 시기를 장식했던 사람과 소통하는 기분이 남달랐습니다. 좀 더 널리 알려지면 시청자 수도 늘고, 채팅 치시는 사람들도 많아지실 테니 이런 기회는 다시없으리라 생각해도 되겠죠. 하지만 구리리님을 아시는 분들이 많으니 그게 당연한 이치고 저 역시도 그걸 바라고 있으니 말이죠.

오늘 보았던 도네이션 중에, ‘살아계시니 신기합니다’라는 문장의 의미는 아마도, 언젠가에 들었던 그 노래의 주인공과 지금 시간을 함께한다는 게 신기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계속해서 그걸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렇게나 마음을 울리던 노래를 부른 사람이 이렇게나 밝은 사람이라곤 예상하지도 못했고, 이런 방식으로 만나게 될 줄도 몰랐으니 말이죠.

갑자기 이렇게 팬 레터를 쓰는 주제에 글이 너무 넘치면 안 될 테니 적절하게 분량 조절 해보겠습니다. 유쾌한 방송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꼭 다시 함께할 기회가 있길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