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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임무 (하)

요리남
2020-01-30 09:58:43 95 2 1

상편을 먼저 읽어주세요!






5.

학원이라는 건물의 건축 모토는 '허름함'이 골자인듯 했다. 일부러 그렇게 지은것이 분명하다는 의심이 들 만큼 안의 모든 사물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조금씩 헤져 있는 인상이었다. 그 중에 가장 압권은 학원장이었다. 고무 슬리퍼에 무릎이 툭 튀어나온 청바지와 살짝 구깃한 붉은색의 체크무늬 셔츠를 걸친 턱수염의 남자는 이가 빠진 머그컵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를 후후 불어대며 마시고 있었다. 80년대 영화의 조연쯤 될법한 배우가 시간여행으로 현재로 온 듯한 인상이었다. 그리고 '낡음' 이라는 의미 자체가 존재가 된 듯한 학원장은 아까 조선에게 학원에 오라고 반 강제로 권유한 그 사람이었다. 


"왔어? 앉어봐."

"네.. 근데 왜 저한테 오라고 하신 겁니까?"

"왜긴 왜야. 네가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길래 그랬지. 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소리에 조선은 자신이 긴장이 풀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조선이 자신을 다잡는 동안 원장은 컵을 탁자에 내려놓고 질문을 던졌다.


"그림 그려본 적은 있어?"

"아뇨. 없습니다."

"근데 흥미는 있으시다?"

".....네. 그렇습니다."

"뭐 그런 경우도 종종 있지. 만화는 뭐 좋아하냐?"

"만화.. 본적이 없습니다."

"본적이 없다고? 진짜로?"

"예."

"허... 요새 애들이면 다 만화 한번쯤은 보는게 정석 아니냐? 야자하다가 몰래 책 밑에 숨겨서 보고."


원장의 의아하다는 표정에 조선은 뜨끔한 표정을 숨겼다. 무심코 자기 이야기를 해 버리는 것은 첩보원 실격이나 마찬가지다. 다행히도 원장은 그것에 대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겨 버렸다.


"이거 완전 샌님이구만. 학교 다닐때 교과서만 디립다 팠나보네?"

"네... 그렇습니다."

"그래... 야 근데, 너 아까부터 다나까만 쓰는거 아냐? 군인이야? 긴장 좀 풀어 임마. 안잡아먹어."

"...사실 군 입대가 얼마 안남았거든요."

"엥? 진짜? 얼마 남았는데?"

"한 9개월쯤?"

"캬.. 죽을 맛이겠다. 내가 군대를 강원도로 다녀왔거든. 그때 이후로 강원도 쪽으로는 오줌도 안싸지. 그래도 요새 군대 편하다던데, 긴장 말고 다녀와라."


또다시 수상쩍게 보일 위기를 넘긴 안도감이 조선에게 다가왔다. 그가 그런 기분을 느끼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원장은 군필자 특유의 자기 군 생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대체로 자신이 군 생활을 하며 대한민국의 어떤 남자보다도 고생했다는 흔한 군대 이야기가 지루해질 때 쯤 원장이 다시 화제를 돌렸다. 삼천포로 언제까지 빠지나 속으로 걱정했던 조선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쨌든간에 군대 가기 전까지 시간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데, 한번 뭐라도 배우고 가는건 어때? 별거 아닌거 같아도 이런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만화 그리는게요?"

"그럼. 내가 그렇거든. 어쩌다보니 취미로 배운 그림이 생업이 되버렸어. 사람 앞 일은 누구도 모르는거야. 그 누구도."


사람 앞 일은 누구도 모른다... 그 말을 곱씹고 있던 조선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원장은 피식 웃었다.


"한번 해 봐. 나쁘진 않을거야."




6.

확실한 점 하나는, 조선이 군 입대 전의 9개월을 휴가라고 생각했던 것은 오판이었다. 그에게 진짜 휴가는 군대에 입소하고 나서부터였다. 당번병 업무실에서 문서를 수정하며 그는 하품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이미 북조선에서 특수공작원으로 갖가지 훈련을 받았던 그에게 남한의 군대는 애들 장난같은 느낌을 주었다. 학원에서 만화를 그리기 위해 타블렛 펜을 들 때보다, 부대의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감을 더 떨어트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 지경이었다. 최소한 만화를 배울때는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흥분이 있었다. 지금은 임무를 수행한다는 의무감 하나만이 무료한 생활의 유일한 지침이었다.


