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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실화 ㅡ

e6cd5
2020-08-08 04:35:56 184 1 0

아버지와 저는 현역 직업군인입니다.

현역인 아버지가 35년 넘으시고, 저도 군생활 하며 겪었으니 괜히 생각나는 건 아닙니다.

후...

대한민국의 모든 공군 장병은, 진주 교육사령부라는 곳에서 훈련을 받습니다. 병사든, 간부든....

그곳에는 "신병 3대대"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과거에 한 훈련병이
자신의 군화끈으로 목을 매달아서 죽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보통 군대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의 물건을 태우는데, 유난히 그 사람이 목매달았던 반대 군화만 타지 않았던겁니다.
그래서 그걸 당직실이 있던 뒷산에 묻었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버지가 새벽에 순찰 하던 도중, 병사 하나가
뇌우가 심하게 치는 저녁에 복도에서 화장실을 보며 울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가까이 가서 왜 우는지 물어보면서 걸어가셨습니다.

그러나 그 병사는 가까이 가보니
조금 흙이 묻은 전투복을 입고

화장실만 쳐다보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멀리서 보았을땐 우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가보니 그저 창백한 얼굴로 화장실을 보며 서 있었을 뿐입니다.
아버지는 그 병사가 어디에 소속되어있는지
소속표를 보았습니다.
1중대 4소대였습니다.

나중에 4소대장에게 잔소리 할 것을 마음에 두시고

아버지도 화장실로 따라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서 보았는데-

왠 군화 한짝이 바닥에 진흙이 묻은 채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대체 누가 보급품을 이렇게 다루냐며 그저 씅질만 내시며 군화 안쪽에 적혀있는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왠지 사람들끼리 수군거렸던 ㅡ
자살했던 병사의 이름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단순히 병사 하나가 장난친것이라 생각하고

그 새벽에 병사들이 있는 내무반으로 가서 모두 깨우고 누가 장난쳤는지 호통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왜 이 밤에 훈련병 혼자 복도에 돌아다니냐고

당장 당직서던 병사들을 불러서 화를 내셨습니다.


그리고는 왜 4소대 훈련병이
3 신병대대에 있냐고, 근무지 위반한 것이 아니냐고 호통치셨습니다.

병사들은 혼나던 도중,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당직사관님,
저희는 3소대까지만 있습니다
4소대는 없습니다"

아버지는 아까 보았던 4소대 병사를 기억해 보았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셨습니다.
자신이 익숙하게만 느껴졌지만
익숙해서는 안됐음을.


익숙하지만, 옛날부터 보았던 구형 장비를 쓰고있던 그 병사.

바뀐 군복이 아닌 옛날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있던 그 병사.

그리고 군화 한짝 없이 서있던
그 병사 모습을.



그리고 몇십년 흘러
저는 아버지 따라 군인이 되었습니다.

진주에서 순찰을 하던 도중에 ㅡ
신병 3대대 건물 복도를 걷고 있었습니다
시계는 새벽 3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새로 생긴 정수기들이 배치되어 저마다의 불빛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신병 3대대는 공사중이었고.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복도에서 순찰을 하던 도중...
저 복도 끝자락
화장실 옆에있던 정수기의 불이 깜빡거렸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잠시 깜빡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정수기도 . 그 다음 정수기도 깜빡거렸습니다. 우연치고는 순서적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잠시 멈추고
그 복도를 천천히

대형 정수기라, 불빛 모양이 길쭉한 타원형 모양이었는데,
불이 깜빡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잠깐동안 모든 정수기의 불이 꺼졌다 켜진 뒤

복도에 알수없는 그을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정수기의 불빛이

정확하게는 무언가에 가려지는 형태였습니다.
나무의 그림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림자가 생길 수 없습니다. 왜냐면 10시가 넘어가면 모든 외부 조명이 꺼지기 때문입니다.

그 깜빡거림이 점점 가까워지더니
제 앞에 화장실 정수기 앞에서
그 정수기 불이 무언가에 가려진듯
계속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비명을 지르며
밖에 동행했던 병사에게 쫒아갔고


찬바람이 많이 불어

강철로 된 출입문을 꼭 닫고
같이 다시 위치로 올라왔습니다.


병사는
따라가기 싫다고 화를 냈지만
저는 계급장을 내세우며 질질 끌고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화장실 앞 정수기에 갔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그렇게 바보같은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렇게 병사한테 놀림받으며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병사는 갑자기...멈추어서서..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병사가 물어보았습니다.




"반달하사님
그런데 저희가 문 닫고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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