그는 우수한 병사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연대장의 호출 소리에 조선은 연대장실 문을 노크하고 안에 들어가 경례를 했다.


"충 성!"

"어.. 선이 왔냐?"

"예 그렇습니다, 연대장님."

"아 그래.. 잘 왔다. 아유, 어제 술을 잘못 마셨나보다. 나 화장실 다녀올테니까... 올때까지 마실 것좀 하나 해 줘라. 부탁하마."

"알겠습니다."


운이 좋았던건지, 그가 알지 못하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조선은 자신이 연대장 당번병이 된 것에 속으로 감사했다. 자신의 보직이라면 목적인 암살에 가장 좋은 시기를 노리기 쉬울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연대장이 전날 과음을 하고 온 오늘같은 날이라던가.

연대장은 피곤한 얼굴로 그를 지나쳐 방을 빠져나갔다. 아까 지루함에 하품을 했던 것이 무색하게 뇌의 회전속도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앞으로 길어야 5분이 조선에게 허락된 유일한 시간이었다. 냉장고로 다가간 조선은 안의 음료 팩을 하나 꺼내들었다. 아마 연대장이 누군가에게 선물받았을 선인장 즙이었다. 늘상 하는 일 처럼 그것을 잔에 따르고 항상 가지고 다니던 만년필을 꺼내들었다. 이제 뒷 뚜껑을 열고 안에 들은 가루를 마실 것에 타면 끝이다. 독성은 그리 강하지 않지만 성인 남성을 죽이기에는 충분한, 그리고 사인을 다른 흔한 질병과 오인할 만한 독극물이었다. 조선은 심호흡을 했다. 무감정하게 오래 전 지시받은 대로 업무를 수행하면 될 일이다.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자네와의 연관성을 부정하겠지.]

[한번 해 봐. 나쁘진 않을거야.]

[확실한가? 일말의 두려움도 없는가?]

[암살 임무인건 예상하고 있었나?]

[너 아까부터 다나까만 쓰는거 아냐? 군인이야? 긴장 좀 풀어 임마.]

[자네 마음속에는 북조선이 있음을.]

[좋은 여행 되길 빌겠네.]

[사람 앞 일은 누구도 모르는거야. 그 누구도.]


'앞 일을 모른다라..'


그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사람을 이렇게 간단히 죽여도 되는 것인가? 만약에 암살에 성공하고 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북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있는건가? 아니면 지금처럼 계속 사람을 죽이기 위해 이곳 저곳을 떠돌게 되는 건가? 의문들을 뒤로 하고 일을 해치우려고 했지만 잡생각에 시간을 너무 뺐겼는지 연대장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도 모르게 긴장한 몸이 놀라며 움찔한 조선이 본 것은 반쯤은 음료에 들어갔지만 반은 바닥에 떨어진 독약이였다. 조선은 황급히 떨어진 가루를 군화로 비벼 없앴다. 흙먼지와 뒤섞인 독약은 군화에서 떨어진 흙처럼 보였다. 


"여, 연대장님 오셨습니까?"

"어 그래. 그거 마실거지? 좀 줘라. 이 나이 먹으면 술마시는 것도 고역이야 참..."

"...바닥에 이건 제가 치우겠습니다."

"그래. 고생해라. 그거 치우고 가서 일 봐. 난 눈 조금 붙이고 있을테니까..."


연대장이 잔을 비우는 것을 뒤로 하고 조선은 문을 닫았다. 이제는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찾을 때였다. 그러나 약이 효력이 있었으면, 반대로 효력이 없었으면 하는 두 가지 생각에 그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7.

결과는 의외였다. 음료를 마신 연대장은 체한것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이후 증세가 호전된 연대장은 멋대로 선인장 즙이 상했나 보다 라는 결론을 내려버렸다. 냉장고 안의 선인장 즙은 전부 폐기되었고 진실을 아는 사람은 조선밖에 남지 않았다. 북조선 측에도 그가 별 보고를 하지 않았고, 특별한 정보가 올라간 낌새 역시 없었다. 그러나 임무는 실패했고 돌아갈 곳도 없었다. 조선은 갑자기 이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런 감각은 어느새 세월이 지나 그가 전역하고 나서도 계속 주변을 맴돌았다. 아는 사람이 봤다면 전역자 특유의 앞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을 하는 거라고 위로를 해 줬겠지만 그에겐 그럴 친구조차도 없는 장소가 이곳 남한이었다. 유일하게 면식을 트고 지낸 사람은 만화 학원의 원장 뿐이었다.


"선이 아니냐? 벌써 전역했어?"

"예.. 오랜만이네요."

"그립네 이거. 만화 그리면서 애처럼 좋아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그러게요."

"... 뭔 일 있었냐?"


뭔가 허탈한듯한 그의 표정을 읽은 원장이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조선은 사실을 밝힐까 하는 유혹을 잠시 느꼈지만 입을 다물었다. 사실을 말해도 믿어줄지 의문이고, 자신의 말을 믿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냥... 저 미국으로 갈거거든요. 작별인사 하러 왔어요."

"에라이. 사람 걱정시키고 있네. 말하는거 보니 미국에 아예 눌러앉을 작정이구만?"

"예."

"그래.. 잘 가라. 거기서도 건강하고. 가끔은 한국 와서 얼굴이나 비춰라. ...근데 거기서 뭐 해먹고 살라고?"


조선은 씨익 웃었다.


"만화가요."




8.

인터넷 방송을 시작할 준비를 하며 조선은 묘한 감정을 느꼈다. 조선이라는 이름이 아닌 만화작가이자 스트리머인 초티지로 방송 활동을 하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첩보원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다른 신분이 되는 것은 자신의 운명인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자 시청자들이 한둘씩 방송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초하!]

[초하]

"안녕하세요~"

[오팬무?]

"오자마자 팬티 물어보냐! 오늘은 호피 입었어요."

[또피 입었네]

[맨날 호피 입어 또띠지]

[아 초티지한테 징박힌 가죽빤스 현실도네하고 십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큰 소리로 얘기하지 마 등신앜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글래!"

[와 초티지가 죽인대]

[포상 ㅗㅜㅑ]

"도대체 왜 유부남 팬티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거야? 나 진짜 궁금해요."


헛웃음을 지으며 조선은 타블렛 펜을 들고 익숙하게 선을 긋기 시작했다. 약간씩 맛 간 녀석들밖에 없는 방송이지만 혼자 외롭게 만화를 그리는 것 보다 이렇게라도 수다를 떨면서 작업하는 것이 재미도 있고 작업 속도도 올라간다. 채팅창에 가지각색의 닉네임들이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던 조선은 갑자기 들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띠링!]

"억! 어휴.. 도네구나. XX님 영상도네 볼게요.."

[초티지 도네 올때마다 놀래 ㅋㅋㅋㅋㅋ]

[쫄티지 ㅋㅋㅋㅋㅋㅋ]


옆에서 총을 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저 영상도네 알림음은 아직도 적응이 되질 않았다. 익숙하게 인터넷 사이트를 접속해서 후원한 영상을 재생하자 독거노인의 웃긴 영상이 화면에 올라왔다.


[아이고난! 아이고난! 아이고난!]


채팅창은 ㅋㅋㅋㅋ 로 도배가 되고 조선 역시도 웃음이 새어나왔다. 영상이 끝나고 다시 작업을 시작하던 중 귓속말 알림창이 떴다. 조선이 그걸 누르기 직전 뒤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내의 목소리였다.


"허니. 잠깐 시간 돼?"

"어. 무슨 일 있어?"

"별건 아니고 얘기 좀 하고 싶어서 그래. 괜찮아?"

"알았어."


이야기 소리가 들렸는지 채팅창은 벌써 난리가 났다.


[아내님 아니심?]

[뭐야 부부싸움임?]

[야 커플은 까도 부부는 건드리는거 아니랬다]

[가족이면 어쩔수 없음]

"아하하.. 아내가 잠깐 불러서 다녀올게요. 금방 옵니다!"

[잘 갔다와요]

[말 잘하고와 말 잘못하면 오늘 저녁 없음]

"밥 내가 해주거든!"

[올때 메로나]


조선은 컴퓨터를 뒤로 하고 작업실 문을 나갔다. 아내. 그가 미국에 건너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전부 힘들었던 시기에 있을 곳이 되어 줬던 여인이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연인이 되었고 지금은 부인이 되어 주었다.

문을 열고 나가자 바로 보이는 아내의 얼굴에 행복을 느끼며 조선은 질문을 던졌다.


"무슨 일이야?"

"아.. 곧 있으면 우리 아기 1살 생일이잖아. 혹시 뭔가 할거라도 있어?"


그는 미리 생각해 뒀던 계획을 이야기했다.


"가족사진 한번 찍을까? 사실 애 생일마다 사진을 찍고 싶었어. 어떻게 커가는지 기록하고 싶었거든."

"사진? 좋네! 아기 데리고 갈 수 있는 사진관 찾아봐야겠다!"

"응. 부탁할게. 고생좀 해 줘."

"고생은 무슨. 힘내, 허니."


쪽, 하고 둘의 입술이 붙었다가 떨어졌다. 이제는 다시 일하러 갈 시간이었다. 변태 녀석들과 함께.




9.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내일 봐요~ 안녕~]

[초바]

[트바!]


꽤나 오랜 시간을 들였지만 결국 마감에 맞춰 작업을 끝낸 조선은 뒷풀이로 게임을 좀 하고 나서야 방송 종료 버튼을 눌렀다. 만화 파일을 저장한 폴더와 다른 사항들을 다 점검하고 나서야 그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남한에 내려와 암살을 실패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작가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고 아내와 결혼도 하고... 어느새 아기도 낳아 기르고 있다. 이런 작은 우연들이 겹쳐 소박한 행복을 즐길 수 있는 지금까지 오게 된 것에 조선은 속으로 감사를 표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삐끗한 점이 있다면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지 모른다.


"내 인생이라..."


다른 누군가의 목적에 따라 사는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게 된 것도 그에게 있어서는 놀랄만한 변화였다. 조선은 앞으로 자신에게 변화가 얼마나 더 있을것인가.. 에 대해 생각하려다 그만두고 머리를 비웠다. 지금은 그저 이 자그마한 행복을 더 즐기고 싶었다. 기왕이면 애는 재워두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함께.

인터넷 브라우저를 막 종료하려다 조선은 겨우 자신에게 귓속말이 하나 왔던 것을 떠올렸다. 방송만 켜면 정신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자조하며 귓속말을 확인했다. 거기에는 링크 하나만이 달랑 올라와 있었다. 링크를 보낸 주인은 이미 로그아웃 상태였다.


"구글 드라이브..? 뭐 파일이라도 보냈나?"


의아함을 느끼며 링크를 클릭하자 mp3파일 하나가 다운로드 되기 시작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파일이 다 다운로드 되었다. 조선은 파일을 재생했다. 그리고 들려온 목소리는 그의 몸을 굳게 만들었다.


[오랜만이군. 조선 동무. 미국에서의 생활이 즐겁길 바라겠네. 앞으로도 그래야 할 거고.]


몇년만에 들었지만 잊을 수 없는 목소리. 대장이었다. 조선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소리가 그의 귓전에 울렸다.


[내가 말했었지. 자네 마음속에는 북조선이 있다고. 잊지 않았길 바라네. 저번 일의 실패로 나에게 실망을 안겨줬지만.. 뭐 그건 넘어가도록 하지. 자네가 해 줄 일이 있거든. 아내와 자식이 있으니 이번 일은 반드시 성공해야 할 걸세. 동무, 임무일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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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초티지 종북몰이(?) 소설입니다. 이북리더 드립에 살을 붙이다보니 뭔가 장황해졌네요. 글 쓰는 재주가 별로 없어서 지금 보니 재미는 없지만.. 마감이 얼마 안 남은 고로 그냥 올립니다.


추신: 초복이 아푸지마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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